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그린 산행스케치

추억의 백두대간 1

[ 추억의 백두대간 6 ] 천불동,만경대,대청,한계령

에 버 그 린 2007. 10. 27. 13:44

 

[백두대간 5구간 산행스케치]

  

언 제 : 2003 , 10, 26

누 구 : 추백팀 19

장 소 : 비선대-천불동-만경대-대청-한계령

날 씨 : 죽여줌

 

 

오늘은 개인사정으로 불참한 분들이 많아 19명이 출발하게 되었다.

십시일반으로 지출하는 버스대절료라 인원이 없으면 참석하는 사람들의 부담이

조금은 더 커진다.

 

미시령에서 한계령까지 한번에 끊자고 하신분들이 있지만 멋진 설악산을

한번에 보내기가 아까워 3차례에 하기로 하고 지난번은 미시령-마등령 -오세암

-백담사로 했으며 오늘은 그 다음으로 마등령-공룡-대청 구간이 예정구간 이었으나

순서를 바꾸어 천불동- 만경대- 대청-한계령의 구간을 가기로한다.

 

예전엔 설악동에서 새벽3시엔 입장료를 안낸것 같았는데 오늘은 입장료를 받고있다.

그만큼 이른 새벽산행을 하시는 분들이 많아진 모양이다.

하늘엔 주먹만큼하는 별들이 머리위로 쏟아지고 있고 새벽공기치곤 그렇게 차지않다.

 

330분 매표소를 출발하여 비선대까지 30여분을 부지런히 걷고 귀면암에 도착하니 5.

뒤에 있던 다른팀 5명이 마등령입구가 아직 멀었냐고 묻는다.

허걱. 이걸 어떻게 설명하지?

공룡능선 간다기에 그냥 역�향으로 하라고 일러준다.

 

45분여를 더 가니 아직도 어둠에 싸인 양폭산장의 매점에 불이 켜있다.

산장앞에서 곤히 비박하는 사람도 있고.

우리는 여기서 아침을 먹기로한다. 뜨끈하게 데운 선지해장국에 밥을 먹으니 든든하다.

식사를 마치니 날이 밝아 천불동계곡이 눈에 들어온다. 바위들의 모습이 마치 천여개의

불상모습이 있어서 천불동이라 했다는 말처럼 언제 보아도 정말 멋진 계곡이다.

만경대로 오르는길은 하산방향으로 산장앞의 다리를 건너자마자 출입금지 간판뒤로

연결된다. 출입금지 구역이고 지난주에 벌금스티커도 발부되었다고 얘기도 들은터라

내심 불안도 하지만 기왕 계획된 산행인지라 강행하기로 한다.

 

처음 다섯발자국이나 옮겼을까? 바위지대가 앞을 딱 가로막고 서있는데 높이는 약15m

정도 되어 보인다. 바위 가운데로 녹슬은 쇠사슬 하나가 드리워져 있는데 거기에 체중을 싣고 오르기 시작한다.

 

다 오르니 이제는 짧지만 아기자기한 릿지지대가 기다린다.

바위만 만나면 오금이 저려지는 나 아닌가?

그래도 단숨에 바위를 오르고 긴 콤파스를 이용해 릿지 지대를 다람쥐처럼 오르니

내가 생각해도 신통하다. ㅎㅎㅎ

 

릿지지대를 지나자 길은 뚜렷하지만 많이 다니지않은 모습의 길이 이어진다.

좁고 경사가 심해 잘못하면 밑으로 추락의 위험도 있다.

 

드디어 만경대에 올라서니 모두들 감탄을 하며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여기서 바라보는 대청과 중청, 소청의 모습은 정말 일품이다. 죽음의 계곡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오고 마치 마테호른같이 우뚝선 대청의 모습에 또 다른 감흥을 느낀다.

 

공룡의 등짝이 마치 병풍처럼 바로 코앞에 펼쳐져있고 울산바위도 선명하게 보인다.

하늘은 마치 그림을 그려 놓은듯 구름한점없고 바람마저 잠자고 있으니 이런 날씨를

한마디로 줄여서 죽인다 라고 하는걸까? ㅎㅎㅎ

천화대와 공룡의 바위지대 모습에 그저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다.

 

만경대를 뒤로하고 화채능선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좁은길로 소나무와 잘 어우러져 멋진 길이 형성된다.

바람을 타고 코끝에 풍기는 솔향이 오늘따라 더욱 향기롭다.

1253봉에 도착된다. 여기서 화채봉은 좌측으로 가야하나 우리는 대청을 향하여

우측으로 진행한다. 화채봉과 칠성봉이 손에 잡힐 듯 보이고 저아래쪽으로 뻗어있는

집선봉이 멋진 바위군락을 이루며 모습을 뽐내고 있다.

 

이곳에서 대청까지는 마치 한북정맥의 낙엽쌓인 길을 걷는 착각이 들 정도로

낙엽이 푹신푹신하다.

 

이제 서서히 대청을 향한 오름짓이 시작되고 오름길 중간에 한번은 지나가야할 숙제를

남겨준 길이 보인다. 아마 이길은 둔전골로 향하는 긴 내림길이라 생각된다.

땀을 꽤 흘린뒤 9 50분 드디어 대청에 오른다.

많은 사람들이 오색방향에서 마치 줄을 서서 오르고 있는것 같고

대청봉 표지석은 명절날 기차표 예매하듯 기념촬영을 하려고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주위를 조망하다 일행중의 한사람이 한곳을 가리키며 저기가 어디냐고 물어 주위를

살펴보니 북설악 너머 향로봉이 보이고 그 너머로 모습도 선명하게 금강산이 보이는것이 아닌가?

구름 한점없는 날씨에 너무나 선명해 비로봉까지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구름에 덮혀있고 안개에 묻힌 대청의 모습을 더 많이 보아 왔었는데 오늘만큼은 정말

깨끗하고 선명한 조망을 즐길수 있었다.

 

간식을 먹으며 마치 오늘의 산행이 끝난것처럼 일어날줄 모른다.

여태까지는 일반산행이었고 이제부터가 대간길 . 즉 본게임이다.ㅎㅎㅎ

긴 휴식후 10 30 . 한계령을 향해 출발한다.

 

중청을 지나며 또다른 각도에서보는 공룡과 용아의 모습을 즐기고 눈앞까지 다가오는 점봉과

귀때기청, 안산의 멋진 바위봉우리 모습, 가리봉 , 주걱봉등이 눈을 즐겁게한다.

한계령까지는 무척 지리하게 느껴진다.

대부분의 산행 일정이 이길로는 새벽에 오른 기억들 밖에 없어 낮에 내려가려니 이길은

처음 온것이나 다름없다.

 

한계령 삼거리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는다.

앞으로는 월류님을 부지런히 �아 다녀야겠다. 고추장 불고기가 나오는데 상추까지 나온다.

덕분에 맛있는 점심을 먹고 천천히 한계령을 향하니 2 40분에 한계령 주차장에 내려선다.

 

귀가도중 TV에 몇번 나오셨다는 할아버지께서 운영하시는 막국수집에서 별미의 막국수를

먹어본다. 항상 귀가길은 정체가 심하다. 다왔다고 깨우는 소리에 눈을 뜨니 9 30.

생각보다 이른 귀가 시간이다.

 

오늘 멋진 구간 안내하신 분과 무리없이 함께 산행하신 여러분들 즐거웠습니다.

다음 구간도 설악의 마지막 구간이니 즐거운 산행 기대합니다.

 

 

에버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