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그린 산행스케치

지리산

[ 지리산 둘러보기 12 산행 스케치 ] 장당골,써리봉

에 버 그 린 2007. 10. 27. 11:22

  

[ 지리산 둘러보기 12 산행 스케치 ]

 

산행일자 : 2007, 6, 6 (수)

산행구간 : 내원사-장당골-무재치기폭포-치밭목산장-써리봉-황금능선-중봉골-중산리

산행인원 : 대구,부산,수도권 합동

     씨 :  맑음

 

 

 

지리나 설악은 1년 중 이런저런 이유의 입산금지로 몇 달 동안 못 들어가게 된다.

몇 차례 얘기는 나왔으나 다시 지리를 찾게 된 것은 7개월 만의 일이다.

대구와 부산,수도권의 몇 사람이 모여 미니 합동산행을 갖기로 한다.

 

밤새 달린 버스가 내원사 입구에 도착한 시간이 04:00가 조금 넘고 있다.

주섬주섬 산행 준비를 마치고 이른 아침식사를 마치니 마침 부산에서 4명이 도착하여

식사준비를 하고 있다.

 

 내원사 입구 내원교 

 

 장당골


 보물 1113호 삼층석탑

 

 장당골 입구 

 

 

05:50

보물 1113호 삼층석탑이 있는 내원사 경내를 한 바퀴 돌고 나와 화장실 아래쪽의 임도

입구로 들어선다.

포장된 도로는 곧 비포장도로로 바뀌지만 잘 다져지고 타이어 자국도 있어 위쪽에 사람들이

많이 다닌 모양이다.

 

도로는 시멘트다리(잠수교 형태)를 몇 번 건너고 이제 시멘트다리 대신 큼직한 돌(바위?)

징검다리를 건너게 되는데 그 징검다리 위에서 이불 빨래를 해도 될 만큼이나 넓어

빨래터를 연상케 한다.

 

에메랄드 빛을 띠는 계곡물에 여기 저기 카메라를 들이대느라 모두 바쁘다.

계곡 건너 숲 속에는 큼직한 동굴이 하나 보이는데 혹시 반달곰의 서식처가 아닐까?

이른 아침에 어딜 가는지 촉촉한 땅 위에 지네 한 마리가 기어간다.

한약방에 가면 저런 넘들이 고무줄에 다발로 묶여 있던데.

 

 

 

 

 동굴

 

 지네
 

 

맑은 계류를 징검다리로 몇 번 더 건너면 길은 우측으로 꺾이며 좌측으론 묘지가 한기 보인다.

계곡 사이로 보이는 저 끝은 멀기도 한데 안개에 가려 어디쯤인지 구분도 할 수 없다.

 

06:50

출발한지 한 시간쯤 지나 감나무로 보이는 나무를 많이 심어 놓은 독립가옥이 한 채 보이지만

문이 모두 닫혀있고 사람이 있는것 같지는 않다.

임도는 그 집 좌측으로 이어지고 허름한 집을 한 채 더 지나며 곧 우측으로 휘어진다.

 

길 가운데 꿀풀이 가득 피어있는 곳을 지나 약간 오르막 길이 이어지며 길 옆으로는

낙엽송인 이깔나무가 하늘 높이 솟아 있다.

이 언덕을 넘으면 다시 좌측으로 계곡이 보이는데 먼저 도착한 사람들이 쉬고 있다.

이곳에서 잠시 쉬고 있으니 부산팀이 도착하여 부산팀과 함께 잠시 더 쉬고 출발한다.

 

 

 끝이 어디인지 보이지 않는다

 

 독립가옥

 

 

 

07:30

이곳부터는 사람이 잘 다니지 않았는지 임도에 풀이 가득하여 신발과 바지가 이슬에

축축하게 젖어 든다.

곧 이어 와폭을 지나며 잘 나 있는 임도를 따르다 보니 무재치기 폭포에서 이어지는

한판골 합수부를 어느 틈에 지나친 것 같다.

 

산뽕나무에 오디가 열려있지만 아직은 빨간색이라 입에 넣기가 이르고 주변엔 머위밭을

이루고 있는데 크기가 장난이 아니다.

좌측 숲에는 지리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잣나무 숲이 보이고 계속 이어지는 임도 좌측의

산죽밭 사이로 황금능선 방향으로 이어지는 듯한 산길이 보이고 그 지점에서 우측으로 조금

꺾이며 앞에 계곡물이 흐르며 이제까지 우리를 인도하던 임도는 끝이 난다.

 

그 지점에서 간식을 즐기며 휴식을 취하는 동안 대구팀의 이한성 형님이 도착한다.

형님과 같이 잠시 휴식을 더 취하고 계곡을 건너 본격적인 산길로 들어선다.

 

 

 와폭

 

 잣나무 숲

 

 임도가 끝나는 지점의 계곡


 

08:30

계곡을 건너 좌측으로 이어지던 산길은 고도를 조금씩 높여가며 키 작은 산죽을 지나기도 하고

잡목을 헤치다가도 발 밑에 빈 껍데기 잣송이가 수북한 잣나무 숲을 지나기도 한다.

좌측의 계곡 물소리는 점점 희미해지며 언제부턴지 들리지 않는다.

 

작은 물줄기 자국을 따라 오르던 선두가 멈추어 섰다.

이제 산길의 흔적도 찾을 수 없단다. 이리저리 살피다 우측의 능선으로 올라 붙기로 한다.

배낭을 내려 물 몇 모금을 마시고 모자를 꺼내 쓰고 장갑을 낀다.

 

어느 정도 헤칠 수 있는 산죽의 밭으로 뛰어들며 능선 사면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하늘금은 저만큼 보이는데 산죽의 틈은 점점 더 좁아져 한치의 빈 공간도 내주지 않는다.

~. 헉헉~.  내뿜는 숨소리와 괴성들이 오히려 산죽 뚫기를 즐기는 느낌이다.

 

어느 정도 올랐을까. 오래된 듯한 멧돼지 보금자리로 보이는 곳을 지나게 되는데

이후로는 산죽의 높이가 더 높아져 하늘도 보이지 않고 바로 앞에 가는 사람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산죽의 높이가 나보다 1m는 더 높아 보인다.

 


 잣나무 숲길

 

 지독한 산죽 밀집지대

 2m도 훨씬 넘는 산죽지대
 

10:04

약 한 시간을 조금 넘겼을까?

능선에 올라 허리춤 높이의 산죽지대에 오르니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

능선에 오르면 길이 나오길 기대했지만 역시 길은 없었다.

다시 산죽을 헤치며 1217봉에 도착한다.

 

옆의 능선이 보이고 나무 틈 사이로 비둘기 봉이 보인다.  휴~.

능선에 길이 있을텐데 생각하며 좌 우를 살피니 우측으로 약간 아래 사면에 희미한 길이

보인다. 그 길을 잠시 따르면 시야가 확 터지며 전방에 헬기장이 나타나고 비둘기봉과 써리봉,

무재치기폭포 위의 바위 전망대가 눈에 들어온다.

 

나중에 알았지만 대구팀은 밑의 계곡에서 산죽의 능선 사면으로 오르지 않고 계곡 길을 찾아내

계속 계곡으로 올라 헬기장으로 올라섰다 한다.

편하기는 했겠지만 지독한 산죽 뚫는 맛을 못 봤으니 산행의 재미는 우리가 더 있지 않았을까 하며

위안을 삼는다.

 

10:20

헬기장 좌측 전방으로 길은 이어져 능선 우측 사면으로 내려오게 되어 작은 계곡을 건너

무재치기폭포에서 전망대로 올라가는 중간 지점의 흰 줄이 쳐진 곳으로 나오게 된다.

폭포를 잠시 들리고 다시 갈림길에 오니 대구팀이 올라 온다.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치밭목 대피소로 향한다.
 

 숲사이로 보이는 비둘기 봉

 

 헬기장

 

 헬기장에서 보는 비둘기봉


 

10:50

대피소를 향하는 도중 전망대로 올라 주변을 살피니 써리봉과 비둘기봉,무재치기폭포 상단,

산죽을 뚫고 올라선 1217봉과 폭포에서 이어지는 한판골의 깊은 계곡이 눈에 들어 온다.

이른 아침을 먹고 산죽 뚫기에 힘이 소진 되었는지 치밭목 대피소까지의 길이 더 힘들다.

 

11:20

대피소 뒷마당에 삼삼오오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점심식사를 한다.

부산팀이 전날 천왕봉 근처에서 공수한 곰취와 수도권팀이 산행 중 몇 장 준비한

단풍취 향기도 혀를 자극한다.

 

써리봉을 오르는 입구 우측으로 샘터 가는 길이 있다.

예전엔 그냥 흐르는 물을 받게 되어 있었는데 지금은 직사각형의 프라스틱 파란통에서

파이프를 통해 물이 나오게 만들어 놓았다.

 


 무재치기 폭포


 

 전망대에서 본 1217봉

 

 한판골

 

 치밭목대피소

 


 

12:25

대피소에서 써리봉을 향해 20여분 오르면 줄이 쳐진 갈림길에 도착하게 되고 이정표에는 대피소 1km,

천왕봉3km라 되어있다. 이곳이 황금능선으로 갈라지는 삼거리 이다.

써리봉은 이곳에서 몇 개의 바위봉과 철 사다리를 넘어 20여분을 가서야 도착하게 된다.

 

12:45

상봉인 천왕봉과 중봉의 위용을 제대로 느끼기엔 써리봉 만한 곳이 없다.

뿐만 아니라 동부능선의 모습과 새봉, 왕등재, 웅석봉으로 이어지는 최고의 전망대이기도 하다.

쾌청한 날씨 덕분에 선명하게 보이는 상봉과 중봉의 모습과 깊게 패인 중봉골, 커브길처럼 마구 휘어지는 황금능선의 자락에 마치 넋 나간 사람처럼 그렇게 한참 동안을 머무르다 바쁘게 되돌아 온다.

 

 

 천왕봉
 

천왕봉,중봉

 

 황금능선과 중봉골

 

 

  황금능선 입구

 

13:20

생각보다 잘 나 있는 등로를 따라 내려간다.

깨끗한 상태의 등로와 푸른 빛의 숲이 잘 어울리는 길이다.

가끔 줄도 매어져 있지만 어렵지는 않다.

 

13:46

좌측의 황금능선 가는 길과 우측의 중봉골로 내려서는 삼거리 이다.

우리는 중봉골로 내려서기로 한다.

 

 천왕봉

 

 황금능선과 순두류

 

 천왕봉과 마야계곡

 

 삼거리

 

 너덜지대

 

                            내려오며 처음 만나는 지계곡
 

  

 

 중봉골

 구름다리

 

 중산리계곡

 상봉을 한번 더...

 중산리 매표소

 궁닙공파 아지트
 

14:20

길이라기 보다 너덜로 이어지며 20여분 내려오면 지계곡을 만나고 지계곡을 가로 질러

등로를 따르면 주계곡인 마야계곡의 중봉골을 만나게 된다.

중봉골의 작은 폭포도 구경하며 쉬엄쉬엄 내려오면 편한 등로가 이어지고 순두류를 거쳐

구름다리를 건너 중산리 3.4km 이정표를 지나 포장된 도로를 구불구불 내려와 매표소에

이르게 된다.

 

17:00

정작 산행을 마친 시간은 이른데 포장 도로 도랑에 빠진 트럭을 건져 주려던 일 때문에

금쪽같은 시간을 허비하고 대구팀에서 준비한 막걸리와 오징어무침으로 늦은 뒤풀이 시간을 갖는다.

오늘의 기억에 남는 산행을 웃음으로 마무리하고 다음 달을 기약하며 아쉬운 인사를 나눈다.

 

 

에버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