[ 지리산 통신골-두류봉 산행 스케치 ]
산행일자 : 2005. 10. 9 (일)
산행구간 : 중산리-통신골-천왕봉-두류봉-두류능선-추성리
산행인원 : 에버그린외 10명
날 씨 : 맑음.능선상엔 운무.
몇몇 분들이 사정이 있어 참석하지 못하시고 박달령 형님과 월류님의 후배분이 참석을 하여
10명이 산행을 하게 된다.
이른 시간임에도 중산리는 등산객이 많은 걸로 보아 지리산 단풍이 한창인가 보다.
지난주 산죽님의 좋은 사진을 보곤 이번 산행에서 우리 역시 절정의 단풍을 내심 기대해 왔었다.
05:40
많은 등산객에 묻혀 아직은 랜턴을 비추어야 하는 어둠 속의 중산리 길로 들어선다.
돌길을 이리저리 곡예 하듯 피해가며 어둠 속에 희미하게 보이는 칼바위를 지나 장터목 갈림길에 도착하여
많은 사람들 틈에 끼여 늦게 도착하는 일행을 기다리며 10여분 휴식을 취한다.
07:10
갈림길을 출발하여 좌측의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상쾌한 계곡의 공기를 마시며 다리도 두어개 지나치니
등로 옆에 제법 넓은 바위가 나오고 이곳에서 아침 식사를 하기로 한다.
제법 아침공기가 차가와 자켓을 입고 식사를 하지만 목에 걸려 잘 넘어가지 않는다.
결국은 찬물을 말아 식사를 마치지만 두 시간쯤 지난 후엔 소화제를 먹어야 했다.
식사를 마치고 곧 너덜지대를 만나며 홈바위교를 지나 유암폭포에 도착한다.
너덜지대와 홈바위교
유암폭포
08:00
폭포에서 약간 휴식을 취하고 출발하여 약 5~6분 후엔 계곡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데
좌측에서 내려오는 계곡보다 우측에서 내려오는 계곡이 더 잘 보인다.
이곳에서 밑으로 내려가 우측에서 내려오는 계곡으로 들어선다.
멀리 하늘과 닿는 능선은 지리의 능선처럼 보이지 않고
마치 설악의 한 귀퉁이를 떼어다 놓은 듯한 느낌을 받는다.
큰 바위 덩어리들을 피하여 계곡을 따라 올라간다.
통신골 입구
계곡1
계곡2
계곡3
가파른 경사의 계곡은 만약 비나 눈이 온다면 무조건 들어서선 안 되는 곳이라 생각된다.
미끄러운 바위로 흐르는 물길을 피해 이리저리 좌우로 몇 번을 왔다 갔다 했는지 모른다.
오직 위로만 올라야 한다는 것 외엔 좌우로도 우회할 만한 곳이 없다.
하늘은 맑고 파란 전형적인 가을 날씨였으나 고도가 높아갈수록 위에는 운무가 끼기 시작하여
능선상에는 온통 운무로 덮히고 말아 기대했던 아름다운 단풍의 모습은 보기 힘들어 지고 만다.
주변이 너무 좋아 가고 싶지 않아 가다 쉬고, 쉬다 가며를 반복한다.
계곡4
계곡5
계곡6
계곡7
계곡8
V자로 깎아 지른 협곡을 오르며 지류가 나오면 우측의 계곡으로 방향을 잡는다.
첫째 지류는 제석봉, 둘째 지류는 통천문으로 이어지니
우측방향으로 올라야 우리가 가고자 하는 천왕봉이다.
마침내 눈앞에 운무에 가린 바위들이 나타나고 이 뿌연 모습의 바위틈을 어렵게 올라서면
사람들 소리가 들리며 우측 밑으로 뚜렷하게 보이는 중산리 길에 줄을 이어 올라오는 모습들도 보인다.
계곡9
계곡10
계곡11
계곡12
계곡13
다 올라와서 보이는 봉우리
10:30
바위틈을 지나 천왕봉에 올라선다. 바람이 세게 불고 있으며
아쉽게도 운무에 가려 주위 조망은 그냥 뿌연 상태다.
바람이 닿지 않는 구석에 자리하고 일행을 기다리고 추백을 마치던 날 기념으로 만들어 놓은
작은 돌기념비를 사람들이 잘 발견할 수 없는 곳에 자리를 옮겨 둔다.
훌륭한 비박터
천왕봉의 다른 모습
11:15
한참을 머문 후에 중봉으로 향하여 헬기장 전 우측의 작은 갈림길을 보게 되는데
이곳은 중봉골(마야계곡)으로 연결 되는 곳이다.
사태 방지시설을 하는 현장의 콘테이너 박스를 지나 중봉에 올라선다.
중봉에는 사진 전문가로 보이는 사람들이 삼각대를 거치해 놓고
천왕봉의 운무가 사라지기를 기다리고 있는것 같은데
아쉽게도 쉽게 걷힐 운무는 아닌것 처럼 보인다.
중봉을 잠깐 내려서면 우측으로 써레봉과 치밭목대피소의 이정표가 잘 서있다.
직진하여 다시 15분여를 가니 산죽님이 멋지게 모습을 담은 곳이 있어 나도 흉내를 내어 보았지만
집에 와서 사진을 보는 순간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앞에는 칠선계곡의 대륙폭포에서 이어지는 계곡이 보이고 우측에는 초암능선의 촛대봉이 보이고 있어
대륙폭포에서 이곳까지 이어지는 계곡길도 숙제로 남겨둔다.
대륙폭포에서 이어지는 계곡과 우측 초암능선의 촛대봉
단풍길1
울창한 침엽수림
단풍길2
그나마 단풍이 있는 숲길을 걷고 치밭목 갈림길도 있는 헬기장을 거쳐
좌측으로 갈라지는 초암능선 입구를 지나 바위봉인 하봉에 올라선다.
하봉은 주변 조망이 좋은 곳으로 많은 지리산 매니어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또한 지리 주능과 다르게 찾는이가 별로 없고 그렇다 보니 등로도 불확실한 곳이 많아
지리산을 많이 다니는 사람들간에도 지명을 서로 다르게 알고 있다고도 한다.
초암능선과 국골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고 우측으론 두류능선(영리봉능선)이 완만하게 이어지다
나중엔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반대편으론 써레봉에서 이어지는 비둘기봉이 한눈에 들어오고
그 능선 사이엔 치밭목산장이 작게 모습을 보인다.
주능선도 잘 보이는 곳이지만 오늘은 운무에 덮혀 있는 모습만 보아야 했다.
이곳에서 점심 식사를 마친 후 13:00 두류봉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중봉의 모습
하봉의 모습
초암능선과 우측의 국골
두류능선(영리능선)
비둘기봉과 써레봉 사이에 치밭목 대피소가 보인다
13:35
붉은 페인트 글씨로 유명한 곳이지만 이젠 안내판도 서있는 국골 사거리에 도착한다.
좌측은 국골,우측은 새재방향이라 표기되어 있고 어느 방향으로든지
각각 4시간씩 소요된다고 적혀 있으며 두류봉 방향은 직진이다.
국골 사거리에서 직진하여 좌측 봉우리인 두류봉에 오르고 여기서 약25분정도 가면 로프가 걸려 있는데
로프의 윗부분은 트럭에서 화물칸에서 짐을 고정시킬 때 사용하는 고무로 된 줄이다.
이곳에서 10여분 지나면 바위 밑으로 약5~6명 정도는 충분히 쉴 수 있는 비박굴을 지나게 되며
잠시 후에는 바위 두 개로 이루어진 석문도 지나게 된다.
바위봉우리가 많아 여러 번 우회도 하고 어렵게 오르기도 한다.
14:30
멋진 소나무가 있는 전망대에 오르게 되는데 이곳이 영리봉인지
아까 로프가 걸린 봉우리가 영리봉인지 잘 모르겠다.
향운대 입구를 확인하고 싶었는데 그것도 놓쳤다.
멀리 함양독바위 능선이 멋지게 보인다.
국골 사거리의 붉은 페인트 글씨 바위
5~6명은 족한 비박굴
석문
함양독바위와 능선
소나무와 바위가 어울려 아기자기한 길도 지나며 바위지대가 끝나자 고도가 급격히 낮아지며
이제까지 와는 다르게 육산의 형태로 바뀌며 능선이 이어진다.
예상보다 길이 잘 나있고 표지기도 간간이 보이며 내달리기 좋은 길이라 생각된다.
1시간쯤 내려오니 갑자기 좌측에 철망이 나타나고 우측으론 개짖는 소리가 들린다.
몇기의 오래된 묘지를 지나니 갑자기 눈앞이 훤해지며 임도로 떨어진다.
임도 약간 우측을 가로질러 다시 좌측으로 내려오니 허물어져 가는 담배 건조대 뒤쪽을 거쳐
시멘트 포장길로 내려오게 된다.
주위엔 감나무에 감이 보기 좋게 달려 있고 감나무 우측으론 독립가옥이 있는데
절 형태를 갖추지 못한 암자라 한다.
16:20
스님과 인사를 나누고 마침 가지고 있던 빵을 나누어 드리니 고맙다고 하며
기다란 대나무를 가져와 홍시를 따주며 먹으라 하신다.
하지만 땅에 떨어져 있던 홍시가 더 맛이 있어 길에 떨어져 있던 홍시를 두 개 주워 먹으니
달콤한 맛이 어린 시절 시골 뒷마당 감나무에 올라가 감 따먹던 일도 떠올리게 된다.
암자 밑으론 양봉을 꽤 많이 하고 있으며 추성리 쪽으론 창암산이 높게 솟아 있다.
스님께 다시 들린다는 약속을 하곤 시멘트도로 따라 내려오며 보니
좌측 멀리 추성동 매표소가 보이고 우측으론 주차장이 보인다.
양봉
추성리 마을로 내려오는 시멘트포장길
길을 따라 내려오니 좌측 밭길 사이로 입산 금지 팻말이 보이는데
그쪽으로도 초암능선과 국골이 연결될 것 같다.
시멘트 포장도로는 주차장과 가까운 마을로 연결되며 마을길과 마주치며
우측으로 조금 내려가니 바로 주차장이다,
흘린 땀을 씻어내고 된장찌개와 묵은 김치 산나물로 저녁 식사를 마치고
버스에 몸을 기대어 환상적인 오늘의 산행을 음미하며 눈을 감는다.
에버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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