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그린 산행스케치

호남권 산행 스케치

[ 땅끝기맥 달마봉-도솔봉 산행 스케치 ]

에 버 그 린 2007. 10. 26. 19:34

 

[ 땅끝기맥 달마봉-도솔봉 산행스케치 ]

  

산행일자 : 2007, 4, 29 (일)

산행구간 : 미황사~달마봉~도솔봉

산행인원 : 에버그린외 7명

날     씨 :  맑음

 

 

지인 중에 거의 프로 낚시꾼이 있다.

산에 다니는 사람들이 산 얘기하면 끝이 없듯이 이 친구도 낚시 얘기하면

몇 일 밤을 새워도 부족할 것이고 같이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 또한 국가대표 이거나

국가대표를 지낸 사람들로 산꾼으로 치자면 1대간 9정맥에 기맥 지맥까지 모두

섭렵했다고나 할까? 아무튼 낚시에 있어선 국가대표라니 더 이상 말이 필요 없겠다.

 

그런 지인이 꽤 오래 전부터 바닷가로 산행지를 정하면 푸짐한 회를 제공 하겠노라고

수 차례 얘기를 해왔던 터에 마침 해남이라는 공통분모가 맞아 떨어져 산꾼은 달마산으로

또 낚시꾼은 추자도로 행선지를 정하고 언제 어디서 만나기로 약속을 정한 후 각자 출발한다.

 

남쪽지방의 산들은 거리가 멀어 접근이 어려운 만큼 많이 가보질 못했다.

교대로 운전하며 땅끝마을의 민박집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8시30분 이니 서울에서

이곳까지6시간이 걸린 셈이다.

 

내일 오후가 되면 낚시꾼들이 가져오는 회를 마음껏 먹을 수 있겠지만 바닷가에 와서

더우기 민박집이 횟집이니 그냥 밥만 먹을 수가 없어 간단하게 반주만 한다고 하더니

소주 8병이 순식간에 반주(?)로 없어진다.

 

땅끝마을의 일출

 

 

제비


 

유채꽃


평소 습관대로 일찍 잠이 깨어 바닷가에 나가 일출도 보고 언제부턴지 서울에서는 자취를

감춰 지금은 볼 수 없게된 제비도 볼 수 있었다.

아침으로 주문한 전복죽을 먹는 동안 점심으로 먹을 햇반을 전자렌지에 데워 준비한다.

 

미황사로 향하는 길 옆에 노랗게 피어있는 꽤 넓은 면적의 유채밭이 보기 좋다.

저수지의 한 가운데 나무가 몇 그루 있고 물안개까지 피어나니 운치를 더 한다.

마치 깊은 숲 속을 느끼게 하는 미황사 입구의 숲 터널을 지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행준비를 마친 후 안내도를 보니 직접 오르는 길과 미황사를 거치는 길이 있어

미황사를 거치는 길로 들어선다.

 

미황사와 달마봉의 암봉

 

등산로 입구

 

전망대에서 본 미황사

 

달마봉 봉화대

 

달마봉 정상석

 

달마봉에서 바라본 완도

 

달마봉에서 본 관음봉과 두륜산

 

달마봉 전경

멀리 도솔봉이 보이는 달마봉 능선

 

07:40

깨끗한 느낌을 주는 미황사 뒤로 병풍처럼 펼쳐져 좌,우로 이어지는 암릉의 모습에

매료되어 달마봉의 암릉이 왜 유명한가를 실감케 한다.

미황사 이곳 저곳을 둘러본 후 법당 앞마당 우측에 보이는 샘물을 한 바가지 퍼 목을 적신다.

 

다시 계단을 내려와 좌측에 보이는 등산로 라는 이정표와 함께 잘 나있는 등로가 보인다.

이 길로 들어서서 10여분 정도 걸으면 헬기장이 나타나고 이 헬기장을 지나 다시 10여분

오르면 처음으로 전망 바위가 나타나는데 전면으로는 바다가 트여 시원하게 느껴지며

숲 속에 미황사가 마치 고립된 듯이 푹 파묻혀 보인다.

 

이 전망바위에서 다시 5~6분 후엔 달마봉 정상에 오르게 되며

달마봉 정상석과 불썬봉이라는 정상석도 나란히 서 있다.

정상석 좌측엔 봉화대 보수기념이란 간판과 봉화대를 볼 수 있다.

 

이 봉화대에선 관음봉 방향의 암릉과 관음봉 건너편의 두륜산이 손에 잡힐 듯 보인다.

바다 건너 육중한 섬인 완도가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의 도솔봉 방향으로 마주하며

길게 뻗어 있는데 한강 다리를 철거해 이곳에 사용했다는 연육교가 내려다 보인다.

 

가야 할 도솔봉 방향으론 규모는 작지만 암릉이 멋지게 이어지고 제법 험하게도 보이며

멀리 도솔봉에는 안테나 시설물이 보여 쉽게 목표물을 찾을 수 있다.

올망졸망한 암릉길은 거의 직진 방향이니 길 잃을 염려는 없겠다.

 

 이어지는 암릉

 
 

 문바위 입구의 기암

암봉 사이로 보이는 완도


문바위

 

공룡능선을 연상시키는 암릉

 

암릉과 바다의 조화

 

 

 

암릉과 하늘


굵은 동아줄로 안전시설을 만들어 놓은 봉우리를 지나며 우측에 내려다 보이는 미황사와

,우로 멀리 펼쳐지는 바다가 시야를 거침없이 만들어 주니 눈의 피로가 풀리는 것 같다.

바위봉을 오르고 내리고 또 오르고 내림을 반복하다 보니 문 바위라는 이정표를 만나게 되고

주변의 기암들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09:10

바위 밑의 큼직한 구멍으로 통과하게 되어 있어 문 바위라고 한 모양이다.

절벽을 이룬 바위 사이로 보이는 완도의 모습도 놓치기 아까운 풍경이다.

어슬렁거리며 20여분 지나면 마치 설악의 한 부분을 떼어다 놓은 것처럼 보이는

암봉들이 즐비한 모습은 달마봉 능선의 하일라이트라 할 수 있겠다.

 

우회로가 있는 암봉을 기어 올라가 보지만 진행방향으로 내려설 수가 없어

다시 내려오기도 하며 이 봉우리 저 봉우리를 기웃거린다.

험한 바위산임에는 틀림없지만 대부분 우회로가 잘 나있어 암릉길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무리 없이 재미있게 갈 수 있는 길이 아닌가 생각된다.

 

10 :15

언제나 반가운 산 친구의 표지기를 보며 인사하고 대밭삼거리에 도착한다.

마치 동네 뒷산처럼 벤치가 있고 주변엔 온통 산죽으로 되어 있어 대밭삼거리란 명칭이 붙었나 보다.

애기나리가 수줍은 듯이 고개를 숙이고 무리 지어 있다.

 

11:00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는 암릉을 지나 하숫골재를 지나 떡봉에 올라선다.

떡봉이라 쓴 철로 만든 안내 표지판이 땅에 떨어져 있고

,우로 변함없이 똑 같은 바다의 모습이 조금은 단조롭단 생각도 든다.

멀리 보이던 도솔봉의 모습이 많이 가깝게 보인다.

 

다시 30여분을 쉬엄쉬엄 걸으면 웃골재에 도착하게 되는데 이곳 표지판 역시 땅에 떨어져 있다.

배가 고프다는 일행이 있어 그늘을 찾아 식사를 하려 했으나 큰 나무가 없고

바위 능선길에서 그늘을 찾는다는 것도 쉽지 않았다.

 


멋진 암릉상의 녹색지대님

 

하숫골재와 떡봉
 

떡봉

 

11:50

식사를 마친 후 조그만 봉우리를 넘자 안테나 시설물이 서있는 도솔봉이 지척에 보인다.

안부에 내려서니 좌측엔 암자처럼 보이지 않는 집이 한 채 있고 우측 깊숙이 바위 사이로

암자가 보인다. 암자 자체는 몇 평 되지도 않은 작은 암자이지만 주변 경관은 빼어나

뾰족뾰족한 암봉들과 바다가 잘 어울려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12 :35

도솔암을 지나면 잘 닦여있는 등로 좌측방향의 능선으로 이어지는 등로가 보인다.

이곳으로 오르면 헬기장이 나타나며 도솔봉은 우측으로 이어진다.

이 능선 길은 밑의 우회로 보다 발길이 뜸해 처음으로 잡목 사이를 진행하게 되며

안테나 시설물이 잘 보이고 지나온 달마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도솔봉

 

도솔암 주변의 암봉

 

도솔암

도솔암 주변의 암봉들


도솔봉에서 본 달마봉 능선

도솔봉의 시설물

 

좌측의 철망을 뒤로하고 우측의 바위를 지나치면 시멘트 포장도로에 내려서게 되어

산행을 마치게 된다. 이제 미황사에서 차량을 회수해 와야 하는데 마침 도솔암부터

동행하게 된 스님이 미황사로 가신다며 차를 태워 주신다고 하여 녹색님이 차량을 회수하러 출발한다.

녹색님이 차량회수를 하려면 왕복 최소한 40분은 걸릴것으로 예상하고 기맥길의 앞 봉우리를 올라 본다.

 

13 :00

기맥길은 시멘트 포장길 우측의 능선으로 이어져 약5분 정도 오르면

산불감시초소가 2개 있는 봉우리에 올라서게 된다.

한 개의 감시초소 뒤로 정상석이 보여 다가가 보니 놀랍게도 도솔봉이라 써있다.

 

지도상에는 안테나 있는 봉우리가 도솔봉으로 나와 있어 잠시 머리를 갸우뚱하게 된다.

아마 시설물 때문에 도솔봉 정상석을 이 봉우리에 세우지 않았나 생각된다.

또한 행글라이더의 활공장으로도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곳에서도 역시 완도를 한눈에 볼 수 있고 땅끝마을의 사자봉 전망대가 보인다.

 

도솔봉 정상석(좌측 끝 봉우리가 땅끝마을 전망대)

 

도솔봉 정상석에서 본 도솔봉(말이 되나??)

 

도솔봉 전경

 

진달래와 바위와 바다

 

다시 콘크리트 길로 내려와 잠시 쉬니 녹색님이 차량회수와 함게 시원한 아이스바를

하나씩 건넨다. 아마 이 순간엔 이게 제일 맛있는 선물일 것이다.

 

길 옆의 논엔 연보라색의 자운영이 보기 좋으며 땅끝마을로 돌아가는 길에 MBC드라마

허준의 유배지라고 써있는 간판도 보이는데 마침 썰물이어서 그곳의 섬이 육지와 연결되어

멋진 바닷길이 열려있어 잠시 들려간다.

 

자운영

 

바닷길이 열린 섬

 

민박집에 돌아가 산행의 땀을 씻어내고 한참을 기다려서야 낚시꾼들이 탄 배가 들어왔다.

두런두런 방에 있는 낚시꾼들의 이야기를 다시 써보면

 

우리가 산에 중독되어 있듯이

낚시에 심하게 중독된 사람이 있습니다.

같이 낚시하는 사람들이 모두 국가대표라고 하더군요.

 

스포츠엔 국가대표가 있어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을 치루지만

낚시에도 국가대표가 있단 소린 생소합니다.

 

그 양반들은 우리 멕일라구 하루 일찍 갯바우에 들어가고,

우린 하루 늦게 해남의 달마산 귀경을 하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하산하면 땅끝에서 만나 그 친구들이 가져온 고기로 회를 마음껏 먹기로 하구...

 

그 친구 아직까지 느끼지 못하던 손맛을 2번이나 느끼다 결국은 다 터져 버리고

(여기서 터진다는 건 낚시 용어로 줄이 끊어져 놓쳤다는 얘기겠죠?)

우리 얼굴을 어떻게 보나 하고 걱정하던 터에 마지막으로 기회가 한번 더 왔답니다.

 

지난 2번 보단 못하지만 3번째 역시 대단한 넘 이란 생각에

40분을 끌고 당기는 전투를 치르고서야 옆 사람이 뜰채에 담는걸 성공했다고 하더군요.

 

평소에 큰 소리 떵떵 치던 그 친구

그날 따라 고기가 안 잡혀 낚시하는 동안 내내 우리에게 쪽 다 팔았단 생각에서 벗어나질 못했는데

이 넘 하나로 자기 실력을 보여 주는 것에 부족함이 없었지요.

 

그 친구가 낚은 것은 다름 아닌 참돔. 크기가 94cm .

(그 양반 종전 기록은 참돔인 경우 69cm)

 

스티로폴 박스에 담아 오는 데

옆에서 바라보던 사람들이 물고기가 너무 커서 무섭게 보인다고 하더군요.

그 넘 한쪽 면만을 회를 떴는데 11명이 배불리 먹었습니다.

 

이 넘을 횟집 주인이 떠줬는데

횟집 주인도 이런 넘은 처음이라 하더라구요.

아무튼 낚시도 이런 맛에 하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이 넘이 바로 그 넘인데 사진이라도 감상해 보셔유.

 

이 사진 보고 동촌님 궁뎅이 들썩거리는 건 아닌가 몰러~? .

 
 

94cm 짜리 참돔

 

잡은 사람

 

이넘이 나오기 전까지 일행중 참돔 기록 보유자(기록 74cm)

 

 

덕분에 집에 도착한 시간은 늦었지만 달마산 귀경 잘하고 저렇게 큰 참돔도 처음 보고

맛까지 보게 된 기억에 남는 산행이 되었다.

낚시꾼님들 고마웠습니다. 또 험한 산길 안전하게 산행 마친 일행 여러분께도

고맙단 말씀 전합니다.

 

 

 

에버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