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그린 산행스케치

추억의 백두대간 1

[ 추억의 백두대간 30 ] 큰재,용문산,금산,추풍령

에 버 그 린 2007. 10. 28. 00:04

 

[큰재-추풍령 산행 스케치]

  

산행일자 : 2005 . 3 . 13 ()

산행구간 : 큰재-국수봉-용문산-작점고개-사기점고개-금산-추풍령

산행인원 : 추백팀 17

      : 맑았으나 바람은 차가움

 

 

06:00

이른 아침의 공기가 아직도 차게 느껴진다.

지난 구간과 마찬가지로 짧게 끊어진 구간이라 그런지 마음의 부담 없이 출발한다.

지난 함백산 구간에서 같이 걸었던 월류님의 아들래미 한슬이가 오늘도 같이 걷게

되었다. 이제 중학교 1학년이고 산행 내내 아빠와 이런 저런 얘기 나누는 것을 보니

여간 대견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아직 어둡지만 20여분이 지나니 랜턴을 꺼도 산행에는 지장이 없을 정도로 밝아진다.

동쪽하늘이 붉게 물드는 것을 보며 경사길을 계속 오른다.

능선에 올라 길은 우측으로 꺾이고 여태 안보이던 싸라기 눈이 등로를 덮고 있다.

 

693.5봉에 오르자 많이 닳은 삼각점이 보이고 마침 잡목 사이로 해가 떠올라 서둘러 카메라에 담아본다.

큰재가 내려다 보이고 지나온 능선들이 나지막이 이어지며 앞쪽으론 국수봉

높다랗게 보인다. 남쪽으로는 다음 구간의 황학산이 눈에 덮힌 채 우뚝 서있다.

 

잔설이 얼음으로 변하여 낙엽 밑에 깔려 있어 한차례 미끄러진다.

계절적으로 이맘때쯤의 산행시에 가장 무서운 복병이다.

8부 능선쯤 지나자 작은 암릉이 이어지고 암릉이 끝나자 곧 정상에 오르게 된다.

 

07:15

정상석 너머에 또 다른 정상을 알리는 비석이 있으며 조망은 이곳이 훨씬 좋다.

693.5봉에선 뿌연 상태로 보이지 않던 지나온 백학산이 이곳에선 흐릿하게 나마

보인다.

 

오늘의 종착지인 추풍령이 보이고 추풍령 앞으로 금산이 초록색 망으로 덮혀 있어

초록색으로 보이니 인공암장이냐 라고 묻는 소리가 들린다.

오늘의 산행 경로는 백화산,조령산이 그랬듯이 크게 U자형태를 그리며 이어진다.

 

정상에서 몇 걸음 내려서자 좌,우로 갈림길이 나오며 십자로가 되는데 우측에

눈에 띄는 사각형의 바위가 보인다. 한 사람이 앉아 좌선을 하기에 안성맞춤의

바위이며 올라설 수 있게끔 계단도 만들어 놓았다.

아마 인근의 용문산 기도원에서 올라와 앉아 있는 장소가 아닌가 추측한다.

 

고도가 내려간다.

표언복 교수의 용문산 기도원 탈출로 표지를 지나고 봉우리에 올라서니

바위 밑으로 기도원이 내려다 보이며 그 규모가 대단하다. 예전엔 잘 몰랐는데

도깨비님의 설명으로는 예전에 모두 작은 하꼬방(?)형태 였었다 한다.

 

봉우리를 내려서고 다시 작은 봉우리에 올라서니 바람을 피해 아침 식사 준비가

한창이다. 아직까지 바람이 매섭지만 언뜻언뜻 느낄 수 있는 따뜻한 햇볕으로

봄이 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08:55

즐거운 식사 시간이 끝나고 용문산에(맷돌봉)오른다.

넓은 헬기장으로 되어 있으며 오늘 오른 봉우리 중 최고의 전망대이다.

더우기 이상하게도 이곳은 전혀 바람이 불지 않았다.

 

분명히 바람 소리는 들리지만 위에서 불던지 옆으로 비껴 갔다.

벌벌 떨며 식사를 마쳤던 일행들이 아쉬워하며 특히 한슬이가 많이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난함산을 못미쳐 우측으로 꺾인 능선이 추풍령으로 이어지는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생각 같아선 바로 직선으로 이어가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작점고개로 내려서며 마주오는 대간꾼들을 몇 명 만나지만 인상에 남는 사람들이 있다.

 

남자 한 사람이 앞서가고 뒤이어 남자 한명과 여자 한명이 오는데 여자 앞의 남자는

있는 힘을 다해 걸어가며 인사 하는데 뒤에 오는 여자는 딱 벌어진 어깨에 모자도

쓰지 않은 채 머리카락 흩날리며 당당하게 걸어가며 인사를 나눈다.

 

그 모습은 마치 여자가 남자를 몰고(?)가는듯한 인상이어서 얘기를 했더니

우리 팀 모두가 그렇게 느꼈다고 박장대소 한다.

작점고개에 내려서고 능선을 잠깐 넘은후 다시 콘크리트길을 걸어 이후 난함산 갈림길

근처에서 다시 능선에 오를때까지 지루한 콘크리트길을 걷게 된다.

콘크리트 길을 걸으며 중간에 멋진 조망을 즐길 수 있는데 지나온 국수봉과 용문산

구간이 한눈에 쏙 들어 온다. 가운데 자리잡은 기도원은 과연 명당자리라 할 수 있다.

 

일행들이 숲 속 능선길로 들어갈 때까지 후미가 보이지 않아 조금 내려가 보니

저만큼에서 올라 오는 것이 보인다. 사과 한쪽으로 간식을 하고 능선길로 들어선다.

사기점 고개에 표언복 교수의 코팅지가 떨어진 것을 나뭇가지에 끼워 놓으니

월류님이 끈이 있다며 끈을 꺼내어 나뭇가지에 매어 놓는다.

 

435.7봉을 지나고 502봉을 지난다. 이제 금산만 올라서면 추풍령이다.

더욱이 오늘은 박달령 형님과 대구의 강촌형님, 대전의 한정수님이 기다리고 있다니

만난다는 기대에 마음은 더욱 바쁘다.

 

뾰족하게 깎여있는 금산에 오르니 아찔해서 밑을 못 내려 보겠다.

더욱이 아직도 밑에서는 채석장의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니 채석 행위가 어디에서

끝날지는 모르겠다.

 

추풍령이다.

저만큼에서 바바리 깃을 휘날리며 서 계신분과 등산 자켓을 입은 분의 모습이 보인다.

박달령 형님과 한정수님 이다.

간단히 세면하는 사이 대구의 강촌형님도 도착했다.

 

항상 마찬가지 이지만 산꾼들의 모임은 왜 이리 반갑기만 한 것일까?

뒤풀이 하는 음식점이 장사가 너무 잘되는 이유로 음식 먹기가 바쁘게 �겨(?)났다.

하지만 짧은 만남이 다음에 만나는 기쁨을 배가 시켜주지 않겠는가?

 

먼길 마다 않고 달려와 따뜻하게 반겨주신 박달령 형님, 강촌형님,한정수

오랜만의 만남 즐거웠고 정말 고마웠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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