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그린 산행스케치

강원권 산행 스케치

[ 가리왕산 산행 스케치 ]

에 버 그 린 2007. 10. 27. 09:29
 
[ 가리왕산 산행 스케치 ]

산행일자 : 2006, 11, 26 (일)
산행구간 : 휴양림-어은골-가리왕산-마항치-임도-벽파령-휴양림
산행인원 : 동촌,해미,에버그린
날 씨 : 흐림

두리뭉실한 봉우리가 보고 싶었지만 산불방지 때문에 입산을 금지 시키고 있으니
휴양림을 거느린 산 군을 생각하다가 낙점한 곳이 가리왕산 이다.

강원도에서도 손가락 안에 꼽히는 고도에 시원한 조망을 즐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통이 불편하여 찾는 이가 뜸한데다 이틀 전에 눈까지 내렸다니 영상의 날씨가 조금은
걸리지만 잘하면 눈산행까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아이젠과 스패치까지 챙긴다.

새말IC를 빠져나가 안흥을 거쳐 평창을 지나 가리왕산에 도착하니 새벽 1시40분 이다.
혹시 통나무집에서 잠자고 있는 사람이 있을지 몰라 조금 떨어진 곳에다 주차한 후 잠깐
눈을 감는다는 것이 6시30분이 되어서야 일어난다

간단히 산행준비를 마친후 통나무 산막 우측에 여러 개의 돌탑이 있는 등로로 들어선다.
이무기를 닮은 바위가 있어 고기가 숨어산다는 어은골인데 처음부터 능선으로 오르는게
이상하지만 능선을 넘어서면 바로 계곡으로 떨어지며 계곡 옆을 잠시 따르다 또다시
능선으로 오르기를 합수점이 나타나는 곳까지 반복하여 이어진다.

등산로 입구의 돌탑들


07:20
꼭 능선으로 올라가는 것 같아 식수도 채울 겸 계곡으로 다시 내려와 계곡 옆에서
아침식사를 마치고 식수를 보충하여 다시 오른다.
능선으로 오를 것 같던 등로는 다시 사면으로 이어져 계곡으로 내려서며
잘게 부숴진 쇄석형태의 등로가 이어진다.

등로 우측에는 예전에 화전민이 살았는지 집터가 여럿 보이고 곧이어 우측에서 내려오는
지계곡을 건너게 되는데 지난 여름 수해를 이곳도 피해갈수 없었는지 통나무 다리가
훼손되어 한쪽에 쳐 박혀 있다.

등로는 다시 좌측으로 계곡을 건너게 되는데 계곡을 건넌 좌측 아래 쪽으로부터 또 다른
좋은 길이 올라오고 있다. 아마도 이 길은 산막 좌측의 어은골 계곡을 건너 능선으로
이어진 길이 아닌가 생각된다.

화전민 터


떠내려간 다리


등로는 이제 계곡을 버리고 능선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한차례 땀을 흘리고 나면 어은골 임도에 도착하는데 산불감시초소가 있으며 임도 우측은
중봉으로 좌측은 마항치로 연결되며 상봉은 바로 앞의 능선으로 올라서야 한다.
임도에서 내려다 보이는 계곡은 구름이 피어 올라 운해가 계곡을 덮고 있으니
오랜만에 운해를 구경하게 된다.

중봉으로 향하는 임도


산불감시 초소


어은골 임도 표지목


09:00
경사는 더욱 심해지고 상천암을 거쳐 둔덕에 오르게 되면 청주 한씨 묘를 지나고
한 방향으로 쓰러져 있는 고목들을 지나 한기의 묘를 더 지나면 주능선인 어은골
삼거리에 오르게 된다.

상천암


청주 한씨 묘


어은골 삼거리 표지목


10:45
애초 기대했던 눈이 없었지만 주능선에 오르니 눈이 조금 있어 첫 눈산행이 된다.
눈길을 쉬엄쉬엄 걸으며 헬기장을 지나면 곧 가리왕산 정상인 상봉에 오르게 된다.
상봉은 이미 구름에 갇혀 주위는 뿌연 모습의 돌탑과 정상석만 보일 뿐 기대했던
조망은 전혀 즐길 수 없다.

허물어진 돌탑 안에는 누가 가져다 놓았는지 작은 불상의 모습도 볼 수 있고 동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삼각점도 보인다.
바람이 불어 추위를 느끼며 서둘러 내려오는 길에 고목이 된 주목에서 향긋한 냄새가
난다는 동촌님의 말에 따라 냄새를 맡아보니 정말 좋은 냄새가 나는데 어린 시절 사용한
찰고무로 만든 지우개 냄새를 떠오르게 한다.

가리왕산(상봉)으로 가는 눈길


헬기장 표지목


구름속의 상봉 모습


돌탑과 정상석


돌탑안의 작은 불상


다시 어은골 삼거리를 지나 중왕산 방향의 능선으로 길을 따르면 구름이 살짝 걷힌
사이로 중왕산과 멀리 치악산의 비로봉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살짝 보였다가 바로
구름속에 모습을 감추고 만다.

11:45
멧돼지가 심하게 파헤친 흔적에 등로도 보이질 않아 지그재그로 펑퍼짐한 능선을
내려서면 강릉부삼산봉표 탑이 서있고 그 아래 X자로 보이는 마항치에 내려서게 된다.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구절리-진부간을 트레킹하고 있을 송비님을 생각하며
이곳을 트레킹하는 것도 재미 있겠다 얘기하니 일행들도 구름에 덮힌 중왕산을 오르기
보다는 임도 따라 벽파령까지 가자고 한다.

구름 걷힌 사이로 보이는 중왕산


강릉부 삼산봉표


X자로 보이는 마항치


마항치의 이정표


내려온 길


중왕산을 거쳐 벽파령,청옥산을 가려던 산행이 임도 따라 걷는 트레킹으로 바뀌었다.
이런저런 얘기와 주위의 산세를 둘러보며 임도 따라 좌측에 철망이 쳐있는 것을 궁금해
하던 중 마침 남아있던 철망을 수거해 가는 인부에게 물어보니 철망 안쪽의 구역에서
멧돼지를 수렵한다고 한다.

높은 나뭇가지 위에 겨우살이가 촘촘히 붙어있고 구름은 봉우리를 이리저리 넘나들고 있다.
훼손된 임도 곳곳은 보수를 해놓은 모습이 보이고 사태 난 계곡 사이의 임도는
콘크리트 포장길로 보수를 하는 모습도 보인다.
마항치쪽을 뒤돌아 보면 능선 안부가 오목하게 푹 파인 것이 뚜렷하게 보이며
멀리 청옥산에서 이어지는 앞에는 고압선 철탑이 이어지고 있다

벽파령으로 가는 임도


겨우살이


뒤 돌아 본 마항치


12:30
임도 구석 적당한 곳에서 점심과 따뜻한 커피까지 한잔 마시고 다시 길을 걷는다.
하늘 높이 쭉쭉 벋은 적송을 보며 동촌님의 설명을 듣고 잣나무 군락도 지나고
아직까지 노랗게 잎이 달려있는 낙엽송 지대도 지나며 멋진 바위봉인 1144.8봉 밑을
통과하여 벽파령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임도는 두갈래로 갈라지며 위로는 벽파령을 넘어 행매동까지 이어지며
아래쪽으로는 우리가 내려갈 휴양림의 회동리로 이어진다.
이곳에서 잠시 쉬며 해미님이 준비한 복분자 즙을 한 모금씩 마시고 다시 출발한다.

청옥산 능선과 철탑들


낙엽송과 임도


벽파령 표지석


상봉 능선


멋진 바위봉인 1144.8봉


청옥산 능선, 저 능선 뒤에 육백 마지기가 있다던데…


나뭇가지들에 가려 잘 보이지 않던 1144.8봉과 상봉이 뚜렷하게 잘 보이는 지점을
지나고 저 아래 계곡 밑으로는 마항마을의 집이 두 어채 보인다.
청옥산이 올려다 보이며 계곡을 우측으로 크게 휘어 도는 지점에서 좌측의 능선으로
내려선다. 길의 흔적은 흐릿하지만 조심스레 능선을 따르면 곧 철탑에 내려서게 된다.

14:55
철탑에서 마항치쪽을 바라보면 그윽하고 조용하게 보이는 마항마을과 그 뒤쪽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마치 한폭의 수채화를 감상하는듯한 모습이다.
철탑에서 능선으로 내려서면 훨씬 빠르지만 철탑을 세우기 위해 만든 임도를 따르면
마항마을 방향으로 회동계곡을 거슬러 오른 뒤 회동계곡의 비포장 도로와 만난 지점에서
회동계곡을 따라 휴양림 방향으로 내려온다.

회동계곡은 생각보다 무척 깊은 계곡이었다.
회동마을부터 마항치에 이르기까지의 계곡길이만을 따진다면 설악이나 지리의 깊은 계곡
못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경관은 그리 볼 것이 없다는 것이 흠이 되지만 수량이 많은 여름철에는 이곳도
그런대로 괜찮아 보여 많은 사람이 찾을듯하다.

철탑으로 내려오는 동촌님


구름 덮힌 중왕산,마항치와 회동계곡


고요한 마항마을


임도와 회동계곡 갈림길


15:20
좌측에 계곡을 두고 잘 닦여진 비포장 도로를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려오면
철문이 보이고 우측에서 내려오는 지계곡과 그 지계곡을 따라 이어져 내려온 시멘트
포장 도로와 합쳐지게 된다.

예전에 이무기가 살고 있어 가뭄이 들면 개의 피를 바위에 뿌려 비를 내리게 했다는
직소라는 소를 지나면 제2 야영장을 지나게 되고 곧 이어 어은골 합수점이 나타나며
휴양림 숙소가 보인다.

계곡으로 내려가 어은골을 건너 휴양림 숙소 주차장에 도착하니 16:00 정각이다.
어은골을 따라 가리왕산에 오른 후 마항치에서 임도를 따라 벽파령을 거쳐
다시 어은골로 원점회귀 하는데 쉬엄쉬엄 걸어 꼭 9시간이 걸린 셈이다.

직소


제2 야영장


어은골 합수점


어은골


주차장 시계탑


휴양림 숙소 모습


대형 주차장의 장승들


따뜻한 물이 나오는 화장실에서 땀을 씻고 진부에서 기다리고 있을 송비님에게
연락하니 버스타고 간다며 그냥 출발하라 한다.
돌아오던 중 고속도로가 막힌다는 송비님 연락을 받고 그냥 국도를 이용하기로 하고
안흥을 들려 원조 안흥찐빵을 사서 먹으며 새말IC를 통과하여 양평으로 올라간다.

용문산 백운봉 밑의 해장국집에서 저녁을 마치고 건대 입구에 도착하니 9시.
이때 송비님은 중부 1터널을 통과하는 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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