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년 송년 산행 스케치 ]
산행일자 : 2004 ,12 , 19 (일)
산행구간 : 상팔당-예봉산-갑산-먹치
산행인원 : 남강, 박달령, 죽비, 돌양지, 도담(칼잽이), 소담(칼잽이2), 밤도깨비, 봄비,
세석산장, 산마루, 동촌, 상승기류, 유케이, 운산, 참소리, 파란하늘, 윤영화,
아오자이, 녹색지대, 필, 부리부리, 소슬, 별빛나그네, 에버그린 (24명)
날 씨 : 약간 흐림
새해 첫 산행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송년산행 이라니 해가 갈수록
한 해 한 해 지나는 것이 더욱 빠르게 느껴진다.
지난해 송년산행도 그랬지만 올해 역시 동촌님이 수고를 해주신다.
올해 송년산행은 그 동안 멋진 시를 보여주시던 남강선배님과 자칭 선진 첨단인류라 칭하시는
박달령선배님, 또 대간을 마치고 지금은 정맥종주 중 이라고 하시는 홀대모의 참소리님,
49일간의 무 지원 단독으로 백두대간을 마친 필님이 참석하신다는 반가운 소식도 있었다.
집결지인 상팔당 버스 정거장에 도착하자 반가운 분들이 맞이해 주신다.
날씨가 차갑게 느껴져 막걸리 집에서 기다리시는 분들도 몇 분 계시고
박달령님은 일찍 도착되어 추위 때문에 미리 출발하셨고 집이 먼 돌양지님과 필님은
곧 뒤따를 테니 먼저 출발하라 하신다.
10:30
들머리에 보이는 토종닭장을 지나고 잠시 시멘트 포장길을 걷게 되며 좌측으론 예봉산이
우뚝 서있다.
좌측으로 들어서면 박스가 하나 보이고 그 박스 안에는 막걸리병이 가득 들어 있는데
정상까지 막걸리 한 병을 운반해 주면 후사하겠다는 안내 문구가 써있다.
우리가 한 병씩 나누어 가지니 남은 것이 없다.
오늘 정상에선 주류파의 정상주 걱정이 없게 생겼다.
걷기 좋은 길이 한동안 이어지지만 처음부터 오르막길을 오르느라 오르내리는 산님들의
거친 숨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처음 능선에 올라서고 등로는 우측으로 꺾이며 지금 보다는 조금 더 가파르며
거친 능선길이 이어지고 곧 이어 안부에 이르게 된다.
안부에서 잠깐쉬며 뒤 돌아보니 도도히 흐르는 한강 맞은편엔 검단산이 마주 보이고
검단산 우측으론 하남시가 보인다.
예봉산 정상에 거의 다다른 듯 능선이 조금 완만해질 무렵 초등학교 학생으로 보이는
꼬마 산님들이 2-30여명이 내려온다.
산마루님이 뛰면 넘어진다고 주의를 주는 것과 동시에 한 꼬마가 그만 엉덩방아를
찧고 만다. 그래도 즐거운 듯 입가엔 웃음을 잃지 않는다.
11 : 25
예봉산 정상이다.
정상엔 막걸리를 팔고 있었으며 우리 회원님들은 지고 온 막걸리와 주인이 건네는 막걸리
한 사발을 교환 하느라 정신이 없다. (막걸리 한사발은 2,000원)
돌양지 선배님이 벌써 따라 올라 오셔서 합류 하신다.
북쪽으론 수종사로 유명한 운길산과 능선이 길게 이어져 있고 동쪽으론 양수대교가
보이며 그 너머로 한강기맥의 마지막 큰 봉우리인 청계산이 흐릿하게 보인다.
북서쪽으로 이어지는 갑산과 그 너머의 먹치고개 방향이 보이는데 날씨가 흐려
조망이 썩 좋질 않다.
남쪽은 검단산이 길게 이어져 고추봉과 용마산이 모습을 보여주고 남동쪽의 바로 옆에는
팔당댐 천주교 공원묘지에서 오를 수 있는 예빈산의 모습이 보인다.
서쪽의 억새 숲으로 내려가는 길부터는 질퍽거리며 미끄러워 잠시 한눈을 팔면
미끄러지기 쉬우니 조심해야 한다.
억새 숲 바로 앞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박달령선배님은 운길산 갈림길을 지나 새재로 향하는 중이시다.
따뜻한 양지 바른 곳을 자리잡고 여기 저기 배낭에서 쏟아지는 풍성한 먹거리는 언제나
변함없다. 나야 이런 환경에 적응 되어서 하나도 이상할 게 없지만 혼자 다니시는 분들은
이런 먹거리를 보면 자연히 웃음이 나오게 되어 있다.
간단히 준비한 게 이 정도니 제대로 준비하면 배낭 무게 때문에 못 다닐 정도이다.
식사 후 미끄러운 길을 쉬엄쉬엄 걷는다. 철문봉에 대한 유래가 적혀있는 안내판이
있는 것을 보니 여기가 철문봉인 모양이다.
적갑산 이정표를 지나 덕소가 잘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를 지난다.
예봉산 구간에서 많이 보이던 일반 산님들이 이젠 가끔가다 한 분씩 보인다.
적갑산 전의 봉우리에서 필님을 만난다. 이 봉우리 능선으로 올라 오셨다 한다.
필님은 추백팀이 소백산 구간을 하던 중 고치령에서 형제봉 갈림길을 지나 헬기장에서
만난 산님이다. 벌써 6개월 정도가 지난 셈이다.
그 후 산행을 무사히 끝낸 후 그 후기를 창조문예에 연재 하는 중이라 하신다.
우측으로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얼핏 생각에 운길산 갈림길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죽비님의 설명에 의하면 조금 더 가야 한다고 하신다.
뒤따르던 윤영화님이 예전에 조금 전 지난 우측능선으로 빠졌다가 길이 없어 고생하다가
이곳으로 다시 올라와 죽비님을 만나게 되어 오케이를 알게 된 곳이라고도 귀 뜸을 해준다.
잠시 후에 넓은 삼거리가 나오며 우측으로 운길산으로 향하는 능선이 이어지고
예전에 없다던 이정표도 서있다.
미끄러운 내림길을 아주 빠른 속도로 내려서는 분이 계신데 다름아닌 남강 선배님이시다.
남강 선배님과의 산행은 이번이 처음이라 같이 걸으며 이런 저런 얘기들을 듣는다.
시인이신 남강선배님은 도봉산과 북한산의 바위는 모두 섭렵하셨을 만큼 경력이 풍부한
릿지에도 일가견이 있으시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새재에 내려선다. 몇몇 산님들이 쉬고 있으며 이곳에서 운산님을 만나게 된다.
본가에 일이 있어 처음부터 산행을 하지 못하고 이곳에서 합류 하신 것이다.
동촌님의 올라 가서 쉬자는 일성에 모두 낄낄거리며 걸음을 계속한다.
박달령 선배님의 표지기가 보인다.
통화중에 예봉산에서 새재까지 까먹은 고도가 아까울 거라 하시더니 새재에서
갑산에 오르는 길은 정말 깔끄막이다.
땀을 몇 번이나 닦아낸 후에 전위봉이 보이는데 어디서 귀에 익숙한 피리소리가
들려온다. 박달령 선배님이란 생각이 드는데 갑자기 소리가 뚝 그친다.
앞서가던 일행들이 선배님과 만난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못 보았다는 태양열 집진 시설과 안테나 시설물이 세워져 있는데
이곳이 갑산 정상 이란다.
이곳에서 돌아보니 지나온 예봉산과 능선들이 아스라히 이어진다.
먹치까지의 하산은 어쩌다 보니 3곳의 길로 나뉘어 하게 된다.
좌측능선으로 한팀, 중간 능선으로 한팀, 원래 동촌님 예정이었던 큰명산 능선 한팀.
돌양지님의 말씀에 따르면 제일 빠른 능선은 중간 능선인데 길 찾기가 약간 애매했다고 하고
좌측 능선은 내가 간 길인데 능선을 따라가다 보니 우측에 또 다른 능선이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보았으나 그대로 하산하기로 하고 낙엽이 종아리 까지 빠지는 능선길 따라
하산하였고 나머지 분들은 큰명산을 넘어 하산 하였다. (15 :30 )
메기 매운탕의 깔끔한 맛으로 이어지는 뒤풀이는 건강하게 보낸 올해와 내년에도
변함없이 건강하고 행운이 가득한 새해가 되자는 건배와 더불어 얘기꽃들이 만발한다.
송년산행을 기획하시고 깔끔하게 진행해주신 동촌님과 또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참여해주신 여러 산님들께 감사 드립니다.
에버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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