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백팀 백두대간 산행 스케치]-7구간
언 제 : 2003 , 11 , 23 (일)
구 간 : 조침령-쇠나드리-왕승골-갈전곡봉-구룡령
누 구 : 추백팀 22명.
소요시간 : 10시간 25분 (도상거리 :18.5km)
11월 22일 밤. 서초구청 주차장이 오늘은 열려있다.
지난 회차에는 2차례나 주차장이 통제되어 구민회관과 구청앞 노상 주차장에
주차해야 했었다.
꽤 쌀쌀한 날씨임에도 낯 익은 반가운 얼굴들이 하나 둘 나타난다.
지난 이틀동안 올초겨울 날씨중에 가장 추운 날이었기에 모두 보온에 신경쓴 모습이다.
잠시 기다림 끝에 버스가 도착되고 바로 출발이다.
오늘은 가시거리님이 한햇동안 땀흘려 일구어낸 ????쌀로 (들었는데 생각 않남) 정성들여
대원들의 식사 한끼분을 준비하시고 간식으로 떡을 준비 하셨다. 보통 정성이 아니다.
다시한번 감사 드립니다.
버스가 출발하자 고정 멤버들의 즐거운 한잔 자리가 펼쳐진다.
나는 술한잔도 못하니 잠이나 자 두어야 겠다며 앞자리로 이동한다.
버스는 양평을 지나 목적지로 빠르게 이동한다.
올해 들어 양평을 도대체 몇번 지나치는지 모르겠다.
한강기맥과 대간을 하며 또다른 일반 대간 축하산행도 모두 양평을 지나 홍천을
경유하였으니 매주 마다 이곳을 통과 하는것이다.
새벽 5시 50분 . 간단히 산행 준비를 마치고
지난번 조침령에서 마친 장소까지 임도를 따라 이동한다.
맑은 하늘에 수없이 박혀있는 별들과 대원들의 랜턴 불빛이 어울려
우리의 갈길을 비쳐주고 있다.
6시 20분 . 들머리에 들어선다.
아직도 주위는 어둡지만 주변의 능선들이 보여주는 씰루엣이 아름답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서서히 주변이 밝아지며 좌측의 능선위가 빨갛게 물들기 시작한다.
이번 구간은 뚜렷한 특징없이 봉우리가 많고 지루하다고 느끼던 구간이다.
어떤분은 그리 지루하지 않다고 하신 분들도 있지만 대체로 지루하다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 .50여분이 지나며 쇠나드리 옛 조침령을 지난다.
진달래와 철쭉 가지들이 많아 앞사람과 일정거리를 두지 않으면 영락없이
튕겨져 나오는 가지들을 피해야만 한다.
일행중 한분의 컨디션이 많이 안좋아 보인다. 후미를 보며 속도를 맞추며 걷는다.
힘들어 하는 후미에게 식염 포도당과 비타민을 주고 따뜻한 대추차를 마시게 한다.
8시 10분. 1,059봉을 앞두고 아침 식사를 하기로 한다.
오늘도 역시 메뉴가 다양하다. 무엇을 먹어야 할지 행복한 선택의 고민끝에
이리 저리 골고루 다니며 얻어 먹는다.
가시거리님의 아침밥은 모든 대원들이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시한번 꾸벅.
장장 한시간의 식사와 후식끝에 다시 출발한다.
1,059봉에 올라 잠시 주위 조망을 한다. 삼각점이 있다는 1,114봉이 바로 앞에 있고
지나온 방향을 보니 하얗게 눈이 덮혀있는 점봉산 너머로 중청까지 보인다.
산행 초반은 바람이 많이 불었지만 해가 나고 점차 기온도 올라 덧옷도 벗고
산행하기에 좋은 날씨로 변한다.
식사후엔 또다른 대원이 힘들어 하신다.
유난히 봉우리가 많다. 넘으면 또 나오고 또 다시 나오고...
이런 현상은 구룡령에 내려서기 직전까지 계속 이어져 지겹다는 생각까지 들게 만든다.
1,020봉을 넘고 평해 손씨의 묘를 지난다.
묘 자리는 앞이 확 트이어 시원해 좋은것 같은데 관리가 않된지 꽤 오래된것 같다.
12시 45분 .
왕승골에 내려선다. 선두들의 요리 솜씨들이 경연대회를 방불케 한다.
돼지고기를 넣은 김치 찌개를 도시락통에 부어 뜨겁게 점심을 먹고 옆자리로 이동해
커피까지 먹고 입가심으로 과일도 한쪽 얻어 먹는다.
이런 광경을 산오름님이나 동촌님, 송비님이 보면 뭐라고 할까?
"에버님은 먹으러 산에 왔어요?" 아마 이런 질문이 나오겠지만
추백팀의 분위기는 나 뿐만이 아니라 모든 분들이 식사도 산행의 일부분으로 여기며
최대한 식사를 즐기시니 안 먹으면 한발짝도 못떼는 나는 봉잡은 거다.ㅎㅎㅎ
컨디션 난조를 보인 두분이 왕승골에서 식사를 마친후 내려 가신다.
얼마 남지 않았는데 끝까지 같이 못가서 아쉬운 생각이 들었지만 두분의 안전이
더 우선 한다고 생각된다.
이곳에서 갈전곡봉 까지는 경사도 제법 되는 오름길의 연속이다.
꼭 정맥길이나 기맥길 같은 그런 인상이 짙은 대간 구간이다.
한울타리님은 점심 식사후 몇개의 봉우리가 있는지 헤아려 본다고 했는데
하산후 30 여개가 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2시 50분.
한차례의 쉼끝에 갈전곡봉에 오른다. 우측으론 가칠봉으로 가는 갈림길이 보이고
진행 방향으로는 다음 구간에 가야할 오대산 구간의 두로봉과 오대산의 장쾌한 능선이
앞을 막고 늘어서 있으며 우측끝으로는 계방산까지 시원스레 보인다.
우측 뒷쪽으로는 가칠봉과 높게 솟은 방태산이 자리를 잡고 있다.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보면 오늘 산행의 출발지인 출발한 조침령과 그 뒤로 보이는
점봉산과 설악권이 한눈에 들어온다.
좌측으론 양양시내와 동해바다에 떠있는 큰 선박까지 보일 정도니 오늘의 조망은
축복받은 조망이라 할 수 있겠다.
항상 그렇듯이 목표물인 봉우리에 도착하면 산행이 끝난 기분이 든다.
그러나 이런 기분 때문에 나머지 산행이 더 힘들고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오늘이 그렇다.
갈길이 아직도 많이 남았는데 다왔다고 생각하고 가다보니 봉우리가 계속 나오는데
영국 신사의 입에서 하마트면 육두문자가 튀어 나올뻔 했다.ㅎㅎㅎ
이렇게 몇개의 작은 봉을 넘었는데도 구룔령 고개가 안보인다.
고개를 갸우뚱하며 다음에 가야할 약수산까지도 저게 약수산이 아니고
저걸 넘어야 구룡령인가 하고 작은 봉우리에 올라서니 그때서야 고개 도로가 보이고
휴게소 주차장에 버스가 보인다.
4시 45분 .
구룡령에 내려서며 10시간 25분의 산행을 마감한다.
휴게소에는 차량이 별로 없고 이용객이 없으니 한적하다.
간단히 세수를 마치고 뒤풀이는 백숙과 닭죽으로 마무리를 한다.
도상거리는 18.5km로 약간 짧았으나 남진 방향의 난이도가 조금 더 있었던
구간이라 생각된다.
같이 산행하신 모든분들 즐거웠습니다. 다음 구간에 뵙지요.
에버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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