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희님 헌정산행 스케치 ] 정족산
산행일자 : 2019, 11, 2~3(토,일)
산행구간 : 양산 백학리 콩각시농장 ~ 정족산 ~ 콩각시 농장
산행거리 약 8km 지도 1/50000. 양산
산행인원 : 준,희님을 비롯한 전국 산꾼 140여명과 함께.
날 씨 : 맑음.
정족산 산행지도
지난해, 2018년 늦가을쯤 준희 선배님과 통화중 2019년도 봄즈음에 전국 모임을 가질 예정이라는
얘기를 하셨는데 11월 2일~3일 1박2일 모임을 갖게 되었다.
산줄기 답사를 하는 산꾼들에게는 친숙한 팻말의 주인공인 준희 선배님은 본명이 최남준으로
부인과 사별 후에 본인과 부인의 이름 끝자를 따서 '준,희'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며 부인과 함께라는 뜻으로
표지기와 팻말을 만들어 전국의 산길과 봉우리에 걸어 두어 후배 산꾼들의 길잡이가 되고 있다.
또한 백두대간을 비롯한 산즐기에 샘터를 파고 정비하는 일까지 하시었다.
이날 모임 장소에는 준희선배님의 헌정산행에 동참하고 축하하려고 전국에서 140여 명의 산꾼들이
몰려 들어 함께 식사하고 이야기들을 나누느라 밤이 깊은줄 몰랐다.
준희 선배님이 인사말씀 도중 벅찬 감정이 폭발하여 흐느끼던 모습에 눈시울을 붉히는 이들도 많이 보였다.
이튿날 정족산 합동산행을 마치고 점심식사후 아쉬운 인사들을 나누며 모임을 마치고
돌아서는 모습을 바라보는 준희선배님의 표정은 고마움과 훈훈함이 배어 있었다.
<국제신문 기사>
원로 산악인 헌정모임에 전국 내로라하는 산꾼 양산 집결
본지 근교산 2대 산행대장 역임, ‘준·희’로 유명 최남준 씨 주인공
- 국제신문
-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
- | 입력 : 2019-11-03 19:50:36
- | 본지 2면
- 30개 전문답사회원 150명 참석
- ‘홀대모’ 방장 1년 전부터 준비
- “소중한 인연 다시 만나 기뻐”
한반도 전통 산줄기 개념인 백두대간·정맥·지맥
등을 찾아 우리 땅의 역사와 아름다움을 기록해온 이들이 오랜 기간 산행할 때
길잡이 역할을 해준 부산의 원로 산꾼을 기리는 헌정 모임을 마련했다.
지난 2일 전국의 내로라 하는
산꾼 150여 명이 경남 양산시 정족산 자락에 위치한 한 농장으로 모여 들었다. 이들은 베테랑 산악인이자 국제신문의 인기 코너인 ‘근교산’ 시리즈에 제2대 산행대장으로 활약했던 최남준(77) 씨에게 바치는 헌정 산행을 겸한 만남의 장에 참석하고자 전국에서 먼 길을 마다 않고 달려왔다. 최 씨는 전국 아마추어 산꾼들에겐 이름보다 안내판 ‘준·희’로 더 유명하다.
이번 행사에는 홀대모(홀로 대간 정맥 기맥 지맥을 하는 사람들의 모임) 감마로드 J3클럽 신산경표 등 전국의 이름난 30여 개 산줄기 전문 답사 모임의 회장과 회원이 참석했다. 가까운
부산과 울산 경남은 물론 충청도와 제주도 서울·경기지역까지 전국 사투리를 한자리에서 다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최 씨 ‘제자’는 전국에 골고루 있다.
이 자리를 마련한 ‘홀대모’ 카페의 방장 홍성오
씨는 “최 선생님은 전국 산줄기는 물론 해외 산행까지 다니며 30년간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며 “최근 건강이 나빠진 최 선생님이
더 늦기 전에 전국 산꾼 모임을 하고자 하는 계획을 내비쳐 1년 전부터 이번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양산 비석봉에 있는 준·희 안내판. |
최 씨는 산꾼들이 길을 찾기 어려운 작은 산줄기의 갈림길이나 이름 없는 봉우리마다 ‘안내판’을 매달았는데 자신의 이름에서 ‘준’ 자를 따고 고인이 된 아내의 이름에서 ‘희’ 자를 따서 만들었다.
A4용지 크기의 이 흰색 안내판이 그동안 대간과 정맥 등에서 산꾼들의 길잡이가
되어줬다. 대간은 백두산~지리산을 잇는 백두대간을 말하며
그로부터 갈라져 각각의 강을 경계 짓는 산줄기를 정맥이라 지칭한다. 정맥에서 갈라진 산줄기가 기맥과
지맥이다.
평생에 걸쳐 남한 구석구석 아름답고 소중한 산줄기를 찾아다닌 최 씨는 인사말에서 “그동안
만난 소중한 인연들을 이 자리에서 다시 보게 돼 너무 기쁘다”며 “이런
기회가 다시 찾아올지 모르겠지만 모두가 친구가 되어 인연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이에 전국에서 ‘준·희
선생님’을 만나기 위해 한달음에 달려온 산꾼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으로 보답했다.
백두대간 개념을 체계화하는 데 앞장섰던 ‘신산경표’의 저자이자 같은 이름을 단 답사 모임 대표인 박성태 씨는 “최 씨는 전국 산줄기 안내판 설치는 물론 이름 없는 산에 이름을 붙여주었고 전국 능선의 작은 샘을 식수로 쓸 수 있는 번듯한 샘터로 만드는 등 산꾼들의 등불 같은 존재”라며 “이런 노고가 있었기에 우리가 편하게 산에 오를 수 있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공식 행사에 이어진 식사 자리에서 몇 순배 술이 돌자 산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산 이야기로 밤이 깊도록 이야기꽃을 피웠다.
3일에는 등산화끈을 조여 매고 양산 정족산 산행을 마친 뒤 아쉬움을 뒤로 하고 각자의 삶터로 향했다.
산줄기 어딘가에서 또 만나자는 인사와 함께.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
< 서성수님의 헌정시 >
--- 준.희님 헌정 산행에 부쳐 ---
서성수
당신은 큰 산 입니다
사람보다 큰 산이 있습니다.
산보다 큰 사람이 있습니다.
큰 산이 사람을 불러 모읍니다.
산을 닮은 마음을 키워줍니다.
큰 사람이 산을 빚습니다.
산줄기를 풀어냅니다.
골짜기를 밀어냅니다.
봉우리를 당겨 올립니다.
당신은 산입니다.
산이 잉태한 샘이 있습니다.
억겁 세월을 인내한 고통이
오히려 달디 단 약수를 내어줍니다.
아이를 받아내듯 샘을 찾아서 만들고 가꾸고 돌봅니다.
산사람들의 생명수를 구하는 지극한 정성입니다.
당신은 그런 산입니다.
이름을 불러주는 순간 산은 우리들 안으로 들어옵니다.
모르고 지나칠 봉우리의 얼굴마다
이름을 지어주고 붙여주고 자리를 찾아줍니다.
그 뜻과 마음을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그 사랑과 관심은 달리 표현할 수가 없는 열정입니다.
지난 세월 산과의 운명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얼마나 많은 샘터를 찾아 다녔는지
그 땀이 얼마나 진한 것이었는지
얼마나 많은 곳에 명찰을 들고 올랐는지 모릅니다.
그 수고가 얼마나 커다란 무게를 가졌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모르면서도
당신의 골짜기가 깊고 풍부한 계곡물을 얼마나 품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당신의 봉우리가 구름을 뚫고 얼마나 솟아 있는지도 모르면서
손때가 묻은 표지기 하나 어느 산줄기 갈림길에서
바람에 흔들리면서도 한 줄기 빛으로 산길을 밝혀줄 것을
땀내 스며든 표지판 어느 봉우리에서 거친 폭우 이겨내면서
고마운 동행이 되어줄 것을
바위틈 석간수들이 모여 스며든 샘터에서 긴 가뭄 견디며
감로수로 목을 축여줄 것을 알고 있습니다.
산꾼의 정겨움도 미더움도 부러움도 모두 당신을 통해 배웁니다.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 이야기합니다.
준.희 당신의 이름을 아는 것만으로도 자랑스러운 까닭입니다.
산을 사랑하는 마음을 얼마나 따스한 온기로 나누어주는지
‘그대와 가고 싶은 산 그리움으로 솟아나고
그리움, 보고 싶은 마음!‘
표지기 하나에 배어 있는 절절함
먹먹함을 또 어떻게 할까요.
에베레스트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 속 당신의 모습에서
비로소 당신의 위안을 봅니다.
비로소 당신의 평온을 봅니다.
준.희님 당신은 큰 산입니다.
어느 산줄기에도 없는 큰 산입니다.
그러면서 어느 산줄기에나 있는 더 큰 산입니다.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 한대장님의 헌정문 >
< 헌정산행 참가자 >
< 행사사진 >
준희 선배님 표지판,표지기
명찰
참가 명패들
방명록에 서명도 하고
숙소에 배낭을 풀고
단체사진
천성산 방향
정족산 정상석
정족산 태극기
행사를 마치고 준희 선배님과 달인클럽과 함께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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