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그린 산행스케치

설악산

[ 설악산 산행 스케치 ] 봉정암, 오세암

에 버 그 린 2009. 8. 26. 19:44

[ 설악산 산행 스케치 ] 봉정암, 오세암

 

산행일자 : 2009, 8, 25 (화)

산행구간 : 용대리-백담사-수렴동대피소-봉정암-오세암-백담사-용대리

산행인원 : 밤도깨비, 에버그린

     :  맑음

 

 

삐리리리리~

"에버~ 시간되면 낼 아침에 봉정암 가자~"

"옝? 아니 뭔일 있어요? 갑자기 웬 봉정암?"

"엉 그냥 갑자기 봉정암이 가고 싶어~"

"갑자기 가고 싶으면 가야죠. 그거 안가면 알러지 돋습니다~"

 

이렇게 갑자기 봉정암에 가게 되었다.

봉정암은 MST님, 녹색님하고 같이 다녀온게 9년전인가 보다.

하긴 용아에 가면 모를까 일부러 봉정암 갈 일은 없지 않은가.

 

용대리 주차장에 도착하여 백담사가는 셔틀버스를 처음 타본다.

요금 2,000원

평상시 용대리 첫차 08:00   백담사 막차 18:00

가  을  용대리 첫차 07:00   백담사 막차 19:00

겨  울  용대리 첫차 09:00   백담사 막차 17:00  이렇게 운행 된단다.

 

용대리에서 10:00 차를 타고 백담사에 도착하니 10:20 이다.

늦은 시간이니 백담사는 생략하고 바로 산행 시작이다.

영시암을 지나며 보니 몇해전 보다도 더 규모가 커진것 같다.

 

오세암 갈림길에서 어느 방향을 택할까 생각하다 오세암방향으로

관광버스에서 내린 한 무리의 산객들이 오르는걸 보고 우리는

구곡담계곡 방향을 택한다.

 

몇해전 홍수로 인한 계곡의 모습은 이미 내 머리속의 수렴동계곡의 모습이 아니다.

카메라가 배낭에 있어 귀찮기도 했겠지만 눈에 익은 계곡의 모습이라 그런지

수렴동 대피소까지 카메라는 배낭에서 꺼내지도 않았다.

 

수렴동 대피소에 도착해서야 물 한모금 마시고 잠시 쉬어간다.

이곳까지 오며 느낀점은 이곳도 도로포장이 잘되어 기억속에 있는

수렴동이나 구곡담은 이미 없어졌다는 것이다.

 

통나무를 와이어로 엮어 만든 외나무 다리와 바위사이로 쏟아지는 물길을 뛰어넘는

그런 내설악의 풍경 얘기는 이미 전설이 되어 버린듯하다. 

 

 수렴동 대피소

 

 

  대피소앞 계곡과 옥녀봉

 

 가야동 입구에서 본 망경대

 

통나무로 지은 대피소 앞 비닐하우스가 취사장인지 여러 사람들이 식사 준비에 분주하다.

화장실 앞으로 가 가야동 입구를 살펴보자니 대피소 관리인의 눈길이 나에게서 떠나지 않는다.

나무 데크를 만들고 그위에 고무를 깔아 만든 등로는 봉정암 가는길을 쉽고 편하게 만들었다.

백담사에서 3시간이면 간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

백운동 입구도 홍수에 망가져 버린 모습이 예외는 아니다.

 

 

 백운동 입구와 뒤돌아 본 계곡의 모습

 

 

  용아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고

 

용아폭포를 지나 철다리 아래에서 점심 도시락을 펼친다.

사람들에게 길들여진 다람쥐가 몇마리 달려들고 심지어 새까지도 주위를 맴돈다.

식사를 마친후 멋진 폭포옆으로 난 철다리와 계단을 오르면 쌍폭에 도착한다.

전체적으로 계곡에 수량이 적다고 느꼈는데 쌍폭의 폭포는 물줄기가 빈약해 기대했던 멋진 모습을 볼수는 없었다. 

 

 식사한 곳에 누군가 올린 돌탑이 절묘하다.

  

 철계단을 오르는 밤도깨비님. 우측의 폭포는 쌍폭골에서 떨어지는 폭포이다.

  

 

 수량이 없어 빈약한 쌍폭

 

 

  쌍폭골에서 떨어지는 폭포

 

 

  구곡담에서 떨어지는 폭포

 

숲사이로 불쑥 솟아오른 바위봉우리가 보여 마등령 가는길의 세존봉을 축소시켜 이곳에 옮겨 놓은듯 하다.

출입금지라고 써놓은 청봉골로 이어지는 계곡을 버리고 좌측의 급경사를 오른다.

사자바위 안부에 이르는 깔딱고개인데 예나 지금이나 이길이 힘든건 마찬가지다. 

 

 세존봉을 연상케 하는 바위

 

 용아능선

 

사자바위에 오른다. 예전에도 이곳에서 용아에 달라붙어 개미처럼 보이는 사람을 보며 좋겠다고

부러워한 기억이  있는데 오늘도 이곳에서 구경만 한다. 

 

 폼잡은 밤도깨비님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매봉 

 

 봉정암 

 

 중청 

 

 끝청과 청봉골 

 

봉정암에 도착한 시간은 14:40 이다.

10:20에 백담사를 출발했으니 4시간 20분 걸린 셈이다.

중간에 점심먹고, 도깨비님 사진 많이 찍으며 쉬고, 사자바위에서 한참 머무는둥 웰빙산행하며 걸린 시간이다.

 

봉정암에서는 길을 못찾을 정도로 많이 변해 있었다.

아주 옛날에는 암자 하나 달랑. 저쪽 옆에 통나무 봉정암 산장 한채가 고작이었고 (당시엔 중청,소청산장이 없었다)

그후에는 암자 규모의 크기가 커졌지만 암자 앞에 큰 마당도 있고 한적하게 보였었는데 오늘 봉정암의 모습은

마당도 보이지 않고 빽빽하게 들어선 전각들의 모습으로 웬만한 사찰보다 큰 규모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예전의 소박한 불공 드리는 모습보다는 상업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그런 모습이라 씁쓸하기도 하다. 

 

  

 

 

 

 봉정암

 

봉정암에서도 15분 정도를 머문후 사리탑으로 향한다.

사리탑에는 뜨거운 햇볕이 내리쬠에도 불구하고 보살님 한 분이 정좌하고 계시다.

최대한 방해를 하지 않으려 발걸음을 사뿐사뿐 옮긴다.

 

 

  윤장대

 

 

   

 석가사리탑

 

 사리탑에서 본 봉정암

 

사리탑 위쪽은 내설악을 두루 살필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 이다.

사리탑과 이곳에서도 한참을 머문후 카메라를 다시 배낭에 넣고 오세암으로 향한다. 

 

 소청과 소청산장 

 

 용아능선 뒤로 귀때기청 그뒤로 안산이 보인다. 

 

 공룡능선 

 

 사리탑

 

사자바위와 봉정암에서 한시간을 소비했다.  지금 시간이 3시 15분.

백담사에서 막차가 6시라 했으니 2시간 45분만에 백담사에 도착해야 하는데...

30분이 부족할것 같다고 도깨비형님과 얘기를 나누며 무리하지 말고 가는대로 가자고 합의를 본다.

 

급경사를 내려와 가야동을 지나는 철다리를 건너 사면을 따르며 고개를 대여섯개 정도 넘으면

오세암에 도착한다. 오세암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바로 동촌님. 

 

 

 

 오세암 전경

 

오세암에서 물 한바가지 마시고 수통도 보충한다.

다시 길을 재촉해 영시암을 들려 백담사에 도착한 시간은 6시 30분. 예상한대로 30분 부족이다.ㅎ

어찌해야 하나 머리속이 복잡한데 백담사에서 빠져 나오는 차를 보고 소리치며 달린다.

 

댜행이 그 차는 우리를 보았고 차를 타는데 성공한다.

차를 태워주신 분은 다름아닌 백담사 사무장님이었고 내려가는 도중에도 버스를 놓치고 걸어 가는사람들

5명이나 더 태워 7인승 차량에 10명이 타고 내려왔다. 다시한번 사무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용대리 입구의 손두부집에서 두부전골로 저녁식사를 마치고 귀가길에 오른다.

 

예상치 못한 기분 좋은 웰빙 8시간 봉정암 산행을 마치며 오가는 길 운전에 고생하신

도깨비형님께 고맙다는 인사 전합니다.

 

 

에버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