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그린 산행스케치

강원권 산행 스케치

[ 한강기맥 7구간 산행 스케치 ] 갈기산,소리산

에 버 그 린 2007. 10. 27. 13:19

  

한강기맥 7구간 산행 스케치 ]

  

       : 2003 , 11 ,2 ()

       : 박준규님. 죽비님. 낡은모자님. 김지연님. 녹색지대님. 에버그린(6)

       : 발귀현-비슬고개 (도상거리 약 21.5km)

       : 맑은뒤 흐림

 

 

지난 구간 뜻하지 않은 알바로인해 신당고개까지 가지 못하여 이번 구간도 꽤 긴 산길을

걷게되었다.

이제 해도 짧아져 5시 정도면 하산을 완료 해야 하므로 서둘러야 된다.

 

차량회수를 위해 비슬고개에 한대를 세워두고 나머지 한대로 발귀현으로 이동하는데

신론리를 경유하면 이동시간을 단축할수 있다.

7 15분 산행 준비를 마치고 들머리로 접어든다.

 

항상 랜턴빛을 앞세워 산행하곤 했으나 오늘은 기맥길을 가며 처음으로 랜턴을 사용하지

않는다. 10여분후 철탑을 만나는데 그 크기가 보통 보아왔던 철탑과는 비교가 되지않을

정도로 어마무지하게 크다.

전망이 있는 봉에 올라 가야할 갈기산을 보니 우뚝 솟아있으며 봉우리의 좌측은 마치 깎아

놓은듯 수직절벽이다.

 

산행 초반이라 그런지 별 어려움없이 갈기산을 향하여 오른다.

매주가 다르게 산과 나무의 모습이 변하니 이제 가을도 저만큼 멀리 가는듯 하다.

떨어진 나뭇잎이 발목은 기본이고 많이 쌓인곳은 정강이까지 빠질정도이며

낙엽 밑에 부러진 나뭇가지들이 깔려 있는데 이걸 잘못 밟으면 영락없이 미끌어진다.

 

갈기산 정상이 가까와지자 아기자기한 암릉이 이어지고 부서진 돌들이 많아 미끄럽다.

요리조리 들아  갈기산에 오르니 작은 돌탑이 3개 있는데 마치 치악산 비로봉의 돌탑을

축소해 놓은것 같다.

 

잠시 휴식후 내림길로 들어서 철탑이 있는 임도에 다다르는데 역종주팀의 표지기를 보고

그 방향으로 내려선후 몇걸음후 바로 앞에 보이는 붉은 표지기를 무심코 따른다.

앞서가던 일행이 안보여 지도를 정치 해보니 방향이 틀린다.

음머. 나혼자 알바하다니... 얼른 빽하여 철탑 우측으로 임도를 따른다.

 

조금가니 전화가 온다.

" 다른 곳으로 간거 아녀?"

", 빽해서 지금 가고 있어유." 걸음을 빨리하여 부지런히 걷다보니 저 밑에 일행 두분이

기다리고 계시다.ㅎㅎㅎ

 

3시간이 지난 10 10. 신당고개 홍천 휴게소에 내려선다.

주차장 한편에 좌판을 펼치고 우동을 3그릇 사다가 늦은 아침식사를 한다.

물도 보충하고 얼굴도 잠깐닦고. 산행중에 이런 휴게소가 한번쯤 등장하면 얼마나 좋을꼬?

 

도로를 횡단하는데 청계-광교 종주시와 똑같다. 강원도의 상징 반달곰이 서 있는 곳에서

도로 중앙의 중앙 분리대가 끊긴 곳으로 통과하여 맞은편의 절개지를 오르며 생각한다.

박달령 선배님이 계셨다면 여기에도 슬링줄을 매달아 놓으셨을까?

청계-광교 구간은 박달령 선배님의 손길이 안 닿은곳이 없다. 그 훌륭한 작품들을

다시한번 감상하려고  이번 겨울에 살며시 침투계획을 잡고있다.

 

낙엽.

낙엽 러쎌이다. 등로는 온통 낙엽에 덮혀 걷기가 거북할 정도다.

작년에 오케이님들과 곡달산과 장락산맥을 걸을 때에도 이만큼의 낙엽을 밟은것 같다.

 

철탑과 임도.

이번 구간은 유난히 철탑과 임도를 많이 만나게 된다.

뒤돌아 보는 갈기산은 불쑥 솟아있고 임도 옆으로 펼쳐지는 가는 가을을 아쉬워하듯

낙엽송의 노란 물결이 온산을 물들고 있다.

죽비님의 말씀으론 남한의 낙엽송은 일본것으로 "잎을 간다"라는 뜻으로

이깔나무 라고도 하며 북한 지역의 낙엽송이 우리나라 것이라 하신다.

 

오후 1 55 . 밭배고개에 도착하여 점심식사를 한다.

낡은모자님은 오늘 씨레이션까지  준비하여 이것저것 먹거리가 풍부하며 간식과 과일도

쉬는 시간마다 공급이 되니 기맥길 처음 시작할때는 쫄쫄 굶고 다니다가 이제야 먹는

문화가 형성되니 . 먹을것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2구간 밖에 안남은것이 아쉽다.

커피까지 한잔하고 자리를 일어선다.

 

임도를 두번 더 만나고 가파른 능선길로 고도를 높힌다.

지도상에는 봉 이름이 없으나 송이재봉 이라는 패말이 떨어져서 쉼터로 사용되는

바위위에 놓여있다. 1/25,000 지도에는 666봉으로 표시되어 있는곳이다.

 

휴식을 취하며 가야할 방향의 지점을 다시한번 정확히 독도한다.

여기서 우측으로 조금만 가면 작은봉에서 좌측으로 90도 꺾여야 한다.

조심해서  작은봉을 눈여겨 살피며 진행한다. 언뜻 지나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작은봉을 만난다. 표지기가 몇개 있으나 좌측으론 길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의 사면이다.

그러나 기맥길을 걸으며 이런 사면같은 길을 몇번 내려서지 않았던가?

 

낙엽에 미끄러져 비틀거리며 사정없이 고도가 떨어진다.

에고 소리산 올라야 되는데...  이렇게 떨어지다니.

길은 차츰 능선이 살아나며 기맥길이 이어진다.

안부를 지나며 거침없이 소리산으로 오른다.  오늘 오름은 이것이 마지막 오름이니

오히려 힘이 더 난다.

 

오후 5. 소리산 정상이다.

관리가 않된 산불감시초소가 뎅그러니 있고 잡목에 가려 조망도 시원치 않다.

땀을 닦으며 남은 배낭 무게를 줄인다고 과일들이 나온다.

녹색지대님은 새로 장만한 폴라플리스 바지를 입고와서 한증을 한다고 투덜대고

다른분들은 재밌다고 웃고있다.

 

휴식후

하산길에 마지막으로 철탑을 또 하나 만난다. 이게 도대체 몇번째일까?

어스름해지는 산길을 절개지 좌측으로 방향을 잡아 조심조심 내려오니  드디어

오후 5 35분 비슬고개에 내려선다.

다음에 오를 싸리봉이 위용을 자랑하듯 고개를 바짝 쳐들고 기다리고 있다.

 

10시간 30 여분의 산행을 마치고 용문산 구간을 진행하고 있는 도깨비님에게 전화를 하니

아직도 산행중 이시다. 조심 산행을 당부하며 차량회수를 하여 뒤풀이 식사를 함께한다.

다음 산행 일정도 상의하고 즐거웠던 산행얘기도 나눈다.

 

구리팀과 작별하고 낡은모자님의 두뇌지도를 이용하여 막힘없이 달려오니 무척 빨리

도착된다.

같이 산행하신 분들 낙엽산행 즐거웠으며 다음 산행을 기다려 봅니다.

 

에버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