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그린 산행스케치

강원권 산행 스케치

[ 한강기맥 6구간 산행 스케치 ] 금물산

에 버 그 린 2007. 10. 27. 13:15

 

[ 한강기맥 6구간 산행 스케치 ]

 

언 제 : 2003년 9 14

장 소 : 삼마치-금물산-발귀현

누 구 : 박준규님, 죽비님, 낡은모자님, 김지연님, 오리엔트님, 에버그린(6)

 

 

새벽공기를 가르며 양평까지 가는 국도변은 안개로 인해 한치앞을 볼 수 없다.

낡은모자님과 옥천휴게소에서 만나 국밥을 한그릇씩 비우며 오늘 산행에 대하여

간단히 얘기를 나눈다. 오늘 한강기맥에 3팀이 산행을 한다.

높은산님팀이 발귀현에서 비슬고개까지, 도깨비님팀이 상창고개에서 신당고개까지,

우리는 삼마치에서 신당고개까지 계획했으나 실제산행은 발귀현에서 마치게 되었다.

 

신당고개에 차한대를 주차시키고 우리팀과 밤도깨비님팀이 같은차에타고 밤도깨비님팀은

상창고개에서 하차하고 우리팀은 삼마치까지 가서 산행을 시작한다.

 

이른 아침의 상쾌한 공기가 코끝을 스치니 정신까지 맑아 오는듯하다.

이런 느낌이 좋아 아침일찍 산행하는 이유도 있을것이다.

이번 구간부터는 여태 볼수없었던 거인산악회 표지기도 보인다.

 

우리와 역방향으로 진행하는중이며 이팀에도 아는 분이 몇 분 계시다.

특이하게 대원들의 이름을 한분 한분 표지기에 써놓았는데 산행 구간의 중간쯤에서

내가 알고있는 고명하신 분의 이름을 발견할수 있었다.ㅎㅎㅎ

 

몇차례의 독도 주의점을 지나 상창고개에 내려선다. 빨리 진행하면 밤도깨비님을

산행중에 만날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그럴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다.

들머리에 물봉선이 예쁘게 피어있고 며느리 밑�개(?)등 이름모를 들꽃들이 많이 보인다.

상창고개에서 금물산까지는 계속되는 오름길이지만 경사가 급하지않아 어려움은 없다.

 

산행중 또하나의 재미. 먹는시간이다.

추석이 바로 지난탓인지 먹거리가 푸짐하다. 행동식으로만 열량을 보충하시던

박준규님과 낡은모자님까지도 오늘은 도시락이 터질 정도로 준비를 많이 하셨다.

식사후 커피까지 한잔 곁드리니 움직이고 싶지않다.

그래도 어찌하랴. 오늘 갈길이 먼데…움직이기 시작한다.

 

쉬엄쉬엄 계속오르니 오늘 산행중의 최고봉인 784봉을 거쳐 금물산(774)에 도착한다.

여기서 큰 실수를 범하는데 도로바이트를 심하게 한다. 에구구…

선두가 조망이 있는곳에서 시루봉이 어디냐고 찾고있다.

 

1:50,000 지형도를 보니 금물산에서 바로 우측으로 떨어지게 되어있고 지금 이 능선은

성지봉으로 가는 능선이 아닌가?

이크 하며 빽하여 금물산에서 바로 우측으로 떨어지며 한마디 덧부친다.

 

한강기맥은 급경사로 떨어지는 능선이 많아 ㅎㅎㅎ

그렇게 얼마나 떨어지다 능선이 살아난다.

~ 이제 능선이 살아나는구만 또 한마디 더한다.

그런데 방향이 조금 틀어지기 시작하며 그많던 표지기가 안보인다.

 

이게 어떻게 된거야?

1:25,000 지형도를 꺼내어 보니 이런 ! 금물산에서 성지봉 방향으로 약간 진행후 우측으로

꺽이는 것이 아닌가?

하며 땀흘리고 다시 금물산에 돌아와 성지봉 방향으로 진행하여 아까 빽한곳에서

30m정도 더 진행하니 표지기가 우측으로 붙어있다.

아까 조금만 더 진행했었더라면 이런 도로바이트는 없었을 것을…

우이~! 이렇게 50여분을 허비했다.

 

금물산에서 시루봉가는 길은 상반신은 잡목에 막히고 하반신은 칡덩굴에 걸려 진행하기가

쉽지않다. 몇번이고 넘어질뻔 하였다.

기어코 기맥길에 처음 같이 참가한 오리엔트님이 엉덩방아를 한번 찧었다.

 

시루봉 안부 시원한 그늘을 찾아 점심식사를하고 과일도 먹고 기분좋게 출발한다.

시루봉에서 갈기산을 바라보며 빨리 넘어가자 하고 걸음을 빨리하여 임도에 내려선다.

그런데 이상하다.

어느곳으로도 표지기가 한장도 없다. 그 많던 거인 표지기도 안보인다.

나보다 앞서간 높은산님과 밤도깨비님의 표지기도 없다.

 

1:25,000 지형도를보니 임도와 능선은 거리가 많이 벌어진다.

능선으로 갑시다. 결국 이 결정이 신당고개까지 가지 못하는 원인이 되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다른팀들은 모두 임도로 진행하였다는데

우리는 능선으로 진행하여 제2의 오음산(?) 구간을 통과한 기분이었다.

 

등로는 전혀없고 온갖 잡목과 칡넝굴에 앞을 가려 도저히 진행이 안된다.

밟고…….넘고……헤치고……. 쓰러지고…..이러다가 지도보고…..하기를 얼마나 지났을까?

드디어 능선을 벗어나 임도에 떨어졌다.

 

아니 , 이게 뭐야?

미확인 폭발물이 있으니 출입을 하지말란 군부대의 경고판이 있고 그옆에 임도따라

표지기들이 마치 약올리듯이 붙어있다. .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허옇게 뒤집어쓴 모습을하고 서로 킥킥대며 시간을 보니

440분이 지나고 있었다.

4시 전에 발귀현에 도착하면 신당고개까지 간다는 생각이었으나 다음 구간이 짧으니까

무리하지 말자고 의견이 모아졌다.

 

시간이 넉넉해지자 임도에 주저앉아 배낭을 비우기 시작한다.

남은 과일도 먹고 오늘 산행애기도하며 쉽게 끝나는 기맥길은 없다고 한마디씩 한다.

손등은 상처투성이가 되었지만 마음은 가뿐하다.

 

발귀현에서 동네분의 도움으로 큰길까지 나와 낡은모자님이 특유의 배짱으로

히치와 차량회수를 간단히 해치운다.

귀가길에 해장국으로 저녁을 함께하고 다음 기맥길 일정을 맞추며 이번 산행을 마무리한다.

힘들게 진행되었지만 웃으며 재밌다고 즐겁게 같이 산행하시니 고마웠습니다.

다음구간에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