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악산 산행 스케치 ] 백운동계곡, 도둑바위골
산행일자 : 2009, 10, 10~11 (토,일)
산행구간 : 용대리-백담사-수렴동대피소-백운동계곡-서북주능선-도둑바위골-한계령
산행인원 : 수산사 16명
날 씨 : 맑음
오랜만에 번개모임이 있던날 가을 설악 단풍산행 이야기가 나와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는
옛말을 충실하게 따라 바로 다음날 동촌님의 산행공고에 16명이 동참하기로 하였다.
그동안 각자 개개인의 산행을 해오다가 오랜만에 모이니 역시 시끌벅적하다.
구리 집결지엔 공룡산행을 하신다는 죽비형님이 작년에 담그셨다며 마가목주 한병을
꺼내 놓신후 가신다. 입이 크게 옆으로 벌어지며 좋아하는 사람이 몇 보인다.
4대의 승용차에 나누어 타고 인제 민예단지 휴게소를 거쳐 용대리 손두부집에서 순두부로
점심을 마치고 셔틀버스 정거장으로 걸어가니 차례를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관계장에게 얼마나 기다리냐고 물으니 한시간 삼십분 걸린단다.
동촌님이 차표 번호를 보더니 33xx번이라 하는데 오늘 아침부터 일련번호라 한다.
워밍업겸 슬슬 걷자는 이야기도 나왔으나 짐이 무거우니 버스를 타자는 의견이 많아 버스를 타고
백담사로 향한다.
14:55
버스에서 내리니 앞차로 먼저 도착한 일행은 벌써 출발한다.
백담사 입구의 다리도 버스 차례를 기다리는 줄로 끝이 안보인다.
오세암이나 봉정암에서 내려오는 사람들도 많고 지금 오르는 사람도 많아 길이 좁은구간에선
약간씩 지체도 되지만 1시간 후에는 영시암에 도착한다.
15:55
일찍 도착한 몇분은 영시암에서 국수 공양을 하고 잠시 휴식후 바로 출발한다.
옥색을 띠고있는 맑은 물과 빨강과 노랑으로 수놓은 숲의 절경에 감탄하며 20분쯤 가면 수렴동대피소에 도착한다.
대피소에서 잠시 휴식후 다시 출발하여 30여분 올라 우측의 계곡으로 들어선다.
계획은 5시까지만 산행하려 했으나 일정이 늦어져 6시까지 산행을 하게 되었지만 다행이 날이 좋아
아직까지 어둡진 않다.
계곡을 들어서면 몇해전 사태에 흘러내린 나무와 돌과 흙더미가 어지러이 널려있어 여태까지의 계곡모습과
대조를 이루고 있으며 이제 비포장 도로이니 만큼 힘이 조금 더 든다.
앞선 일행이 보이고 각자 잠자리 만들기에 바쁘다.
이곳 저곳을 살펴보았으나 마땅치 않았지만 돌더미를 대강 거두어 내고 잠자리를 마련한 후
일행들 모인곳에 가보니 벌써 이슬이 몇 병이 쓰러져 있고 각자 깊숙이 묻어 두었던 비장의
무기들이 속속 나타나니 별빛 밝은 설악의 밤은 그렇게 깊어갔다.
눈을 뜨니 밝은 빛이 눈을 비춘다.
침구를 대충 정리하고 있는데 모자를 푹 눌러쓰고 배낭 멘 사람이 올라오며
배낭멘 사람 : "안녕하세요? xx에서 나왔습니다."
나 : 얼굴도 쳐다보지 않고 기어 들어가는 소리로 "아~ 녜."
배낭멘 사람 : "고생 안하셨어요? 추운데."
나 : 역시 얼굴을 외면한채 "아~녜"
배낭멘 사람 : 침구를 둘러보며 " 뭐 고생한 얼굴이구만~" 하고
바로 위의 다른 일행들에게 내게 한것과 똑같이 안녕하세요?
xx에서 나왔습니다 하는 소리를 들으며 머리는 잽싸게 돌아간다. 이런 저런 궁리로....
갑자기 와~ 어~ 하는 소리에 놀라 쳐다보니 영산님 이다.
우쒸~ 깜빡 속았네!!!
C지구 캠프장에 하루 전날 있다가 이른 아침 용대리부터 걸어 올라왔단다.
아침을 대충 먹고 다시 출발준비를 서두른다.
08:50
흔적을 남기지 않고 깨끗이 주변정리를 마친후 출발한다.
출발하자마자 와폭이 나타나며 우측의 바위사면을 모두 조심스레 통과한다.
넓은 암반이 멋진 백운동계곡은 수해로 인한 돌더미와 나무들이 엉켜있어 멋진 모습에 흠이 되고 있다.
그렇게 넓은 암반이 만들어 놓은 와폭을 지그재그로 20여분 오르다 보면 계곡이 좌,우로 갈라지는데
좌측이 직백운,우측이 곡백운이며 우리가 갈곳은 곡백운 이다.
09:17
곡백운으로 들어서서도 역시 좌우로 계곡을 건너며 넓은 암반을 따라 오른다.
뒤로 보이는 암봉이 멋지게 보이고 조심스레 계곡 암반 사면을 지나며 30여분 오르면
20m는 되어 보이는 멋진 모습의 백운폭포가 나타난다.
잠시 휴식후 폭포 좌측의 로프를 이용해 폭포 윗지점으로 오르는데 주의해야할 지점이기도 하다.
폭포 윗지점에서 다시 10여분 휴식을 취하며 내려다본 용아능선의 모습이 멋지게 보인다.
백운폭포 이후도 넓은 암반과 작은 폭포들의 연속이다.
조심스레 폭포를 오르고 좌 우로 건너며 50여분 오르면 저멀리 서북주능선의 봉우리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우측엔 멋진 바위 봉우리들로 이루어진 능선이 이어지고 있다.
잔주름이 많아 보이는 넓은 암반을 지나다 보면 좌측의 지계곡 주변에 큰 바위들이 보이는데 이정표가 될만하다.
이 좌측의 지계곡을 들어서 오르다 보면 길은 좌측의 능선으로 이어지며 서서히 오른쪽 방향으로 휘어지다
사람들 소리가 많이 들리며 서북주 능선상의 공터에 올라서게 된다.
11:40
능선상에서 휴식을 취하며 지난달 백두산 산행을 같이 한 월산악회 회장님과 산행대장을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12시 10분 하산을 시작한다.
좁은 소로를 따라 이어지던 길은 얼마 지나지 않아 역시 몇해전 수해로 인해 거칠어진 계곡으로 이어진다.
바위 봉우리 넘어 가릴봉이 조망되고 급경사를 이룬 계곡을 따르다 보면 어느새 깊은 골짜기에 갇혀버려
좌우측의 높은 암봉들에 둘러싸이게 된다.
거친 계곡을 내려오다 조금넓은 공터에서 느긋한 점심을 해결하고 발걸음을 재촉하니
얼마 지나지 않아 차소리가 들리고 아스팔트가 보인다.
차량회수를 위해 부른 택시를 기다리며 건너편의 공터에서 바라본 바위의 형상은 정말 험상궃은
모습을 하고 있어 골의 이름을 그렇게 지었나 보다.
택시로 다시 용대리로 가서 차량을 회수해 가리산 막국수 집에서 간단히 뒤풀이를 마치고
비교적 이른 시간에 귀가하여 2일간의 멋진 설악 산행을 마감한다.
에버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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