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산행 스케치]
산행일자 : 2004, 5, 30 (일)
산랭구간 : 한계령-가리봉-주걱봉-느아우골-옥녀1교
산행인원 : 대도,고개마루,돌양지,밤도깨비,산오름,하얀이슬,봄비,동촌,한울타리,아오자이,
녹색지대,월류,송비,소슬, 에버그린 (15명)
날 씨 : 그런대로 괜찮음.
모처럼만의 수도권 번개산행 이었다.
오래전 부터 예정했던 산행이었으나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가 마침 동촌님의
번개 덕분에 미뤄왔던 산행을 하게 되었다.
가리봉은 수년전에 한번 다녀 왔었으나 우중 산행으로 인하여 조망도 없었고
시야가 확보 안되어 알바까지 했으며 로프지대에선 낡은 로프가 끊어져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곳으로 항상 마음속에 담고 있었던 곳이다.
처음에는 몇명이 안되는듯 하더니 당일에는 15명의 대식구가 되어 오랫만에 많은
회원들을 볼 수 있는 즐거운 산행이 되었으며 또 낙동정맥을 진행중인 대동여지도(=대도님)
선배님이 오늘 처음으로 모습을 보여 주셨다.
이젠 새벽 4시정도면 훤해진다. 산행 준비를 마친 시간이 4시 40분 .
요리조리 길을 따라 종아리가 땡겨짐을 느끼며 능선에 올라서니 8분 정도 소요된다.
잠시 숨을 고르고 능선길을 따르니 1분도 지나지 않아 시야가 약간 터진 전망대가 나오며
등로 우측에 방위 표시만 보이는 삼각점이 풀 속에 숨어 있다.
설악권에서는 보기 드물게 이곳은 키작은 산죽길이 심심찮게 나타난다.
교통호도 지나며 걷기 좋게 푹신한 느낌의 뚜렷한 산길이 이어진다.
5시 10분
처음으로 큰 돌비석이 보이고 이런 돌비석은 가끔 나타나는데 자연보호 기념비와는
크기가 다르며 곧 나타나는 천연기념물 기념비와 크기가 같으니 혹시 그것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만그만한 굴곡이 계속 이어지며 봉우리에는 어김없이 돌비석이 나타난다.
5시 28분
천연기념물 기념비가 뚜렷한 사거리에 세워져 있는데 무엇이 천연 기념물인지는 모르겠고
단지 그냥 기념비만 세워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우측은 한계령으로, 좌측은 현리가는
도로로 내려설 수 있는 지점이다.
간간히 전망대가 나타나며 서북주 능선의 귀때기청봉과 상투바위가 멋진 조화를 이루고
상투바위 우측 계곡에 소승폭포가 보이는데 1:50,000 지도엔 지형 그대로 나타나지만 일부 등산지도에는 상투바위에서 우측 두번째 계곡에 소승폭포가 그려져 있어 혼돈을 줄 수도 있다.
좌측을 보면 망대암산과 점봉산, 가칠봉등이 서북주 능선못지 않게 멋진 모습으로 다가온다.
주위는 온통 취나물 밭이고 잡목에 가려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까닭인지 아직까지 꽃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
도면상에는 잘 나타나지 않으나 봉우리가 꽤 많다. 봉우리마다 고도계로 측정하며
기록 했지만 고도계의 고도가 정확한 것은 아니므로 일일이 열거는 생략한다.
06:58
두시간이 조금 지나 필례령에 도착된다.
이정표가 있으며 우측 한계령으로의 길은 뚜렷하지만 필례약수 방향의 길은 아무리 찾아 보아도 흔적이 없는걸로 보아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아 숲에 묻혀 버린게 아닌가 생각된다.
이제 오르막의 연속이지만 내쳐 오르는 것이 아니고 꼭 안부로 조금씩은 떨어졌다가 오르니 마지막 가리봉으로 오름길은 숨에 헐떡이게 된다.
08:45
조망이 확 트이는 가리봉에 올라선다. 산악 불사조부대에서 세운 표지목이 반겨주며
이곳에서는 동서남북 어느 방향으로도 막힘이 없는 훌륭한 조망을 즐길 수 있다.
이제 안산이 기암괴석을 자랑하며 정면으로 보이고 그 뒤로는 숙제로 남겨진 응봉이 보인다.
귀때기청과 중청 대청이 멀리 보이며 구름 위로 흐릿하게 오대산이 가로로 길게 누워있다.
산을 다루는 어느 잡지에 실린 사진모습 그대로 주걱봉 일대의 조망이 압권이다.
감탄사가 여기 저기서 나온다.
별로 찍은 기억이 없는 단체사진도 한방 찍는다.
그늘은 없지만 여기서 식사를 하기로 한다.
대간길에서 한번 본적이 있는 양푼이 보이고 밴댕이회 무친 것에 밥들을 넣어 비비니
이런 건 집에서도 못 먹어 본 것인데, 봄비님의 이것 저것 먹거리등등... 오늘의 식사를
돌양지님은 잔치집 분위기라고 하셨다.
한시간 가량의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시 출발한다.
내리막길은 신경을 바짝 차렸다. 예전에 우중산행에서 알바를 했던 기억 때문이다.
그러나 예전과 달리 표지기가 가끔 붙어있어 길 찾기가 한결 수월하다.
장군봉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나오는데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장군봉이 어떤 봉우리인지 아직도 모르고 있다. 아시는 분은 알려 주시면 좋을텐데...
점점 다가오는 주걱봉의 위용에 입이 딱 벌어지고 자주 나타나는 암릉길을 조심해서
가다 보면 갑자기 길이 없어지고 바위 절벽에 로프가 매어져 있는 곳이 나타난다.
10:30 로프지대 도착
3m정도를 수직으로 내려서서 수평으로 5m~6m 정도를 이동하면 된다.
로프가 있어서 통행은 가능 하지만 방심해선 안될 구간이다.
이곳은 예전엔 로프가 몇 가닥씩 어지럽게 걸려 있어 마치 거미줄이나 그물을 연상케
했었으며 로프가 낡아 녹색지대님이 내려 설때 낡은 로프 한 가닥이 끊어져 나의 간담을 쪼그라지게 만든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낡은 로프는 말끔하게 정리되고 새 로프가 안전하게 보인다.
모두가 조심스럽게 내려서고 이동 하는것을 산오름님이 도우미가 되어 주신다.
언제 보아도 듬직한 대빵님이 아니던가? 오늘도 역시 위험한 곳에서 모두가 안전하게
지나오도록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한 후에야 건너 오셨다.
그럼 이제부턴 도우미님으로 작명을 해부러? ㅎㅎㅎ
11: 10
로프지대를 많은 인원이 조심스럽게 지나 가자니 30 여분이 소요되고 10 여분후에는
주걱봉 안부에 도착된다.
원래는 삼형제봉을 가려 했지만 이곳에서 주걱봉을 오르기로 하고 만약을 대비해
보조 자일을 준비하고 10명이 오르기 시작한다.
11:35
10여m 까지는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으나 밑을 보면 겁도 난다.
바위하고는 내가 별로 친하지도 않으니 가급적 좌측의 나무와 숲이 있는 지점을 이용해 오르기로 한다. 서로 도와주며 조심스레 한발한발 움직여 주걱봉에 올라선다. 12:10
마침 살살 불어오는 바람이 더욱 싱그러움을 더해주고 가리봉이 축하하듯 땀흘린 우리를
미소지며 내려다 보고 있다.
소슬님이 돌을 모아 작은 돌탑을 만들어 이탑을 소슬탑으로 부르기로 하고 증명사진 촬영후
내려온다. 거북한 곳은 보조자일을 이용해 안전하게 내려오며 보너스로 산짐승의 보금자리로 보이는
바위틈도 구경하게 된다.
내려 오는건 오르는것 보다 빨라 12시 35분에 다시 안부에 도착된다.
이후 느아우골로 연결되는 길은 지도에 나와 있는 등로와 실제 등로가 다소 차이가 있다.
지도에는 주걱봉 안부에서 바로 느아우골의 계곡으로 빠지게 표시되어 있으나
실제 등로는 안부 좌측의 가파른 능선으로 내려 가다가 우측 능선의 사면을 거쳐
삼형제봉 방향의 안부까지 진행되어 그 안부에서 계곡으로 떨어지게 되어 있으니
도면에만 의지 한다면 약간은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
13:02
느아우골은 에전에 느낀것과 같이 조용하고 인적이 없어 이끼가 낀 그런 계곡이다.
곳곳에서 더덕 냄새가 코를 간지럽히고 이름 모를 새들이 지저귄다.
흔적이 희미한 계곡을 감각적으로 길을 찾아 내려오며 땅 밑으로 흐르는 물소리를 듣고
계곡물이 곧 시작하겠구나 하고 생각한다.
13:40
계곡물이 제법 흐르기 시작하는 지점에서 휴식을 취하고 간식을 먹으며 물수건으로 얼굴도
한번 닦아 낸다.
30분의 긴 휴식후 다시 30분을 내려오니 14: 40 한계령으로 오르는 도로의 옥녀1교 윗지점으로 나오게 되어 오늘도 10 시간의 산행을 마무리 하며 아직도 산행의 흥분이 가시지 않은채 계곡물에 땀을 씻어내니 시원하기가 이를데 없다.
에버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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