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그린 산행스케치

강원권 산행 스케치

[ 한강기맥 2구간 산행 스케치 ] 운두령,구목령

에 버 그 린 2007. 10. 27. 12:47

[ 한강기맥 2구간 산행 스케치 ]

------ 녹색지대님 글 -------

 

[한강기맥 하지마라 ]

 

난 개인적으로 산꾼은 되지 못한다.

일요일 아침 도망치듯 새벽에 도시락도 준비 못해 줄행랑친다.

마누라를 이길 수도 없고 놀이동산 가자, 자전거 태워달라는 아이들의 성화를 무시할수도 없다.

하지만, 어쩌다 일요일에 이웃사람과 마주치기라도 하면 오늘은 왜 산에 안갔냐고 이상하다는 듯이 물어오는 사람도 있다.

아무튼, 산은 좋아하되 마음놓고 산에 갈수있는 여건은 되지못한다.

 

그래서 남들 많이하는 "백두대간 종주"니 무슨무슨 종주니 하는 것들은 감히 생각도 안해봤다.

시작만 하고 마무리할 엄두가 나질 않기 때문이다.

나중에 아이들이 크고 마누라의 인식이 바뀌면 모를까.

일요일날 혼자서 산으로 토까는 나를 마누라는 "산 속에 뭘 숨겨 놓았냐", "묻지마 산악회원 이냐"는둥 다그치고,

가끔 집으로 전화하는 산우님들을 "가정파괴범" 비스므레 취급한다.

이런 내가 한강기맥 시작하는 "에버그린"님과 "MST"님 중간에 껴서 쫄다구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출입이 금지된 오대산 구간을 뒤로 미뤄놓고 한강기맥(두류지능)2구간을 다녀왔다.

대간이니 정맥, 기맥이니 하는 소개는 모두 잘 알고 있으니 생략한다.

 

한강기맥 하지마라

 

한마디로 고생만 뒈지게 하고 볼껀 아무것도 없다. 아니 산죽 잡목은 원없이 본다.

장곡현 이후 도상거리에 비해 걸은 시간이 너무많아 알바를 한건지 안한건지도 잘 모르겠다.

구간만 14시간25분 걸었고(독도 할 일이 많아 휴식시간 무지많음), 써비스로 임도 6.5km이상 1시간30분 걸었다.

일행 태우고 갈 차량 고장나서(아니, 부셔서) 전화도 안되는 시골에서 저녁도 굶어가며 밤9시까지 견인차 기다리고,

일행은 감자탕집 봉고차 얻어타고 새벽 1시 넘어 서울 도착했다.

, 수일 내로 수리된 차량 찾으러 다시 내려가야 한다.

배낭 다 작살났다. 검은색 배낭이 푸르스름해 졌고 너덜너덜 헤졌다.

허리벨트까지 끊어져서 산행중 바지추켜올리느라 열받았다.

뒤에서 나무들이 엄청 잡아당긴다.

귀싸대기 무진장 맞았고, 나무토막이 발도 걸고 옆에서 날아와 가슴도 찔러 일행들 피도봤다.

정강이 손등부분은 할퀸자국 투성이다.

원래 산행기 잘 안쓰는데 이번만큼은 제2, 3의 피해자가 나올까 우려되어 몇자 적어본다.

 

개 요

 

일 자 : 2003518()

날 씨 : 맑음

누 구 와 : 낡은모자, 낡은모자 2, 죽비, 에버그린, 끄트머리, 감독:mst님 부부

구 간 :- 운두령(02:35 )

- 1271.8(03:15)

- 보래령 (05:05)

- 보래봉 (05:47)

- 자운치 (07:10)

- 불발현(10:40)

- 장곡현 (12:30)

- 구목현 (17:00)

(도상거리 약, 25km) 구간 14시간25, 임도로 하산 1시간30 (도합 16시간)

 

 

산 행

 

원래 참가예정이었던 "별나"아우가 사정상 불참하여 "낡은모자2"께서 자리를 메우시고 토요일(17) 11시 조금넘어 중부선 만남의 광장을 출발한다. 중간 중간 휴게소에서 담소를 나누며 천천히 간다.

새벽 140분 운두령 정상에 도착. 바람이 제법 쌀쌀하여 모두 차안에 들어와 잠을 청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아 준비해서 바로 출발하기로 한다.

mst님이 무릎이 좋지않아 산행을 같이 하지 못하게돼 조금 섭섭하다.

mst님 부부가 끓여주신 라면에 밥까지 말아먹고 우린 출발(02:35).

우린 산행 열심히 할테니까 두분은 동해바다에서 즐거운 시간 보내시고 이따가 뵐께요........

 

지지난주에 이길을 지나가신 밤도깨비님의 산행기를 봤으나 기억을 못하겠고 대충 구간별 시간을 요약해놨다.

산죽이 널렸고 사람의 손길이 많이 닿지않아 잡목이 우거져있다는 내용을 음미하며 걷는다.

보름이 지난지 몇일 안되어서인지 둥그런 달이 내려다 보고있으나 조망은 뿌옅기만하다.

등로에 오르니 처음에 완만한 경사가 시작되더니 그후로는 별다른 특징이 없는 부드럽고 푹신한 길이 계속된다.

야간이라 보이는게 없다. 선두에는 에버그린님, 나는 맨뒤에서 따라간다.

"오늘 낮에는 날도 더울텐데 해뜨기전에 열심히가자"...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있는데 대열이 멈춘다.

이곳이 지도상의 1271.8봉 인것같다.(03:15)

고도계도 1270을 가르킨다.

보이는게 없으니 그냥 가는 수 밖에. 여기서 등로는 우측으로 꺽인다.

 

지금까지는 어두워도 등로를 이탈할 염려가 없는 편안한 길이다.

봉우리를 올라서니 헬기장이다.(03:55 1382m)

지도에는 나와있지 않다.

헬기장에서 진행방향을 보니 "강릉고동문"붉은색 표지기가 보인다.

보래령을 향해 전진!

 

얼마를 가다보니 선두가 걸음을 멈춘다.

표지기가 정반대쪽으로 몇개가갈려있다.

지도를 보고 방향을 가늠한다. 여기까지 오면서 삼각점은 커녕 뭐 특별한게 없다.

현위치를 가늠하고 계속 앞으로.

 

1247.9 봉을 향해 열심히 전진, 이제 몸도 좀 풀리는것 같고 조금만 있으면 날이 밝을듯 헤드랜턴의 밝기가 점점 떨어진다.

급경사길을 한참을 내려간다. "이상하다. 이길이 아닌것 같은데....." 에버님 특유의 직감이 작동하고.

다시 지도를 폈으나 현위치 파악이 쉽지않다.

알바다! !

흐미,,, 급경사를 숨을 몰아쉬며 정신없이 올려부친다.

남쪽 보래동 방향으로 떨어졌던것 같다.

10분이상의 오름길을 올라 어느 갈림길에 도착하니 이곳이 보래령이다.(05:05 1055m)

아주 큰 고개인줄 알았으나 사람의 흔적이 그리 닿지 않아서인지 옛사람들을 추억케 할 정도의 희미함이다.

이제 날은 완전히 밝았다. 15분 휴식후 05:20 출발.

 

오늘 산행중 가장높은 보래봉을 향해 오른다. 경사가 만만치 않다.

가쁜숨을 몰아쉬며 보래봉 도착(05:47 1324.3m)

이곳에서 이번 산행 처음이자 마지막인 이정표를 본다. 보래령 1.2km라고 되어있고

용수골(2.4km)과 회령봉 정상(2.7km)으로 향하는 안내가 되어 있다.

물도 먹고 원기보충하고 다시 출발.(06:10)

 

모두들 씩씩하게 잘 걷는다.

20분정도 걸으니 회령봉 갈림길이다.

방향을 놓치기 쉬운 곳이나 반가운 표지기가 길을 안내한다.

10여분간 또 쉬면서 지도를 보면서 서로 예상시간을 이야기한다.

모두 표정이 밝다.

 

산죽과 잡목을 헤치며 자운치 도착(07:10)

10분간 휴식.

지도를 보니 꽤 많이 왔다. 지금까지는 조망은 없다.

아래는 산죽이 희미하게 등로를 나타내고 나무들 사이에 마루금이 같혀 햇볕이 직접 와닿지는 않는다.

거의 원시림에 가깝다고 할까.

흥정산갈림길 까지가 만만치 않을것 같다.

가다가 적당한 곳에서 아침식사를 하기로 하고 출발한다.

 

8시가 넘었다. 속에서 양분 보충해 달라고 신호가 온다.

털썩 앉아서 밥을 먹고 싶지만 앉을곳이 없다.

산죽들이 삐쭉삐쭉 솟아있어 어디 한곳 다섯사람 식사할곳이 없다.

그러다 대충 자리잡고 앉아 즐거운 아침. 역시 먹어야 산다. 아니 간다.

(08:50)식사를 마치고 출발.

이곳에서 부터는 오름길이다. 크고작은 봉을 몇개나 넘는지 모르겠다.

오늘 구간의 어려움은 산죽과 잡목때문에 진행이 빠르지 못한점도 있지만 독도하기가 쉽지가않다.

현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렵다. 나무들 속에 갇혀있어 별다른 조망을 구할수가 없다.

지도에도 특이한 표시가 없고 삼각점도 찾아볼수가없다.

앞사람과 간격을 놓치면 등로 찾기가 만만치 않다. 그냥 방위각 보고 돌격 앞으로 뚫고 간다.

 

흥정산 갈림길 도착이다.(10:20)

이곳에서는 거의 등뒤쪽으로 방향을 틀어 진행을 해야한다.

하지만 워낙 중요한 지점이라 그런지 모두들 잘 숙지하고 있고, 또 표지기도 잘 붙어있다.

하지만 혼자서 이구간을 한다면 여간 어려운일이 아닌것 같다.

지금까지 지나온길, 갈길을 순간순간 머리속에 담고있어야하니 말이다.

등로가 나타나있지 않은 구간이 많기 때문이다.

 

길인지 아닌지 숲을 뚫고 가다보니 아래로 떨어진다.

사람들 소리도 난다. 내리막에는 파란색 망으로 씌워놓은 구조물이 꽤 많이 있다.

아마 장뇌삼이나 뭔지 모르지만 재배를 하는것같다.

갑자기 시야가 트이면서 도로가 보인다. 불발현에 도착한것이다.(10:40)

산나물 뜯으러 올라온 마을사람들의 차량이 한대 서있고 오늘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라 반갑다.

전화기를 켜보니 통화가 가능하다. 집으로 안부전화 한번 주고.

감독님과 통화한다. 지금 주문진인데 경치도 죽이고 회맛도 죽인단다.

얼른 뛰어가겠노라고 얘기했더니 지금 하산지점으로 바로 이동한단다.

이곳에서 20분간 쉬고, 산나물까지 한웅큼 얻어서 출발한다.(11:00)

 

얼마를 오르다보니 산불감시초소가 나타난다.(11:20)

그런데 지금 생각하니 어떤길로 갔는지 전혀 기억이 없다.

산죽과 잡목 그리고 쓰러져 길을막고있는 고사목들이 발길을 더디게 한다.

오늘은 아예 스틱을 뽑지도 않았다.

이리저리 걸리적 거리고 뒷사람에게 흉기가 될수도 있을것 같고, 차라리 손으로 나뭇가지 걷으며 가는게 훨씬낫다.

어느 봉을 넘어서니 또다시 임도가 나온다. 아까 불발현의 그 도로와 연결된 길이다.

 

이곳이 장곡현 이다.(12:30)

우리는 이곳에서 지도를 보니 오르내림은 좀 있어도 도상거리가 길지않아 거의 다 왔다는 생각을 했다.

이곳 까지 산행시간이 10시간이 걸렸다.

가다가 점심을 먹더라도 마지막 피치를 올리면 3시간 정도면 될것으로 생각하며 길을 나선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 일줄은 꿈에도 몰랐다.

여기서 부터 우리는 물론, 감독까지 꼬이게 된다.

 

임도에서 위를보니 봉우리가 높기만하다. 조금 진행을 하다보니 선답자가 능선으로 올라간 표지기가 보인다.

계속 거의 밀림수준으로 진행을 해온터라 그곳을 지나치고 조금이라도 편하려고 계속 임도를 따라간다.

하지만 이제는 올려쳐야 하는데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밑에서 올려보니 올라갈 엄두가 안난다.

차라리 아까 능선 입구 표지기 있는곳까지 되돌아가자고 했더니 "낡은모자"님이 그냥 사면을 치고 붙는다.

뒤로 미끌리면서 필사적으로 기어올랐다는 표현이 맞을게다.

눈앞의 잡목은 일단 머리로 밀어봐서 부러지면 밀고가고 안부러지면 돌아가고, 뒤에서 잡아당기면 털어내고,

와중에 나무에 걸렸는지 바지의 벨트도 끊어지고 배도 고파오고.......

 

또 적당히 밥먹을 곳이 없어 자리찾아 계속 전진. 잠시 물을 마실려고 아무데나 주저앉았더니 올라오시던 "죽비"님이

나를 보더니 "그 옆에 그거나무야. 어 옆에 또있네" 하이고.... 바로 줄행랑.

어딘지는 모르지만 적당한 곳에서 점심을 먹는다.

간단하게 소량의 식사를 마치고 앉아서 푸념들을 늘어 놓는다.

등로 없는 등산이라니 참 네. 이놈의 기맥은 도데체 누가 시작한거야, 등등

하지만 갈길이 그리 멀지않았다는 착각들을 하면서 다시 출발한다.(14:10)

 

1191.8m (14:10) 도착.

일행들의 목덜미가 장난이 아니다.

거의 허리를 90도로 숙이고 진행을 하니 무슨 잡목 부스러기와 나뭇잎에서 떨어졌음직한 파란색의 가루, 거미줄에 엉킨

얼굴주변하며 배낭에는 1cm이상의 먼지등이 쌓여있고 목덜미도 마찬가지다.

등이 가려운거같아 웃옷을 벗어서 옷도 털어 다시입는다.

지도를 보니 이제 정말 다와간다.

 

그런데 가도가도 구목령 임도가 보이지 않는다.

나올때가 됐는데, 됐는데 하면서 걸음은 다들 더 빨라진다.

오늘 처음으로 전망이 탁트인곳에 도착했다. 바위 절벽인데 오늘 이런 바위지대는 처음봤다.

산세가 얼마나 웅장한지 가슴이 확 트이는 순간이다.

우측으로는 배나무골로 보이는 민가가 있다.

이곳에서 다왔다는 안도감에 남은 간식도 먹고 물도 다 마시고 한참을 쉰다.

 

, 이제 하산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내려선다. 가다보니 "어라? 왠 오르막"

"다음 봉에서 내려가나?"

한참을 가도 계속 오르락 내리락 한다.

"여기가 아닌가? 독도를 잘못했나"하면서 계속 가는데 앞서간 "낡은1,2"님들이 털썩 주저앉아

사과를 깍고 계신다.

"왜 내려가는 길이 없죠?" 물었더니 "글쎄, 여기 아닌가봐. 독도를 잘 못했나봐"

아니 이럴수는 없다. 분명히 도상거리는 30분꺼리도 안되는데 왜이리 많이 걷는건지.

"어디서 가짜 불량지도를 사왔나? 아니 그럴리는없다. 왜냐면 내가 종로가서 직접 샀걸랑."

하이고 지겨워.

이젠 기록이고 뭐고 없어진지 오래다.

지도를 보면서도 현위치가 맞는지 안맞는지도 포기해 버렸다.

어디서 부터 잘못됐는지 알수가없다.

이제는 간간이 나타나는 선답자의 표지기만 보고 진행한다.

예상시간은 훨씬 넘어갔다. 감독이 밑에서 걱정할텐데 말이다.

 

헬기장이 나타난다.(16:50 1,050m)

헬기장을 지나 10분을 진행하니 오늘의 종착지 구목령에 도착한다.(17:00 1,005m)

여기까지 총 산행시간이 14시간30분이다.

후반부에 예상시간을 1시간30분정도 초과한것같다.

하지만 시간이 뭐가 중요하리, 내 이런 오지산행은 처음이다.

완주의 성취감보다는, 대한민국에 등로 잘나있는 좋은산이 얼마나 많은데

등로도 없는 험한길을 달려왔던가. 국립공원 입장료가 하나도 아깝지 않다.

서두에 말했듯이 꾼이 되지못하는 나로서는 기맥을 이어야 한다는 부담은 없다.

하지만 부러트린 나무들과 짓밟은 풀들에게 나를 안아줘서 고맙다는 생각은 해본다.

이 길을 먼저 지나간 선답자들의 대단한 열정과 의지에 경의를 표한다.

 

마을까지

 

그런데 이곳까지 혹시나 차가 올라와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은 그저 생각일뿐이었다.

이제 저 기나긴 6.5km의 꾸불꾸불한 임도를 걸어내려가야한다.

임도를 돌아 내려가면서 자꾸만 계곡을 가로지를까 하는 생각이 앞선다.

하지만 경사가 너무 심하고 웅장한 산세에 걸맞게 계곡 또한 위풍당당하다.

내려오면서 전화를 켜보니 통화불능이다.

물소리를 벗삼아 하염없이 돌고 돌아 한시간 이상을 내려오니 저 끝에

가로막은 바리게이트가 보인다.

! 이제 저 모퉁이를 돌면 감독의 차가 있을꺼고, 얼음에 저며놓은 맥주와 음료수 아니 그이상의

진수성찬이..........

 

?

길만 휑하니 뚫려 있고 강아지한마리 보이지않네.

조금만 더 가보지뭐.

빈집을 지나고 개울가에 민가가 한채 보인다.

일단 저 집에 가서 전화라도 한번 부탁해보자는 낡은형님의 명을 들어

주인 아저씨께 전화부탁을 드렸더니 흔쾌히 승낙하며 들어오란다.

몇번의 시도끝에 통화가 됐다. 이제 안심이다.

그런데 민가 아저씨께서 냉장고를 뒤지더니 두유를 몇통이나 꺼내주신다.

게다가 ""담배 한갑까지.

아직도 이렇게 시골인심은 따듯했다.

너무 고마운 마음에 배낭에 남아있던 오렌지, 쵸코렛등을 드리고 개울로 내려갔다.

"낡은모자1,2" 님들은 씻고 계신다.

 

이윽고 저 밑에서 먼지를 휘날리며 감독의 차가 등장하고 걱정스러운 모습으로 왜이리 늦었냐고 묻는다.

예정시간보다 많이 늦어져서 무슨 일 난줄 알았단다.

그리고는 "? 에버님과 죽비님은"

", 조금뒤에오세요"

내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영화에서나 볼수있는 날렵한 자세로 차에 뛰어 오르더니

-- -- ----웅 기가막힌 운전실력으로 날아가 버린다.

 

귀 향

 

차안에서 잠이들었는데 너무 춥다. 아까 개울에서 너무 찬물에 머리감고 씻을때부터 였다.

사방은 칠흙같이 어두운데 이놈의 견인차는 언제오나.

 

아까 후미 태우러 올라가다 무지막지한 비포장 짱돌에

글쎄 엔진오일탱크가 깨져버렸다. 주먹보다 더큰 구멍이 나 엔진오일이 한방울도없다.

 

일부는 견인차를 타고 내려오고, 일부는 걸어내려오다 견인차기사가 부른 렌터카를 타고 공업사에 도착했다.

그곳에서는 수리가 안되고 홍천으로 내일 보낸단다.

 

일단은 식당문 닫기전에 따끈한 감자탕에 식사와 반주를 간단히하고 15인승 승합차를 대절하고 서울로 향한다.

벌써 밤 11시가 넘었다. 서울에서 어제 11시에 만났으니 24시간이 경과했다.

집으로 향하는 차안에서 지긋이 눈을 감는다.

 

낡은모자2, 고령의 연세에도 탄탄한 지구력을 자랑하시고

오리지날 낡은모자님은 힘이남아 도시고

죽비님 나무에 찔리고 발가락까지 불편하신데 고생하셨고

에버그린님은 오랫만의 장거리산행에 진드기까지 데리고 하산하시느라 수고하셨고

누구보다도 감독데뷔전을 힘들게 치르신 MST부부님께 감사를 드린다.

 

아 이제 산행이 끝났구나

그래도 집에는 내일들어가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