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그린 산행스케치

설악산

[ 설악산 산행 스케치 ] 작은 귀때기골, 큰 귀때기골

에 버 그 린 2009. 10. 26. 18:50

             [ 설악산 산행 스케치 ] 작은 귀때기골, 큰 귀때기골

 

산행일자 : 2009, 10, 24 (토)

          산행구간 : 용대리-백담사-작은골-갈림능선-큰골-백담사-용대리

          산행인원 : 도담, 비룡, 밤도깨비, 산오름, 해미, 봄비, 동촌, 방랑자, 영산, 에버그린

    씨 : 흐림, 맑음

 

 

             2주전 설악의 용아능선 산행이 취소되고 아쉬움이 있어 이번엔 작은 귀대기골로 올라

             큰귀때기골로 하산하는 산행계획을 세우고 인원이 10여명이 되어 승합차를 빌려 가기로 하였다.

 

구리에서 동촌님을 태우고 잠시 졸았는가 했더니 차는 어느새 용대리에 도착하여 이곳에서

합류하기로 한 방랑자님과 영산님에게 연락을 취한 후 다시 눈을 잠시 붙이고 5시 45분에

주차장을 출발하여 백담사로 향한다.

 

하늘엔 별자리도 뚜렷이 보여 좋은 날씨를 보였지만 가는 도중 다시 하늘은 구름이 잔뜩

끼여 일기를 종잡을 수 없게 만든다.

주차장을 출발하여1시간 10분 후 백담사를 지나치고 길골입구 철다리를 지나 귀때기골

입구에 도착한다.

 

수렴동에서 백담사로 흐르는 계곡의 수량이 적어 간단히 물을 건너고 귀때기골로 들어선다.

처음 귀때기골의 모습은 별 특징 없이 평범하게 이어진다.

적당한 곳에서 도시락을 펼쳐 아침을 해결하고 7시40분쯤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08:02   

              20여분 뒤에 작은 귀때기골 입구에 도착하여 좌측의 계곡으로 들어선다.

계곡의 모습은 이미 가을을 지나 초겨울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계곡물은 낙엽으로 덮혀있어 물인지 낙엽인지 구분이 잘 되지 않을 정도이다.

 

미끄러운 바위를 잘 못 디딘 동촌님이 미끄러져

얼굴과 왼쪽무릎에 가벼운 찰과상이 생겼으나 다행이 큰 부상은 없었다.

넓어졌다 좁아졌다를 반복하는 계곡은 수해에 떠내려온 나무들로 엉켜있어 더 거칠게 느껴진다.

 

예상보다 길게 이어지는 계곡길에 3단 와폭이 지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고도상 3단 와폭은 아직도 고도를 250m 더 올려야 한다.

멋진 협곡을 지나고 좌,우엔 설악 특유의 암봉들이 보이니 지루하단 생각은 들지 않는다.

 

 

 

 

 

 

 

 

 

 

 

 

 

 

 

 

 

 

 

 

 

 

 

 

 

 

 

 

 

 

 

 

 10:28

계곡 우측이 무섭게 사태난 지역을 지나고 비스듬하게 이어지는 암반을 우측으로 돌아서니

하얀 암반으로 이어진 넓은 계곡의 모습이 펼쳐지니 이곳이 3단 와폭인 모양이다.

이름은 3단 와폭이지만 실제로는 훨씬 많은 단이 이어진 모습이다.

 

와폭을 이루고 있는 암반이 미끄러워 여간 조심스러운게 아닌데 비브람창의 등산화를 신고

어렵게 암반을 오르던  밤도깨비 형님이 기어이 미끄덩~주르륵~한다.

순간 간담이 서늘해졌지만 부상이 없는게 다행이다.

바지가 젖어 갈아입으라고 옷을 건네드렸지만 부득이 사양하신다.

 

와폭 옆으로도 우회길이 만만치 않게 보여 여름철 비 온 후 혹은 겨울철 눈이 있을 때는

이곳 오르기는 삼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멋진 와폭을 모두 지나면 계곡은 좌측으로 휘어지며 다시 협곡의 형태로 바뀌고 좌측은

심한 산사태의 형태를 보이고 있다.

 

              11:07

계곡의 폭도 좁아지며 경사 급한 와폭 형태의 폭포가 보이는데 폭포의 우측으로 모두

슬금슬금 기어 폭포위로 오르지만 사면 중간까지 기어 올라가서 보니 폭포쪽으로 이어진

사면의 경사가 장난이 아니라 건너갈 용기가 나질 않는다.

 

영산님과 도담형님이 내려준 슬링을 잡고서야 폭포위로 내려설 수 있었다.

폭포 위쪽의 계곡은 더욱 폭이 좁아져 불과 몇 미터 안되어 보인다.

더 이상 진행하며 오르기가 어려울 만큼 벽의 형태로 계곡의 턱이 높아지고

더우기 좌,우측이 모두 오를 수 없는 형태이다.

 

 

 

 

 

 

 

 

 

 

 

       

 

 

좁아지는 계곡. 이곳에서 우측 능선으로 잡목을 헤치며 올랐다

 

  

이곳을 올라 우측 능선으로...

 

 

 

              12:00

우측으로 슬링을 걸어 가까스로 오른 후 우측의 잡목을 헤치며 능선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길 없는 잡목을 헤치며 오르는 건 위험스런 바윗길 오르는 것 보다 훨씬 익숙해져 있어

별 힘 들이지 않고 능선으로 향한다.

 

이름을 알 수 없는 큼직한 버섯들과 만병초가 천지를 이룬 지능선을 오르니

우측으로 눈에 익은 바위봉 능선이 길게 이어진다.

예상보다 시간이 훨씬 늦었으니 저 능선에 도착한 후 귀청을 통해 한게령으로 내려설지

아니면 저 능선을 따라가다 암봉 좌측의 큰귀때기골로 내려설지 결정하기로 한다.

 

              13:10

한 시간 정도를 헤집고 오르니 귀청에서 암봉으로 이어지는 희미한 능선길과 만난다.

먼저 오른 일행이 점심준비를 하고 있어 도시락으로 점심을 마치고 암봉을 향해 내려간다.

 

능선길은 작은 너널 봉우리가 몇 군데 나오며 봉우리 좌측엔 돌을 쌓아 만든 참호를 몇 개

볼 수 있으며 이곳에선 귀청의 모습과  큰귀때기골 건너편의 감투봉과 작은 귀때기골 우측의

              1287봉이 잘 조망된다.

 

점심 후 출발하여 한 시간쯤 걸으면 암봉에 도착하게 되고 암봉 좌측으로 돌아 경사 급한

사면을 조심스레 30여분 내려오면 물소리가 들리며 쉰길폭포 하단에 내려서게 된다.

 

 

귀때기청봉

 

 

 

큰귀때기골과 구름에 덮힌 감투봉

 

 

 

작은 귀때기골과 1287봉

 

 

 

뒤돌아 본 귀때기 능선

 

 

 

중간의 뾰족한 암봉을 좌측으로 우회하며 내려서면

 

 

 

감투봉

 

 

 

암봉을 좌측으로 우회하며

 

 

 

쉰길폭포 하단 도착

 

 

 

              15:35

쉰길폭포의 수량이 적은 아쉬움을 달래고 휴식을 취한 후 계곡을 내려선다.

이곳 역시 작은 귀때기골과 마찬가지로 산사태의 흔적이 심하며 우측으론 수 십 미터의

벼랑인데 좌측의 사면에 발 디딜 땅의 폭은 20cm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사면은 흙으로 되어 잘 못 밟으면 허물어질 것 같다.

 

거친 길을 이리저리 내려오다 보면 감투봉 능선의 좌측으로 흘러 나오는 계곡물이 작은

폭포를 이루며 흘러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 계곡 물을 건너 비스듬한 넓은 암반을

지나 좌측 숲으로 등로가 이어지며 그 숲으로 들어서면 쓰러진 고사목에 줄이 묶여있고

그 우측은 수십 미터 절벽을 이루고 있다.

 

아슬아슬한 길을 따라 내려와서 올려다 본 계곡의 모습은 협곡을 이루고 있어 그곳으로는

갈 수가 없게 보인다.

한 숨 돌리고 내려오다 보니 또 다시 앞쪽에 폭포상단이 나타난다.

여기가 3중 폭포 지역의 10m 하강길 이다.

  

 

쉰길폭포 , 상단 50m 하단30m 합이 80m라 한다.

 

 

 

 

 

감투봉능선 좌측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줄기가 보이고

 

 

 

합수부에서 3중폭포 방향을 내려다 본 모습

 

 

 

감투봉 계곡에서 내려오는 폭포

 

 

 

쉰길폭포에서 내려오는 길 . 이곳으로 내려와

 

 

 

감투봉에서 내려오는 물을 건너 이곳으로 넘어가야 한다.

 

 

 

암반을 넘어와서 만나는 고사목길 (건너와서 찍음)

 

 

 

저 앞이 10m하강 지점이다.

 

 

뒤돌아 본 계곡

 

 

 

10m 하강 있는 폭포.

물이 없으니 이렇게 내려간 사람도 있지만 물이 많으면 우측 하단에 보이는 낙엽 있는곳의 급경사를 넘어 10m 직벽을 하강한다.

 

 

 

              16:20

저길 어떻게 내려가나? 생각하고 있는데 우측 경사 심한 절벽 같은 곳으로 올라 오란다.

우회길이 있나 보다 하며 따라 올라 갔더니 그곳에 가느다란 줄이 걸려 있다.

이곳은 중간에 약간 오버행이 있으며 길이는 약 6~7m 정도 되나 보다.

 

영산님이 배낭에서 보조 자일과 안전벨트를 꺼내 한 사람씩 내려주면 그곳에서 다시 10m

직벽을 내려서야 하는데 그곳에선 산오름님이 도와주고 있는 것이 보인다. 

 

 

10m직벽 하강. 

 

 

 

하강 후 돌아본 폭포

 

 

 

좌측 직벽에 보라색 보조 자일이 보인다.

 

 

 

내려오다 본 포탄 껍데기

 

 

 

귀때기골을 벗어나기 전의 계곡 모습

 

 

 

              17:00

모두 내려준 영산님이 위에서 출발하라 한다.

발 빠른 영산님을 뒤로 하고 모두 출발한다.

이제 남은 건 평탄한 보통 계곡이니 어려울 것이 없다.

한참을 그렇게 내려오는데 어떤 사람이 광속도로 지나간다.

 

헉~!

누군가 보니 영산님이다.

설악C지구에 손님이 오기로 해서 먼저 간다는 인사를 남기고 빛의 속도로 사라진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침에 들어간 작은 귀때기골 입구를 지나 다시 수렴동 계곡을 건너

주 등로에 이르니 어둑어둑해 진다.

 

              17:45

함께 내려온 방랑자님도 길을 재촉해 백담사로 내려가고 나는 뒤에 내려오는 일행을 기다려

함께 백담사 주차장으로 내려와 셔틀버스를 이용해 용대리에 도착하여 몇 번 가본적 있는

손 두부 집에서 간단히 뒤풀이를 하고 춘천 고속도를 이용해 거침없이 달리며 머릿속엔

아직도 설악의 거친 계곡과 암반, 멋진 봉우리들이 떠나지 않고 있었다.

 

에버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