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그린 산행스케치

추억의 백두대간 2

[ 백두대간 13구간 산행스케치 ] 개터재, 백학산, 지기재, 신의터재

에 버 그 린 2012. 7. 18. 01:05

[ 백두대간 13구간 산행스케치 ] 개터재, 백학산, 지기재, 신의터재  

 

산행일자 : 2012, 7, 15 (일)
산행구간
개터재 ~ 백학산 ~ 개머리재 ~ 지기재 ~ 신의터재         

             도상거리 약 18km     지도  1/50,000  김천, 상주  

산행인원 : 추억의 백두대간

     : 오전에 비, 오후엔 흐리며 비 오락가락.

 

 

13구간 산행지도

 

 

며칠전부터 일기예보를 열심히 살펴보았지만 온통 비가온다는 얘기뿐이다.

그것도 남부지방과 충북지방에는 80~120mm 많게는 150mm 이상 폭우가 오는곳도 있겠단다.

아무리 중화지구라고 불리는 구간이지만 폭우가 내린다니 우중산행이 걱정되기도 한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산행거리가 약 18km 정도로 다소 짧다는게 위안이 된다.

 

일행을 태운 차가 빗속을 조심스레 달려 추풍령휴게소에 멈추어 선다.

이곳에서 눈을 더 붙이고 난후 밖을 보니 아직도 비는 내리고 있으며 하늘은 시꺼멓다.

이 비를 맞으며 산속에서 아침을 먹느니 이곳에서 라면과 도시락으로 이른 아침식사를 하기로 한다.

 

 

추풍령휴게소의 비오는 아침풍경

 

 

6시 30분   개터재

지난 구간의 종점인 개터재에 다시 도착하여 중무장으로 비에 대비하고 산길로 들어선다.

산행중에 비가오면 귀찮아지지만 오늘처럼 아예 산행시작부터 비가오면 모든 상황을 포기하게 되니

오히려 산행에 임하는 마음은 홀가분하게 되며 우중산행을 즐길수 있다.

 

오늘은 비에 대비해 똑딱이 카메라를 준비했다.

예전엔 이 카메라를 사용해도 사진이 잘나왔는데 DSLR을 사용한후 부터는 이 카메라를 사용하면

흔들리게 되어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 아직도 내공이 한참 부족한 모양이다.

 

 

개터재 출발

 

개터재를 출발하여 산길로 들어선후 얼마 지나지 않아 등로옆에 영지버섯이 보인다.

적당한 크기도 있고 또 조금은 작게 보이는 것도 있어 일행이 적당한 크기만 몇개 채취하였다.

등로는 작은 수로를 이루고 있어 발걸음마다 철퍼덕 거린다.

 

 

7시 45분   윗왕실재

동물이동통로로 보이는 구름다리가 나오니 이곳이 윗왕실재이다.

예전에 남진시에도 이 다리가 있었고 다리위에서 보는 모습도 괜찮았던 기억이 있다.

윗왕실재를 지나 지루하게 느껴질만큼 능선길을 따르면 백학산에 오르게 된다.

 

 

윗왕실재

 

 

윗왕실재 동물이동통로

 

 

8년전 윗왕실재를 지나며 찍은 사진

 

 

오늘 윗왕실재에서 찍은 모습

 

 

9시 20분   백학산

옛날에 백학이 많이 날아왔다고 해서 백학산이라 불렀다고 하며

오늘 산행구간에서 유일하게 산이름의 명찰을 달고 있는 산이기도 하다.

높이는 615m밖에 되지 않지만 이 지역 자체의 해발고도가 높지 않으므로

이곳을 오르는 길은 만만치 않게 느껴진다.

예전에 이길을 걸었던 지인의 산행기를 잠깐 보면 재밌는 표현이 있어 빌려왔다.

 

" 오늘의 정상은 해발 615m 백학산이야.

  숲에 가려서 주변의 산들이 거의 안보이는데 제일 높아 보이는 산이 나오면 저것이 백학산 일 것이라는 짐작으로

  부지런히 쫓아가 보면 또 더 높은 산이 저만큼 버티고 있더라구.

 

  615m면 어디가서 백두대간에 있다고 명함도 못내밀 높이인데 이곳에서는 지가 짱이라고 좀처럼 모습을 안보여주네.

  괘씸한 것이 아주 꼴값을 떨어요!^^

  그 빌어먹을 백학산! 쪼마난 놈은 가도가도 안보이는 거야.

  나, 참 더러워서!!!

  아니! 615m 밖에 안되는 것이 왜 그리 유세를 떨어?

   

  윗왕실에서 한시간 정도 헥헥거리며 올라왔더니 히쭈구리한 산봉우리 하나가 자기가 백학산이라고 명찰을 달고 있더구만.

  나는 그 봉우리도 개털봉우리 인 줄 알고 휘딱 넘어갈려고 했는데 985월 상주시청산악회에서 대리석 명찰을 달아주었더라구.

  그 옆에는 대리석보다 훨씬 고참인 듯한 하얀 나무표지판이 있는데 어떤 나뿐 사람들이 산악회 명칭인 세 글자를 지우고 "산악회"만 남겨놓았어.

  그래도 그런 것을 세울려면 여간 정성이 들어간 것이 아닐텐데 그런 못된 짓을 하다니.....

 

  아무튼 백학산은 두 개씩이나 되는 명찰을 달고 있었어.

  백학산! 너 참 대접받는다.

  615m 짜리 꼬마가 근사한 명찰을 두 개씩이나 얻어달구!

  난장이만 사는 동네에서는 숏다리가 왕이라구! 고것 참!!! ^^      

 

   - 구름나그네님 산행기 중에서 -

 

 

백학산에서 '국태민안'의 제를 묵념으로 대신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후 출발하기로 한다.

비가와서 몸을 축이러 나왔는지 큼직한 두꺼비 한마리가 나무 밑에 웅크리고 있다.

 

 

백학산 정상 모습

 

 

백학산에서의 '국태민안, 경제회복, 독도사수'를 외치고

 

 

웅크리고 있는 두꺼비.

불청객들의 왁자지껄한 소리에 놀랐는지 꿈쩍도 않는다.

 

 

백학산을 출발한지 채 몇분되지도 않아 좌측계곡에 물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예전에 지인은 이곳을 지나며 역시 비가와서 구정물이 된 계곡물을 받았었다는 산행기 생각이 나기도 한다.

물흐르는 소리를 뒤로하면 이내 임도가 나타나고 표지판이 보이는데 이곳의 표지판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표지판에는 '지기재'로 써 있지만 '개머리재'가 맞는다고 봐야 한다.

 

임도를 잠시 따르다 다시 산길로 들어서는 입구에도 표지판이 있는데

개머리재 방향으로 윗왕실재 라고 써있으니 혹시라도 이곳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조심해야 하겠다.

 

 

지기재라고 써있으나 개머리재가 맞다고 봐야한다.

 

 

윗왕실은 아까 지나왔으니 개머리재로 바꾸어 놓아야 맞다.

 

 

비오는 숲길을 마치 환상에 빠진듯 그렇게 50여분을 걸으면

환상에서 깨라는듯 임도에 나오게 된다.

인삼밭을 지나게 되며 빨간 열매같이 보이는 인삼꽃을 보기도 한다.

송이 송이를 종이로 정성스레 싼 포도밭을 지나면 개머리재에 도착하게 된다.

 

 

 

 

인삼밭과 인삼꽃

 

 

종이로 포도송이를 싼 포도밭

 

 

개머리재에 내려섰다.

 

 

10시 40분  개머리재

이 동네의 지형이 개머리의 형상이라고 개머리재라고 한단다.

개터재를 지나고 이곳은 개머리재라고 하니 아마 이동네는 개와 관련된 지명이 많은가 보다.

소정리와 대포리를 이어주는 개머리재를 건너 좌측엔 사과나무와 우측엔 포도밭이 있는

콘크리트 길을따르다 숲길로 들어서고 임도를 두차례 지나며 산길을 걸으면

다시 임도에 내려서고 저 앞에 이동통신 안테나가 보이며 곧 지기재에 내려서게 된다.

 

 

 

개머리재의 이정표인데 화살표가 있으면 어찌하라는 건지?

 

 

임도를 따르기도 하고

 

 

마치 수양버들을 연상케하는 싸리꽃

 

 

지기재에 내려서며 뒤돌아 본 이동통신탑

 

 

11시 40분   지기재

지기재에 내려섰다. 개터재를 출발한지 5시간 10분이 소요되었다.

지기재는 동네 뒷산에 도둑이 많이 나왔다 하여 한 때 적기(賊起)재라고도 불렸다고 하며

지금은 마을 이름을 따 지기재라 부른다고 한다.

지기재에는 분수령임을 알리는 이정표가 있으며 좌측은 금강으로 우측은 낙동강으로 흐른다는 표시가 있다.

비를 피할수 있는 버스정거장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마치고 잠시 쉬어간다.

 

 

 분수령임을 알리는 지기재의 모습

 

 

 지기재의 버스정거장

 

 

백두대간 안내도

 

 

지기재에서 다시 숲길로 들어서자 빛바랜 조은산님의 표지기가 맞이하고

그옆에 친구 해주는 객꾼님의 표지기가 나란히 붙어있다.

임도를 지나고 신의터재 3.2km를 알리는 표지판을 지나면

흙과 바위의 색깔이 자주빛을 띠는 슬랩지대를 지나게 되며 신의터재 2.8km 알리는 표지판에서 잠시 쉬어간다.

 

어느새 빗줄기는 조금 가늘어졌으며 걷기 좋은 소나무슾을 지나 임도와 포도밭을 지나면

조금전에 2.2km 남았다던 신의터재가 다시 엿가락처럼 늘어나서 2.5km남았다는 이정표를 보게 된다.

이곳의 이정표는 백학산을 넘는순간 뒤죽박죽이 되어 믿을만한 것이 전혀 없으니

상주시의 관련 부서는 백두대간의 큼직한 화강암 표지석만 신경쓸것이 아니라 당장 이정표부터 신경써야 할 것이다.

 

 

신의터재 0.6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면 지기재 산장 광고판이 보이고 곧이어 거대한 크기의

화강암으로 만든 신의터재 표지석이 나타나며 그 뒤의 신의터재로 내려서게 된다.

 

 

 

 조은산님과 객꾼님의 표지기

 

 

 임도 좌측의 허물어진 계단을 오르게 된다.

 

 

 신의터재 3.2km를 알리고

 

 

 붉은 자주색을 띤 슬랩지대

 

 

 이곳에서 잠시 쉬어가고

 

 

 걷기 좋은 소나무 숲길을 따라

 

 

 2.2km

 

 

 임도를 잠시 따르면

 

 

 2.5km   임도 걸은만큼 늘어났다.

 

 

 0.6km  

 

 

 지기재산장 안내판

 

 

큼직한 화강암의 백두대간 표지석

 

 

1시 50분   신의터재

신의터재에 내려섰다.  개터재를 출발하여 7시간 20분 정도 걸었다.

오늘 산행길이도 비교적 짧고 비가온 관계로 조망이 없어 중간에 많이 쉬지도 않아서인지

비교적 이른 시간에 산행을 끝낼수 있었다.

 

 

 

 신의터재 모습

 

 

 신의터재 유래

 

 

 큼직한 표지석

 

 

 주변에 팔음지맥의 팔음산이 있어 포도의 이름이 팔음산포도가 되었다. 마치 운악산 포도처럼,

 

 

 신의티. 아담한 모습이 오히려 더 정이 간다.

 

 

 

예전엔 저 정자대신 흔히 등나무와 같이 볼 수 있는 형태의 휴식공간이 있었다.

 

 

 

예전의 신의터재 모습

 

 

상주로 이동해 기맥산행을 하며 몇번 가본적이 있는 목욕탕에서 빗물과 땀을 씻어내고

역시 몇번 들렸던 황태해장국집에서 뒤풀이겸 저녁식사를 마치고 이른 시간 귀가길에 오르며

빗속에 몸을 맞긴 대간 13구간의 산행을 마감한다.

 

에버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