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그린 산행스케치

추억의 백두대간 2

[ 백두대간 8구간 산행스케치 ] 육십령,장수덕유,남덕유,무룡산,백암봉,못봉,갈미봉,빼재(신풍령)

에 버 그 린 2012. 5. 26. 01:43

[ 백두대간 8구간 산행스케치 ] 육십령,장수덕유,남덕유,무룡산,백암봉,못봉,갈미봉,빼재(신풍령) 

 

산행일자 : 2012, 5, 20. (일)
산행구간
: 육십령 ~ 장수덕유 ~ 남덕유 ~ 무룡산 ~ 백암봉 ~ 못봉 ~ 갈미봉 ~ 빼재(신풍령) 

             도상거리 약 30km     지도  1/50,000  함양,무주,무풍  

산행인원 : 추억의 백두대간

     : 맑음.

 

 

 

덕유산 구간 산행지도

 

 

경방기간때문에 지리산과 덕유산 구간을 건너 뛰고 진행하였지만 지난 5월초에 지리산구간을 1박2일로 마치고

5월 중순에 덕유산 구간을 무박산행으로 이어가기로 하였었다.

육십령에서 빼재까지는 도상거리 약 30km이고 산행중 볼 수 있는 이정표의 거리로는 32.5km나 되는 장거리 이며

봉우리의 높낮이도 제법 있어 오히려 지리 주능보다 체력이나 시간적으로 상당히 빡쎈 산행이 예상되는 구간이다.

 

차안에서 잠을 설치며 육십령에 도착한 시간이 3시이다.

부지런히 산행준비를 마치고 따뜻한 스프와 떡 한조각으로 요기를 마치고 육십령을 출발한다.

 

3시 40분   육십령 출발

랜턴을 밝히고 육십령을 출발한다.

굵고 멋진 잎갈나무들과 소나무들이 번갈아 나타나지만 자세히 볼 수없는 어둠속을 걷는게 아쉽기도 하다.

랜턴 불빛에 비치며 번갈아 나타나는 은방울꽃, 둥글레, 아기나리의 모습이 갈 길 먼 산꾼들에게 응원의 눈길을

보내는것 같아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기도 한다. 

 

 

육십령에서의 산행준비

 

 

4시 35분   할미봉

뒤돌아 보는 경치도 꽤 괜찮겠지만 어차피 어둠속이니 묵묵히 랜턴불빛을 따라 오를수 밖에 없다.

7년전인가? 추백팀 남진시 할미봉 아래에 시원한 막걸리와 수박을 싸들고 올라와 함박웃음을 짓고 기다리던

구름나그네님을 생각하지만 그 장소가 어디쯤인지는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체력안배에 신경쓰며 어둠속을 천천히 걸으면 어느새 할미봉에 도착하게 된다.

예전에 못보던 할미봉이란 정상석이 세워져 있고 글씨는 역시 시뻘건 페인트로 칠해져 있으며 삼각점이 보인다.

정상석 너머로 서봉과 남덕유의 스카이 라인이 검은 씰루엣으로 나타나고 주변의 바위가 어슴프레 보이기 시작한다.

장수덕유로 불리우는 서봉 정상이 4.8km 남았다고 알려주는 이정표가 서있고 그 밑에 대포바위를 알리는 안내판도 보인다.

 

 

 

할미봉 정상석과 삼각점

 

 

대포바위 안내판 

 

할미봉을 내려서는 곳은 로프가 걸려있는 바위지대이며 대간을 걷는 산꾼들에게 주의지점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렇게 위험한 곳은 아니란 생각이 드는 곳이다. 서울 근교의 산만 보더라도 이보다 더 위험한 곳이 훨신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곳이므로 조심스럽게 줄을 잡고 내려 선다.  예전에 처음 이길을 갈때는 이런 줄도 없었다.

 

여명이 밝아오고 남령에서 이어지는 수리덤과 월봉산, 그 너머로 보이는 금원 기백의 라인이 진양기맥을 이루며 달려가고

월봉산 우측으로는 거망과 황석이 이어지고 있다.

 

 

여명이 밝아오고

 

 

서봉과 남덕유로 이어지는 능선길

 

 

수리덤과 월봉산 너머 금원, 기백과 월봉산 우측으로 거망이 이어지고 있다.

 

 

서봉과 남덕유가 점점 가까와 지고

 

 

벌써 저만큼 지나온 할미봉 너머 희미하게 백운산과 장안산의 모습도 보인다.

 

 

서봉의 바위지대가 시작되고

 

 

돌탑이 있는 서봉에 올라서게 된다.

 

 

7시 30분   장수덕유(서봉)

서봉에 올라선다.

맑은 날씨지만 뿌옇게 보여 시야가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인가?

바람만 조금 불어 준다면 저 뿌연 기운이 모두 날아가 버려 맑은 모습을 볼 수 있을텐데.

 

헬기장으로 내려서는 곳엔 아직 세우지 않은 '서봉' 정상석이 보이는데

역시 시뻘건색으로 칠해져 있어 예쁘게 보이지는 않는다.

 

헬기장에서 일행을 기다려 '국태민안'을 외치고 도시락으로 아침식사를 마치고

한 눈에 들어오는 덕유의 모습을 눈에 자꾸 담아둔다.

그렇게 담아두어도 지나고 나면 또 눈앞에 아른거릴 것을.

 

 

서봉에 올라서고

 

 

헬기장 좌측으로 삿갓봉,무룡산,향적봉이 이어지고 있다.

 

 

헬기장에 보이는 아직 세우지 않은 '서봉' 정상석

 

 

'국태민안'을 외치고 아침식사를 마친다.

 

 

남덕유로 향하고

 

 

서봉 헬기장에서 식사와 휴식으로 40여분을 보내고 남덕유로 향한다.

철계단의 급경사길을 내려서고 교육원과 영각사로 향하는 안부를 지나면

등로는 좌,우로 갈라지는데 좌측은 남덕유를 우회하며 삿갓봉으로 가는 길이므로

우측으로 올라 남덕유로 향한다.

 

넓은 공터에 오르면 좌측에 다시 길이 보이는데 이길은 삿갓봉 방향에서 남덕유로 오르는 길이므로

우리가 남덕유를 올랐다가 다시 내려가야 할 길이기도 하다.

 

 

공터에 올라서며 좌측으로 보이는 덕유 주능.

 

 

공터에 보이는 거창군 극서점

 

 

8시 50분   남덕유산

예상과 달리 남덕유도 한산한 모습이며 몇사람이 바위 밑에서 쉬고 있다가 영각사 내려가는 길을 물어와

바로 앞에 있는 길은 탐방로가 아님을 알려준다.

 

남령에서 남덕유로 오르는 길도 급경사에 철사다리가 많은 길이다.

그길 너머로 수리덤을 너며 좌,우로 펼쳐지는 눈에 익은 능선들이 펼쳐진다.

 

 

남덕유에 올라서고

 

 

정상석 너머로 주능선이 길게 이어져 보인다.

 

 

정상석 옆에 방위만 보이는 삼각점에 '기본'이라고 써 있다.

 

 

남령 방향, 수리덤과 월봉산 너머 좌측으로 금원, 기백, 우측으로 거망이 달리고 있다.

 

  

지나온 서봉

 

 

앞의 영각사로 내려가는 능선너머 지나온 할미봉과 희미하게 깃대봉이 보인다.

 

 

남덕유를 오를때 지난 공터까지 다시 내려간후 삿갓재 방향의 길을 따르면

역시 삿갓재에서 남덕유를 오르지 않고 서봉으로 향하는 삼거리를 만난다.

 

이 삼거리를 지나면 황점마을로 내려갈 수 있는 안부인 월성치를 지나게 되는데

안내산악회 따라 이곳을 북진하며 지나던 때가 생각난다.

저만큼 뾰족한 봉우리가 보여 저게 삿갓봉인가 하면 또 뒤에 뾰족한 봉우리가 보이기를

수차례 지난 후에야 삿갓봉에 올라 기진맥진 했던 기억이 있었는데 역시 오늘도 마찬가지로

두어번 속은 후에야 삿갓봉에 오르게 된다.

 

 

등로에 핀 앵초

 

 

황점마을로 내려갈 수 있는 월성치

 

 

숨바꼭질 하는 삿갓봉

 

 

 지나온 남덕유와 서봉

 

 

10시 20분   삿갓봉

삿갓봉은 예나 지금이나 나무그늘 하나 없어 머리가 벗겨질 지경이다.

정상석 너머로 무룡산방향과 금원산방향, 그리고 남덕유 방향이 보이는데

남덕유 방향이 제일 멋지게 보이지만 정상엔 그늘도 없어 서둘러 대피소로 향한다.

 

 

무룡산 방향

 

 

금원산 방향

 

 

남덕유 방향

 

 

삿갓봉을 지나며 시야가 트이며 이곳에서 보는 능선이 제법 멋지게 보이는데

전방에 무룡산이 높게 보이고 동엽령과 우리가 올라야 할 갈림봉인 백암봉의 모습도 보인다.

우측으로 구불구불한 남령의 모습이 보이고 금원산의 모습이 높게 올려다 보이면 삿갓재에 내려서게 된다.

 

 

 

무룡산과 동엽령 지나 향적봉이 올려다 보이고

 

 

구불구불한 남령과 좌측에 높게 보이는 금원산

 

 

10시 40분   삿갓재 대피소

삿갓재 대피소에 내려선다.

관리공단 직원과 인사를 나누고 이야기중에 설천봉과 향적봉 사이 구간이 통제라는 얘기를 듣게 된다.

이유인즉 새들이 산란기간인데 사람들이 많이 다녀 1년에 딱 1주일 통행을 금지시킨다는 얘기다.

 

이 일을 어쩌나?

막내 귀천님이 얼음물과 식수등 25kg의 등짐을 지고 설천봉으로 올라 향적봉을 지나 백암봉에서

짠~하고 기쁨조로 출현할 계획이었는데.

할수없이 귀천님은 계획을 바꿔 안성에서 동엽령으로 올라 동엽령에서 기쁨조로 활동하기로 하였다.

 

예전에는 대피소에서 식수를 조달한 기억이 있지만 지금은 황점 방향으로 60m 정도를 내려가

참샘에서 식수를 보충해야 한다고 한다. 식수를 보충하고 간식을 즐기며 50여분 휴식을 취하고

11시 30분쯤 출발하며 갈길이 멀다고들 생각치 않는 분위기다.  나중에 어떻게들 하려고...

 

삿갓재 대피소를 지나면 지금은 사용치 않는듯 보이는 헬기장이 보이는데

대간 남진시 저곳에서 비박을 하던 곳이기도 하다.

무룡산 오르는 길은 계단을 만들어 놓았는데 평전에 햇볕이 내리쬐는 것은 변함이 없다.

그나마 대피소에서 많이 쉬었고 완만한 경사를 오르니 그리 힘들것은 없어 보인다. 

 

 

삿갓재 대피소

 

 

설천봉~향적봉 구간 통제 현수막 뒤로 보이는 삿갓봉

 

 

무룡산을 향하여 다시 출발하고

 

 

무룡산의 계단길

 

 

좌측의 남령과 우측의 삿갓봉 너머 남덕유와 서봉이 이제는 제법 멀게 보인다.

 

 

12시 20분   무룡산

무룡산에 올라선다.

예전에 보았던 아담한 정상석과 '무주 27' 이라는 이등삼각점이 보인다.

저 앞에 보이는 동엽령을 지나 백암봉에서 갈라진 귀봉이 보이며 귀봉 뒤쪽으로 이어지는 대간길이 희미하게 보인다.

무룡산에도 역시 나무 그늘이 없고 바람도 불지 않아 서둘러 귀천님이 기다리는 동엽령으로 향한다.

 

 

무룡산 정상석과 삼각점

 

 

무룡산 능선 너머 삿갓봉과 남덕유와 서봉의 봉우리들만 보이니 색다른 모습이다.

 

 

동엽령 너머 보이는 백암봉, 중봉, 향적봉

 

 

이제 저 앞의 봉우리만 넘으면 동엽령 이다.

 

 

동엽령에 내려선다.

 

 

2시 20분   동엽령

저 앞에 귀천님 1,2가 보이는 동엽령에 내려선다.

짧은 인사와 함께 건네주는 500mm 얼린 생수 한병을 받아 순식간에 마셔 버린다.

바람 한점 없는 더운 날씨에 11시간 산행후 받아 마시는 얼음생수의 시원한 맛을 어떻게 표현할까?

 

게다가 우리가 가져가야 할 식수까지 넉넉히 가져와 모두의 물병을 가득 채우게 하고

얼린 과일 통조림 캔을 따서 하나씩 건네며 먹여주니 고마움이 이를데 없다.

동엽령에서 20여분간 휴식을 취하고 귀천님1,2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아쉽게 인사를 나누고 백암봉으로 향한다.

백암봉으로 오르는 등로는 작은 바위들이 있으며 이곳에도 철계단공사를 하고 있어 등로가 어지럽기도 하다.

 

 

동엽령에서의 기쁨조 현장

 

 

귀천님은 안성쪽으로 우리는 향적봉쪽으로

 

 

저만큼 백암봉이 보이고

 

 

계단공사를 하고 있는 백암봉 오름길

 

 

3시 35분   백암봉

백암봉에 올라선 시간이 육십령을 떠난뒤 거의 12시간이 지났나 보다.

파란하늘님은 이 구간을 11시간 30분만에 끝냈다던데 우린 앞으로 11km나 더 가야 한다.

하긴 혼자 내달린 것과 팀이 천천히 가는 것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래도 차이가 너무 나는것 아니가?

힘들어 하는 일행에게 이제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고 산꾼의 거짓말(?)을 하곤 신풍령으로 향한다.

 

 

 

백암봉 안내도

 

 

덕유평전 너머 중봉과 향적봉이 보인다.

 

 

귀봉으로 향하는 신풍령 방향의 이정표

 

 

멀리 흐릿하게 남덕유와 서봉이 보이고 오늘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돌아본 덕유 능선.

 

 

신풍령으로 향하는 능선은 순하고 부드럽다.

중간에 올라야 할 봉우리가 못봉, 대봉, 갈미봉등 몇개 있지만 사실은 그다지 어렵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이미 산행시간이 12시간이나 지났고 더운 날씨에 체력이 고갈된 상황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부드러운 능선 좌우로는 단풍취 밭이다.

마음 같아선 몇봉지 따가고 싶지만 갈길이 멀어 그냥 통과한다.

오래돼 보이는 철쭉나무 군락을 지나 횡경재를 통과하여 안부로 내려서고

올려다 보이는 봉우리를 땀 흘리며 오르면 헬기장을 지나 지봉(못봉)에 오르게 된다.

 

 

 

우측의 중봉에서 내려오면 조그맣게 보이는곳이 백암봉이며 백암봉에서 좌측에 크게 보이는봉우리가 귀봉이다.

대간길은 귀봉에서 사진 앞쪽으로 꺾여 내려오게 된다.

 

 

덕유 능선길

 

 

굵은 철쭉 군락

 

 

횡경재

 

 

올려다 보이는 지봉(못봉)

 

 

지나온 능선

 

 

지봉 전 헬기장

 

 

5시 20분   지봉(못봉)

지봉에 올라섰다. 지봉은 못봉이라 부르기도 하며 지봉으로 불리는 봉우리가 또 하나 있는데

대봉에서 북쪽으로 갈라진 줄기에 자리한 투구봉을 지봉이라 부르기도 하여 혼돈할 수도 있다.

 

이곳에서 뒤돌아 보면 멀리 백암봉에서 이곳까지 부드러운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며

가야할 대봉이 보이고 대봉 좌측으로 투구봉이 이엉지고 대봉 우측으로 갈미봉이 내려다 보이기도 한다.

시간이 늦었으니 이곳에서 야간산행에 대비하고 모여 가기로 한다.

 

1304.7 삼각점봉을 지나면 급경사길을 내려오며 고도를 한참 까먹으면 월음령에 내려서고

다시 고도를 높이면 신풍령 3.6km 남았다고 알려주는 이정표를 볼 수 있는 대봉이다.

 

 

지봉 정상석 너머로 백암봉, 중봉,향적봉이 차례로 보인다.

 

 

백암봉에서 이어진 능선

 

 

1304.7 삼각점봉을 지나

 

 

월음령을 지나고

 

 

지나온 능선길을 뒤돌아 보며

 

 

6시 45분   대봉

대봉에 올라서서 랜턴을 꺼내 주머니에 넣고 후미에 선다.

능선 뒤로 숨는 햇빛에 반사되는 산그리메가 멋지게 보여 잠시 바라보다 다시 걷는다.

등로 옆 숲속에는 초록색의 풀밭이 펼쳐지고 있어 푹신하게 보이고 어느덧 마지막 봉우리인 갈미봉에 오르게 된다.

 

 

대봉에서 저녁빛에 물든 지나온 산그리메에 취한다.

 

 

푹신하게 보이는 숲속의 풀

 

 

변함없는 갈미봉 정상석

 

 

신풍령 2.6km남았다고 알려주는 이정표

 

 

뒤돌아 본 갈미봉

 

 

마지막 삼각점봉 1039.3봉

 

 

7시 20분   갈미봉

오늘 마지막 봉이라 할 수 있는 갈미봉을 오르고 변함없는 정상석을 힐끗 살펴보고

1039.3 삼각점봉을 지날땐 이미 날이 어두워져 이후 사진은 찍을수가 없었다.

 

랜턴 불빛에 의지해 조심스레 길을 따르면 육십령을 출발하여 등로 좌우에 펼쳐지는

그런 소나무와 잎갈나무들이 좌우에 펼쳐지며 빼재에 내려선 시간이 8시 40분이니

육십령에서 산행 시작후 꼭 17시간이 지난 시간이다.

중간에 식사 두끼를 하고 또 많이 쉬었으므로 산행시간을 단축할 수도 있겠으며

또 소수의 인원으로 산행한다면 산행시간은 달라질수 있겠다.

 

아뭏든 장거리의 산행을 아무 탈없이 무사히 마치게 되어 다행이란 생각이다.

서둘러 대전으로 이동해 여태 찌든 땀을 씻어내고 해장국으로 간단히 뒤풀이겸 식사를 마치고

귀가길에 오르며 덕유산 구간의 대간길을 마감한다.

 

에버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