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그린 산행스케치

지리산

[ 지리산 둘러보기 6 산행 스케치 ] 벽송능선,향운대

에 버 그 린 2007. 4. 1. 00:38

 

[ 지리산 벽송능선-동부능선-두류능선-어름골 산행 스케치 ]

  

산행일자 : 2005. 11. 13 (일)

산행구간 : 벽송사-상내봉-새봉-두류봉-향운대-어름골-광점

산행인원 : 에버그린외6명

날      씨 : 맑은 후 흐림

 

 

지리의 동부지도를 살펴보면 벽송사에서 1210봉까지 길게 이어지고

그 능선은 다시 남,북으로 갈라져 북으로는 송전리, 방곡리,오봉리등

여러 방향으로 연결할 수 있으며 남으로는 새봉으로 연결되어 동부능선과 이어지므로

계획에 따라 다양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얼마전 두류능선을 지나며 들리지 못한 향운대와 벽송능선을 한데 묶어

원점회귀의 산행을 잡아본다.

 

벽송능선상에 위치한 바위봉인 상내봉(1160)은 사람들 마다 의견이 달라

갈림길에서 함양독바위 쪽으로 솟아있는 1210봉을 상내봉이라 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고

또 지도들 마저 상내봉 위치를 서로 다르게 표기하고 있으니

어느 것이 진짜 상내봉 인지는 정리 되어야 할 부분인 것 같다.

(이 산행기록은 벽송능선 상의 바위 봉우리를 상내봉으로 생각하기로 한다)

 

07:00

평상시 보다 늦은 시간에 산행준비를 하고 벽송사 경내를 가볍게 둘러 본 후

공비토벌루트 안내도 뒤쪽의 낙엽 덮힌 등로를 따라 오른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빨갛고 노란 물감으로 칠한 것 같던 단풍들이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바짝 마른 갈색의 쓸쓸한 모습으로 변하였다.

 

처음에 무심코 우측 산길로 들어섰는데 계속 좌측으로 산허리를 돌아가며 점점 희미해져

이 길을 버리고 윗 쪽의 능선으로 올라 선다.

해가 잘 드는 곳에 자리하여 아침식사를 마치고 나무 사이로 모습을 보이는

함양 독바위를 바라보며 장구목이를 지나친다.

 

마치 공비가 출현한 듯한 느낌을 주는 마네킹이 설치되어 있고

곳곳의 지형에 맞게 낙엽비트,산죽비트,바위비트 등의 실감나는 비트가 설치되어

지루하지 않은 산행이 된다.  

 

 

 벽송사 전경  

 

 

 상내봉을 오르며 보이는 함양 독바위

  

 

 낙엽비트, 이 외에 산죽비트, 바위비트의 마네킹도 있다  

 

10:30

우측에 전나무 숲이 보이고 좌측엔 소나무들이 있어 솔내음이 싸하게 풍긴다.

보기 좋은 꽤 큼직한 소나무가 가끔 나타나더니 소나무와 바위가 어울어진 멋진 바위봉이 나타나는데

이 바위 봉우리가 상내봉 이다.

 

바위 꼭대기는 위험해 보여 오르기를 포기하고 바위 중간지점에서 조망을 살피지만

어름골과 지나온 능선 길을 잘 살필 수 있다.

상내봉에서 조금 오르면 좌측으로는 1210봉, 우측은 새봉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에 도착되며

이 갈림길에서 좌측의 1210봉을 지나 함양 독바위, 선녀굴 방향의 등로가 이어진다.

 

11:00

갈림길 약간 좌측에 바위 두개를 포개놓은 듯한 전망대가 있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왕등재 방향과 웅석봉 방향이 보기 좋게 펼쳐지며

바로 아래쪽으론 오봉리 마을이 보인다.  

 

 

 소나무와 어울려 멋진 상내봉  

 

 

 전망대 바위에서 본 왕등재와 웅석봉  

 

함양독바위를 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안고 사립재를 지나고

마주치는 남녀 한팀의 산꾼과 인사를 나눈 후 이마에 땀 조금 흘리니 곧 새봉에 오르게 되어 

3주전에 보았던 멋진 주변 경치들을 기억에 떠 올리며 다시 한번 시원한 조망에 취해 본다. 

 

12:15

진주 독바위에 오르면 중봉 하봉 두류봉 방향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좌측 아래로 깊게 패여진 조개골, 날씨 탓인지 흐릿하지만 우뚝 솟아 오른 웅석봉,

방금 지나온 새봉 방향등 동,서,남,북 네 방향의 조망을 훌륭하게 감상 할 수 있다.  

 

 

 새봉에서 본 상내봉과 1210봉

  

 

 진주 독바위에서 본 중봉 하봉 두류봉과 앞으로 이어진 동부능선  

 

 

 두류능선과 동부능선 사이로 보이는 허공다리골  

 

진주 독바위에서 국골 사거리 방향으로 7~8분 진행하다 보면

우측 4시 방향으로 어름터로 내려갈 수 있는 갈림길을 지나치게 되고

이곳에서 다시 17~8분 더 진행하면 역시 우측 4시 방향으로 나있는 갈림길을 볼 수 있는데

이 길은 허공다리골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이다.

 

이곳에서 약2분여를 지나면 약간 넓은 공터가 나오는데 이곳이 청이당 고개이며

청이당 고개에서 좌측으로 30~40m 내려가면 계곡 상류가 나타나고 이곳에서 식수를 구할 수 있다.

 

13:00

청이당 고개에서 점심식사를 하던 중 주변에서 쓰레기 줍는 산님 두 분을 보게 되는데

최근 태극 무박왕복종주를 성공하여 산꾼들을 놀라게 만든 OKmt.의 J3 회원들 이다.

남들이 버린 쓰레기를 수거하는 모습이 신선하게 보여 보는 이의 마음도 즐겁다.

 

14:30

느긋한 점심식사 후에 오르는 국골 사거리까지의 오름길은 더 힘들게 느껴진다.

세 번을 계속하여 서로 다른 방향으로 국골 사거리에 오르게 되어서 인지

오히려 국골 사거리가 반갑게 느껴지기도 한다.  

 

 

 청이당 고개

  

 

 세번을 연이어 오른 국골 사거리  

 

잠시 휴식 후 듀류봉에 올라 주변을 둘러 본다.

오늘은 시야가 흐려 멀리 뚜렷하게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곳의 조망은 훌륭하다.

가야 할 영리봉 방향을 잘 살펴보니 봉우리 우측 산허리에 소나무가 밀집되어 있는 곳이 보이고

그 소나무 밀집지역 아래로 바위가 절벽을 이루고 있는 것이 보이는데 바로 그곳이 향운대 이다. 

 

 

 두류봉에서 본 반야봉

 

 

 두류봉에서 본 동부능선 ,진주 독바위,새봉,왕등재 방향

  

영리봉 방향으로 내려 선다.

로프를 잡고 내려선 후 조금 가면 경사가 심한 우측 계곡으로 표지기가 몇 장이 보이지만

이 곳은 허공다리골로 직접 내려서는 길이다.

 

또 한번 로프를 잡고 내려선 후 작은 봉 앞에서

우측으로 이어지는 희미한 길 흔적을 볼 수 있는데 이 곳으로 내려선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두류봉에서 조심스런 발걸음으로 약15~17분 지난 지점이다.

 

길은 희미하지만 자세히 보면 족적을 찾을 수 있으며 가끔 표지기도 눈에 띈다.

훌륭한 비박굴도 지나치고 혹시 이 길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생기며

좌측으로 계속 산허리를 돌아 나간다.

 

15:15

희미한 길로 내려선지 약15분 정도쯤 지나고 산허리를 감아 돌자

좌측으로 눈앞에 거대한 직벽이 나타나는데 이곳이 향운대 이다.

웅장한 바위 벽이 하늘을 가로막고 버티어 서있고 좌우로는 산허리가 막고 있어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장소 이다.

 

앞쪽으로는 시야가 시원하게 트여있어 진주 독바위와 새봉, 왕등재, 웅석봉이 한눈에 보여

누가 보아도 이곳이 명당 자리임을 알 수 있다.

거대한 직벽 밑에는 조그맣게 제단이 있고 그 제단 위에는 빈 향로가 있다.

좌측으론 오래 전에 구들장을 사용했었는지 구들장 흔적이 보이고

우측 바위 밑에는 샘물이 고여 있는데 샘물 상태가 썩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향운대1  

  

 

 향운대2  

 

 

 향운대 제단

 

 

  향운대 샘터

  

 

 향운대의 조망. (동부능선,동왕등재,웅석봉)  

 

간단하게 제를 올리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우측의 진행 방향으로 산죽을 헤치고 돌아 나오자

좌측 바위 밑에 움막이 보인다.

누군가 기거한 흔적이 뚜렷하며 매트리스와 그릇도 보인다.  

 

 

 향운대 옆의 움막  

 

이후 뚜렷하게 이어지는 하산길은 능선을 따라 내려오다 좌측의 계곡으로 이어지고

계곡을 따라 어느 정도 내려오다 희미해져 길 찾기가 쉽지 않게 된다.

어느새 나타난 고로쇠 수액 채취관을 따라 계곡을 이어 내려오다

우측의 능선으로 이어지는 등로를 따라 내려오면 759.8봉으로 연결되고

삼각점을 지나게 되는데 움막을 떠나서 이 삼각점까지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삼각점을 지난 후 낙엽 스치는 소리를 들으며 5분 정도 지나면

등로는 우측으로 휘어 돌아 독가촌이 보이는 어름터 계곡으로 내려서게 된다.  

 

 

 759.8봉 삼각점

  

 

 

 

 어름터의 독가촌  

 

17:00

집 옆에 호수에서 쏟아지는 식수 한 바가지를 시원하게 들이키고

아직도 보기 좋게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감나무들을 지나 내려오다

적당한 곳에서 흘린 땀을 씻어내니 이제 손 발이 시렵게 느껴진다.

 

어두워지는 계곡을 따라 내려와 광점 마을을 지나 벽송사 주차장의 차량을 회수하여

생초의 어탕 국수를 한 그릇 맛있게 비우고 귀경길을 서둘러 보지만

단풍철의 막바지를 즐기려는 듯 밀리는 차량행렬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에버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