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구간 : 시암재-상선암-우번암-종석대-노고단-문수암-질매재-피아골-직전마을
산행인원 : 31명(대구14명,수도권17명)
날 씨 : 맑고 무더움
조금은 불편하게 이동하게 되었다.
지난번에도 높은산님 일행을 만났었는데 오늘 역시 팔공기맥을 하는
높은산님 일행을 만나게 된다.
높은산님 일행도 다음주에는 지리에 든다고 하신다.
05:30
더운 날씨가 밤에도 이어져 버스에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뒤척이다
시암재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5시30분정도이다.
주위가 아직 밝아오진 않았지만
여명에 모습을 보여주는 만복대의 능선이 웅장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잠시후에 대구팀이 도착되고 반가운 인사를 나눈뒤
식당앞의 식탁에서 이른 아침을 마치고 버스로 상선암 입구까지 이동한다.
시암재에서 구례방향으로 내려오다 보면 입산통제를 알리는 간판이 있으나
상선암까지는 일반인의 통행이 허용되고 있다.
만복대의 여명
상선암 입구
06:50
돌계단 몇개를 올라 산길로 들어서 4분 정도 지난후
무서운 영화에 나올듯한 다리를 건너 10여분 오르면
위쪽에 상선암이 올려다 보인다.
경내를 한바퀴 둘러보고 앞뜰의 물을 한바가지 들이킨후 앞사람을 따라
사면을 돌아서자 진흙으로 담을 바른 움막같은 암자가 하나 또 나오는데
그길이 아니라고 뒤에서 "빽" 소리가 들린다.
다시 상선암으로 돌아가 상선암 우측 위쪽으로 이어진 등로를 따라 오른다.
표지기도 한두장 보이고 능선으로 이어지는 등로가 어느순간 희미해져
능선을 고집하며 계속 오르면 길인지 동물들이 다니는 길인지 모를
희미한 등로를 따르다가 처음으로 시야가 트이는 전망대에 올라선다.
상선암 전경
또 다른 움막
성삼재 오르는 길
08:50
이 전망대에서 다시 2~3분 오르면 전망대가 하나 더 나타나며
곧이어 마치 입구가 까페 정원처럼 아담한 우번암에 도착한다.
우번암 입구에는 대여섯평되는 텃밭이 있고 그 텃밭 끝쪽에는
동자꽃을 비롯한 둥근이질풀과 원추리등이 꽃밭을 이루고 있다.
마침 스님이 공양쌀을 씻기위해 샘터에 앉아계신지라 간단히 인사후
소란스럽게 해서 미안하다라고 말하니 미소를 지어 주시며 괜찮으니
개의치 말라 하시는데 그 미소가 마치 어린아이의 미소 같다.
우번암의 물맛은 이날 돌아본 3개의 암자들중 단연 첫손가락으로 꼽혔다.
전망대에서 본 왕시루봉과 형제봉
전원까페 분위기가 물씬풍기는 우번암 입구
텃밭과 우번암자
우번암
우번암 옆의 또 다른 돌로 만든 집
약간의 시주를 하고 나선 등로는 상선암에서 우번암으로 향하는 등로와는 다르게
선명하고 사람이 많이 다녔는지 일반등로와 별차이가 없다.
뚜렷한 등로를 따라 오르면 바위 봉우리인 종석대가
올려다 보는 이의 눈을 압도하며 내려다 보고 있다.
초원지대에 무수히 피어난 야생화의 물결이 종석대와 어울려 한폭의 그림 같지만
사진 실력이 모자라 서툴게 담아올 수 밖에 없슴이 아쉽다.
코재위의 물가에서 간단히 땀을 씻어내고 노고단으로 오르는
등산 인파에 같이 파묻힌다.
종석대1
종석대2
10:10
노고단의 인파속에서 인원점검을 마치고 큰길따라 안테나 밑의 헬기장에 도착한다.
종석대와 심원계곡사이를 구름이 경계를 이루어 멋진 풍경을 만들고 있으며
저 밑에 보이는 노고단 고개에도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데
이곳 헬기장 주변에는 수많은 원추리와 둥근 이질풀등이 한가로운 화원을 이루고 있다.
심원계곡
노고단1
노고단2
헬기장에서 20여분간 휴식을 취한후 문수암을 향한다.
등로 양쪽에 드넓게 펼쳐진 원추리 군락에 벌어진 입을
한참이 지나서야 제대로 닫을 수가 있었다.
10:55
참선수행중이라는 안내판에 모두 발자국소리는 물론 숨소리조차 죽여가며
암자를 둘러본다.
지리산 기도터의 모든 공통분모를 갖추고 있는 문수대는
그러나 다른 기도터와는 다르게 굉장히 말쑥하다는 인상을 주었고
다른 기도터보다 잘 다듬어져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문수암 입구
문수암 전경
문수암뒤의 암벽과 소나무
문수암을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밑에서 5갈래로 줄기가 뻗친
큰 나무가 있는 위치에 도착하니 혼란스럽다.
좌측 위로 표지기가 2장이 붙어있고 우측 밑으로도 표지기가 붙어있다.
돼지령과 질매재가 갈라지는 3거리는 아직 멀은것 같은데
양쪽으로 표지기가 있으니
위,아래를 조금씩 진행해본 선두가 길이 아닌것 같다고 한다.
우측의 표지기를 따른다.
누가 지리의 한자락이 아니랄까봐 미끄러운 너덜길의 연속이다.
길같지 않은 길을 가다가 오늘도 역시 결국은 빨치산행으로 바뀐다.
우측으로 한동안 사면을 따라 빠지다가 희미한 자국을 따라 위로 올려 붙으니
좌,우로 비교적 뚜렷한 등로가 나오고 윗쪽으론 흰 팻말이 있었으나
사진을 찍지 못하였다.
생각컨대 아까 5갈래의 나무 지점에서 좌측 윗지점으로 향했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지점에 도착하지 않았나 싶다.
이곳에서 점심을 마치고 돼지령과 질매재의 갈림길까지는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원래는 이곳에서 돼지령으로 올라 삼도봉과 불무장등아래로 무착대를 지나
직전마을로 떨어지려 했으나 더위가 심하니 일찍 내려가 시원한 막걸리를 마시자는
의견에 따라 질매재에서 피아골 대피소로 내려서기로 한다.
능선길은 숲이 우거지고 바람도 살살 부니 지리산 등로중 이런길이 또있을까 싶어
룰루랄라 진행하여 질매재에 내려선다.
질매재엔 흔한 이정표 하나없이 피아골 대피소 방향은 숲에 가려 보이질 않지만
초입만 통과하면 길 흔적이 뚜렷하다.
하지만 전형적인 너덜이 시작되며 길흔적은 없어지고 곳곳에 고로쇠수액 채취호수가
여기저기 어지럽게 나타나고 마른계곡의 끝이 어딘지 모르게 너덜은 계속 이어진다.
땀은 비오듯 떨어지는데 무슨 계곡이 물 한방울 없는 계곡이 있냐고 투덜대며 내려오다
스텝이 엉켜 그만 앞으로 곤두박질 한다.
그 짧은 순간에 많은 생각이 스치는데 얼굴을 다치겠다는 생각에 반사적으로
손을 가슴쪽으로 디딘후 몸이 멈추었는데 큼직한 바위들이 코앞 10cm 앞에 다가와 있다.
무릎과 정강이가 아프지만 직감적으로 큰 부상은 아니란걸 안다.
뒤에서 괜찮으냐는 소리가 들린다.
괜찮다고 답하고는 바지를 올려보니 무릎과 정강이에 약한 찰과상과 피멍이 조금 보인다.
이정도면 넘어진 강도에 비해 지리산 신령님이 보호해 주었다고 생각이 된다.
넘어진 이후론 당연히 자세가 엉금엉금 기는 자세가 된다.
13:30
그렇게 얼마를 내려오니 저 앞에 사람소리가 들리며 피아골 대피소가 눈에 들어온다.
모두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휴식을 취하곤 지루한 계곡길을 내려 온다.
적당한 곳에서 땀을 씻어내고 뒤풀이 장소로 이동후
대구에서 공수한 동막막걸리와 별미인 올갱이수제비로 뒤풀이를 마치고
창밖의 노고단 능선을 바라보니 오늘 함께 걸었던 반가운 얼굴들이 하나 둘 스치며 지나간다.
항상 반가운 대구님들과 수도권님들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피아골 대피소
피아골 대피소 앞의 돌탑
피아골1
피아골 구름다리
피아골 삼홍소
피아골 입구
구례방면 시간표
에버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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