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그린 산행스케치

지리산

[ 지리산 둘러보기 14 산행 스케치 ] 차일봉능선,월령봉능선

에 버 그 린 2007. 10. 27. 11:49

 

[ 지리산 둘러보기 14 산행 스케치 ]

  

산행일자 : 2007. 8. 15 (수)

산행구간 : 화엄사집단시설지구-차일봉능선-종석대-노고단-월령봉능선-형제봉-화엄사

산행인원 : 대구,부산,수도권 산님들

     씨 : 비 온후 갬

 

 

14명을 태운 버스가 화엄사 집단시설지구 주차장에 도착하니 대구팀의 연락이 온다.

지리산 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온다고 하니 우리도 이곳에서 식사를 하기로 한다.

밖에는 비가 제법 오고 있는데 주차장내의 공원사무실 처마 밑에 벌써 식사 준비하는 사람이 보인다.

부산의 산개미님과 존산님.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구수한 된장국을 얻어먹고 나니 대구팀이 도착하여

대구팀과 인사를 나누는 사이에 신기하게도 제법 내리던 비가 그친다.

 

06:33

집단시설 상가의 제일 윗집 자판기 옆으로 콘크리트 길이 보이며

입구 우측엔 밀양 손씨 묘지 입구를 알리는 안내비가 서 있다.

이 길을 잠시 오르면 우측에 밀양 손씨 묘지와 큰 비석이 보이며 이 묘지 좌측방향의 산길로 올라선다.

 

  원사봉 들머리

  밀양 손씨 묘

 

지리의 능선답지 않게 송림 사이로 뚜렷한 등로가 이어지며 고도를 높힌다.

폭신폭신한게 걷기가 아주 좋으며 최근의 비바람에 떨어졌는지 초록색의 솔잎과 나뭇잎들이 보기 좋다.

 

옆에 있던 돌양지님의 얘기론 시작점의 고도가 150 이니 오늘 올려야 할 고도가 1300~1400 이란다.

가뜩이나 오름길에 약한데 그만큼이나 올려야 된다니 다른 사람들 �아가다간 중간에 지칠 것 같아

아예 처음부터 천천히 거북이 걸음으로 가기로 한다.

 

07:28

묘지가 있고 삼각점이 있는 555.4봉에 오른다. 그럼 고도 400 올린 모양이다.

실제의 원사봉은 이곳에서 우측으로 조금 더 간 봉우리(579)이지만

사람들은 이곳이 삼각점도 있으니 편하게 이곳을 원사봉이라 부르는 모양이다.

더욱이 등로는 원사봉 우측 사면으로 이어지므로 원사봉은 오르지 않고 지나게 된다.

 

  555.4 삼각점 봉

 


 

  푹신푹신한 능선 길

 

 

지리의 능선이라고 믿기 어렵다.

부드럽기 그지없고 폭신폭신한 등로가 계속 이어지며 이제 한술 더 떠 오르막도 보이지 않는다.

봉우리가 나타나면 우측사면으로 이어지니 계속 평지를 걷는 기분이다.

우측으로 희미한 갈림길이 하나 보이는데 화엄사나 연기암으로 내려가는 길이 아닐까 생각된다.

 

08:31

처음으로 전망이 있는 바위가 나타난다.

한화콘도와 화엄사가 눈에 들어오는 화엄사 계곡과 멀리 구례와

그 너머로 구비치는 섬진강 줄기가 보이며 지나온 능선 위로 구름이 흘러가고 있다.

 

  화엄사,한화콘도,구례읍 너머 섬진강이 보인다. 우측은 지나온 능선

 

 

몇 분이 쉬고 있다가 찹쌀떡을 한 개 건네주어 얻어먹고 차일봉이 400m 정도 남았으며

선두는 200m앞에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

어떤 지도에는 종석대와 차일봉을 같은 봉으로 표기하고 있으며

흔히들 얘기하는 차일봉은 법성봉으로 표기하고 있어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혼란스럽다.

 

평지 같던 등로가 어느 순간 능선 위를 오르내리고 있으며 가슴까지 차는 넓은 풀숲을 지나며

이곳이 예전엔 헬기장이 아닌가 생각도 해본다.

큼직한 괴목을 지나 바위와 나무가 어울린 봉우리에 올라서게 된다.

 

  거미줄과 수염며느리밥풀꽃

 괴목

 

  바위봉

 

400m는 훨씬 더 왔을 텐데 아무래도 차일봉을 그냥 지나친 것 같다고 생각하며

땀을 조금 더 흘리니 앞이 탁 트이며 좌,우로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좌측은 우번암,우측은 종석대 방향이다.

예전에 상선암으로 올라 우번암을 한번 들린 적이 있으나 다시 우번암으로 향한다.

 

10:10

우번암의 샘물로 물통의 물을 바꾸어 채운다.

노고단에도 물은 있지만 지리산 샘터중 물맛이 제일 좋다는 이곳에서 다시 2리터를 채운다.

스님의 독경소리에 발소리를 죽이며 한 바퀴 둘러보고 다시 돌아 나온다.

 

  우번암 전경

 

  샘터의 돌양지님

 샘터위에 있는 '지리산 선종대'

 

  우번암 전경2

 

 

구름에 갇혀있는 종석대를 뒤로하고 무넹기 입구에서 한참을 기다리다 노고단 대피소로 향하는 길로 빠져 나왔다.

이곳을 지날 때면 세수를 하곤 하던 곳인데 전날 내린 비로 길옆의 계곡은 수량이 많아 폭포를 이루고 있다.

 

11:15

가랑비 같은 비가 와서인지 노고단 대피소는 만원이라 어디 밥상을 펼칠 데가 없어

가까스로 빈자리를 찾아 도시락을 비운다.

 

  종석대

 

  노고단 대피소 가는길의 말나리

 

11:50

넓은 길을 따라 방송국 송수신탑 있는 곳으로 올라가다 보면 노고단 고개 갈림길을 지나 우측의 금줄 넘어 발자국이 보인다.

이 금줄을 넘어 좌측은 노고단 사면을 따라 문수대로 이어지며 우측은 월령봉 능선으로 이어진다.

 

금줄을 넘자마자 마주송이풀이 카메라를 꺼내게 하며 바로 옆에는 털쥐손이도 보인다.

주변에는 원추리와 동자꽃등이 눈에 띄고 특히 수염며느리밥풀꽃이 지천으로 피어있다.

월령봉 능선 처음은 암봉이 시작하므로 우측으로 우회한다.

 

이 능선은 오전에 오른 차일봉능선과 비교된다.

등로는 좁고 잡목이 제법 있어 보이지만 목이 칼칼해지며 산죽과의 씨름을 1시간 가량 해야 하는

지리의 다른 능선들에 비한다면 양반이라 할 수 있다.

 

  마주송이풀

 

  털쥐손이

 

  형제봉 방향

 

  이 암봉을 우측으로 우회

 

 

12:17

등로는 우측으로 이어지지만 좌측에 조망바위가 있어 올라가 보니 종석대, 노고단, 왕시루봉 등은

모두 구름에 가려 있지만 아침에 오른 원사봉 만은 잘 보인다.

저 앞 바위에 둥글게 말린 것이 보여 가까이 가보니 까치 살모사 두 마리가 또아리를 틀고

바위에 나와 몸을 말리고 있다. 뱀 좋아하는 사람들 만났으면 저들도 살아남지 못했으리라.

 

  수염며느리밥풀꽃 군락

 

  사이 좋은 까치 살모사

 

 

40여분을 더 진행하면 조망바위를 한군데 더 지나게 되고 10 여분 후 다시 조망바위가

나타나는데 이곳에서는 구름이 걷힌 왕시루봉과 가야 할 형제봉을 볼 수 있었다.

도면상 밤재엔 등로가 표시되어 있으나 실제론 나무가 우거져 그런지 아무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

 

  왕시루봉을 가르키고 있는 김철년님

 

  가야할 형제봉

 

 

14:30

땀을 쏟아내며 오름길을 꾸준히 오르니 형제봉에 올라선다.

종석대와 노고단, 아침에 오른 차일봉 능선이 구름이 모두 걷혀 시원스레 조망된다.

조망을 마치고 좌측의 월령봉 능선길을 버리고 우측의 화엄사 방향의 능선길로 들어선다.

 

  형제봉에서 본 종석대와 노고단

 

길은 점점 좁아지고 흐릿해지며 급기야 흔적이 없어지고 만다.

하지만 잡목도 없는 사면과 계곡을 내려가는 것이니 빨치산 이라기엔 좀 약하지 않나 생각도 든다.

 

16:00

물 흐르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밑에 민가지붕이 보이니 이곳에서 모두들 땀을 씻고 간다.

얼마나 더운 날씨인지 물속에 들어 앉아도 물이 차게 느껴지지 않는다.

지붕이 보이는 집은 스님의 선방인지 ‘정진중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붙어있다.

 

  선방?

 

넓은 비포장도로를 만나는데 우측은 연기암으로 가는 길이며 좌측이 화엄사 방향이다.

마치 순두류에서 중산리로 향하는 기분으로 넓고 구불거리는 길을 걷는데 빨리 타란 소리가 들린다.

뒤돌아 보니 일행들이 트럭 화물칸에 앉아 있다.

 

이게 웬 떡이냐고 올라 탔는데 연기암에서 스님이 타고 내려오는 차였다.

스님은 화엄사에서 내렸지만 고맙게도 운전하시는 분에게 우리를 주차장까지 태워 주라는 부탁까지 하신다.

 

내려오는 동안 많은 일행들을 스치는데 스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어? 하고 놀란 후 손을 흔든다.

뒤풀이 시간은 장군봉님의 히말라야 실버 원정대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며 아쉬움속에 

10.3 을 기약하며 오늘의 산행을 마감한다.

 

 

에버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