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기맥 5구간 산행 스케치 ]
-------녹색지대님 글-------
녹색지대
한강기맥5구간 (
날짜 :
날씨 : 맑음
인원 :
구간별 시간요약 :
알바다. 빽!…… 빽도 알바!
덕구산(
개고개(
응곡산(
만대산(
소삼마치(
오음산부대(
크레모아와 지뢰에 쫓긴 알바
헬기장(
오음산(
삼마치(
지금 봐도 믿기지 않는 17시간30분 소요
(소요시간의 반 정도는 알바와 휴식시간인 것 같음)
서두에………..
*************한강기맥의 하이라이트 ‘오음산’가는 길**************
휴가후 회사일로 정신없이 몇일을 보내다 보니 이번 산행준비를 못했다.
준비라 함은 ‘소삼마치’에서 ‘삼마치’까지의 구간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는 것이다.
‘오음산’은 막연하게 군부대를 우회한다는 것만 알고있었다.
물론, 우회길이 나 있는줄 알았고 “나 말고도 다른 대원들이 알고 있겠지”하는 막연함이 있었다.
하지만 모두 나와 같은 생각이었나 보다.
아무튼, 출발부터 도착까지 알바의 극치를 달렸던 오점의 구간으로 남게 되었다.
들머리 까지
8월14일
바로 집앞인데 일행들에 너무 미안한 마음이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에버님의 애마는 천천히 운행하여 양평프라자에서 쉬어간다.
쥐포와 골뱅이, 소주가 어우러져 즐거운 담소가 마르질 않는다.
적당히 마무리하고 길을 나서고……………
들머리인
나는 계속 눈을 감고 머리를 숙여가며 잠을 청하고 있다. 차 바깥에서 들리는 소리는
“달도 밝고 날씨도 좋으니 천천히 야간산행으로 시작하자”라는 얘기가 들려온다.
하지만 못들은 척 하고 계속 고개를 파묻는다. 이윽고, 빨리 산행준비 안하고 뭐하냐는 질타속에 마지못해 등산화 끈을 묶는다. 아주 천천히…………
지금시간 부터 산행을 하면 물이 남을 것 같아 700ml 한병을 차에다 놓고 내린다.
배낭안의 남은 물은 2.3ℓ.
알바다. 빽!………….빽도 알바!!!!!
이윽고 출발이다.(
노천리쪽 축대 끝나는 지점까지 이동해서 들머리를 찾아본다.
하지만, 표지기도 보이질 않고 어두워서 정확한 들머리를 찾을 수가 없다.
할 수 없이 대충 절개된 사면을 힘들게 올라간다. 방향을 확인하고 잡목을 뚫고 위로 위로 전진이다.
달이 떠 있긴 하나 숲속에서는 전혀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다.
랜턴불빛에 의지해 희미한 등로를 찾아간다. 경사가 꽤 급하다.
그런데 이상하다.
이정도 올라왔으면 사면으로 꺽이며 양호한 등로가 나타나야 되는데 꺽을곳이 안보인다.
475m 봉을 놓친 것 같다. 도대체 사방에 뵈는게 없다.
갈등을 하며 조금 더 내려가 보니, 아니 이런………….. 욕 나온다.
웬 밭떼기가 펼쳐져 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이런 dog같은 경우가……………”
컴컴한 숲속에서 도무지 분간을 못했다. 각자의 의견들이 나온다.
“아예 새목이 도로까지 나가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합시다”
“아냐 아냐! 일단은 천천히 475봉을 찾아서 빽을 하자구”
결국, ‘낡은모자’님의 말씀대로 내려온 길을 다시 찾아 올라간다.
하지만 컴컴하긴 마찬가지 어디로 왔는지도 모르겠다. 땀 뻘뻘 흘리며 오름길 빽하고 있는데 저쪽에서 들리는 한마디…………. “젠장, 빽도 알바하는군”
결국 무덤을 찾고 그 뒤로 475봉을 올라 갈림길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이미 날은 어슴프레 밝아오고 정상등로를 확인해 본다.
환할때 보니 도저히 알바를 할래야 할 수가 없는 길이다.
야간 산행의 무모함을 느끼는 순간이다.
보이지도 알지도 못하는 길을 무작정 치고 올라가 헤멘꼴이다.
벌써
한시간 반을 시작도 하기전에
항상 이런 길만 있어라…. 여유만만
지금부터는 길이 아주 편하고 잘 나있다.
십자안부에 도착한다.(
이윽고 덕구산 정상을 향해 힘든 오름짓을 한다.
깔딱 깔딱 몇 개의 봉우리를 넘어서니 이윽고 덕구산(653m) 정상이다.(
한강기맥상의 봉우리가 다 그렇듯 별 특징없는 정상이다. 10분간 휴식을 취한다.
덕구산 정상 헬기장
역시 평탄하고 편한 길이다. 날도 맑고 특히 소나무 군락이 잘 발달돼 잇다.
상쾌한 마음으로 걸어가며 작은 봉에 오르니 헬기장(635.6m)이다.
후미를 기다리며 풀숲을 헤치고 삼각점을 확인한다.
공작산을 비롯한 조망을 즐기며 10여분간 또 휴식을 취한다.
약 2분 정도 진행을 하니 산불감시초소가 나타난다.
이곳을 지나가는데 키보다 더 큰 억새밭이다. 지금까지는 뽀송뽀송하게 잘 왔는데 온 몸에 물기를 뒤집어써 바지가 다 젖는다.
잠깐의 억새밭길을 지나니 방화선길이 이어진다. 이곳도 풀들이 물기를 많이 머금고 있다.
잡목과 넝쿨도 조금은 귀찮게 한다. 별 생각없이 가고있는데 뒤에서 ‘빽’하는 소리가 들린다.
좌측길 이란다. 거의 직각으로 꺽여있는 길이 풀숲에 가려져 있다.
여기까지 두번의 삼거리가 있었는데 모두 좌측으로 진행한다.
완만한 능선길을 이어가다보니 또 산불감시초소가 나온다(
사방으로 스티로플 조각이 어지럽게 흐트러져있다.
이곳에서 아침식사를 하기로한다. 예외없이 ‘낡은모자’님의 참초가 등장하고………..
식사와 휴식 후, 3분여를 내려서니 큰 나무가 엎어져있는 ‘개고개’다.(
두어개의 봉을 넘고 삼거리 좌측으로 올라서니 응곡산(603.1m)이다.
잡목과 Y자형의 굵은 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식사 한지 얼마 안돼서인지 그늘을 찾아 또 15분간 휴식이다.
575m 봉이다.(
이곳에서 길도 찾고 지도도 보느라 몇분을 소비한다. 이윽고 서쪽 사면으로 방향을 잡고 표지기도
확인하고 내려간다.
선답자들이 말하는 독도 난해구간이나, 표지기가 잘 붙어 있으니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다.
사면을 치고 내려가니 무덤이 있고 그곳을 지나쳐 자그마한 봉들을 넘고 하다보니 나무들사이로 임도가 살짝 보이고 계속 내려오니 절개지다.
절개지를 돌아 내려오니 휴식년제 표지판이 보인다.
표지판 뒤로 올라붙어 능선상에서 10분간 휴식.
여기서 만대산 가는길은 은근한 오름길의 연속이다.
만대산 직전 안부에서 숨고르기 핑계로 또 10분간 휴식.
쉬는 시간마다 ‘
힘들게 깔끄막을 20분 치고 오르니 만대산(679m)정상이다.(
이곳에서 ‘죽비’님, ‘낡은모자’님 ‘
조그마한 봉우리들 위로 간간이 암릉이 나타난다. 암릉을 타고 넘지만 지난구간들에 비하면
아기자기 한 것이 오히려 재미가 느껴진다.
(
열심히 암릉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가 ‘오음산’이 보여서 사진도 찍고 하는데 갈수록 차소리도 들려온다. 거의 다 온것같다.
소삼마치로 내려가지말고 그늘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고 상을 차린다.(
식사중 처음으로 한강기맥중에 종주자를 만난다. 우리와는 역방향으로 진행중인데 ‘
하지만 결론은 차를 회수해 주기는커녕, 오히려 신세만 엄청나게 지는 사태가 벌어진다.
우리의 운명이 오음산에서 180도로 바뀔줄 누가알았던가?
소삼마치(
임도는 통행이 없어 잡초만이 무성하다.
사진도 찍고하며 15분을 보낸뒤 표지석 뒤로 오른다.
20여분 후, 중앙고속도로가 통과하는 터널 위에서 삼각점을 확인한다. 여기가 557m봉이다.
멀리 내려다 보이는 고속도로위로 시원스레 달리는 차들이 가슴까지 후련하게한다.
여기서 능선은 남에서 서쪽으로 휘어지며 점점 쳐올라간다.
(
소삼마치에서 오르는 한시간여는 만만치가 않다.
급한경사를 올려 붙여야 하고 산죽과 잡목의 저항이 억세다. 거기다 오후 햇살이 따갑게 내리쬐고 산딸기 가시나무에 몇번이나 손을 찔린다. 잔가시가 따갑기는 말할수 없고 박히면 빼내기도 힘들다. 그래도 중간에 한웅큼의 산딸기 맛도 본다.
(
우리보다 얼마간인지 앞서간 분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그 표지기가 왼쪽을 향해 붙어있다.
분명히 임도로 내려서려면 바로 가야하는데 이분은 왼쪽으로 내려갔다.
의아해 하면서도 “계속 같은코스로 왔는데 무슨 이유가 있겠지” 하면서 표지기를 따른다.
내려가면서도 계속 표지기는 붙어있다.
얼마를 가다보니 너무 계곡쪽으로 떨어진다. 물론 더 내려가서 임도로 붙어도 되겠지만 이건 아니다.
‘죽비’님, ‘에버’님, ‘
나는 앞서 내달려간 ‘
잠시 후, 슬슬 내려가 보는데 숨을 헐떡이며 두분이 빽하고 있다.
계속 표지기보고 가다가 너무 떨어져 다시 올라오신단다.
아무튼 십몇분간 빡시게 올려부쳤다.
(
임도 오름길은 12시간 산행후라 그런지 만만치가 않았다.
굽이 돌때마다 나타나는 햇볕과 콘크리트의 지열, 바람한점 불어주지 않는다.
도라…. 도라… 도라
(
바리게이트가 올려져 있고 동초막이 있는데 사용하지는 않는 것 같다.
철망 담장안의 두명의 정문 근무자가 우릴 쳐다보고있다.
이런 산꼭대기에서 민간인을 봐서 반가와서인지, 꼬라지가 우스워서인지 말,행동없이 빤히 쳐다보기만한다. 뭐라도 하나 주고 싶지만 줄게 있어야지……….
정문입구 계단에 배낭을 내려놓고, 이곳 좀 통과하자고 말해보지만 가타부타 대답없이 어쩔줄을 몰라한다. 이때 저 위에서 이 광경을 보고 선임자한명이 뛰어 내려오더니 강력하게 저지한다.
길도 없고 무조건 안되니 빨리 부대 구역에서 나가란다.
젊잖게 사정해 보지만 워낙 강경하게 막아선다.
할수 없이 그곳을 물러나 사면을 쳐서 우회하기로 한다.
바리게이트 맞은편으로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있는데, 철제 로프로 난간을 설치해 놓았다.
아무튼 부대를 우회하기 위해 적당한 곳을 물색하며 내려가는데 너무 깊이 내려가고있다.
더 아래 계곡으로 떨어졌다가 올려치기에는 너무 힘에 부칠듯하다.
오전에 지났다는 선답자의 흔적을 찾아보지만 워낙 숲이 빽빽해 불가능하다.
점심때 만난 분에게 전화를 해본다. 자동차 열쇠도 그렇고 길도 물어보려는 속셈이다.
그 분은 벌써 개고개에 내려와 있고, 무조건 사면을 치고 돌아야 한다는 조언을 듣고는
상부로 다시 올라가 적당한 지점을 골라 진입한다.
이건, 당체 지나갈 수가 없다. 잡목과 칡넝쿨이 얽혀 거의 그물 수준이다.
경사도 급하고 계곡에는 온갖 폐군수품이 난무한다. 깨진 유리조각부터 시작해서 집기류
일체, 부서진 무전기, 녹슨 철조망 덩어리, 옷가지, 깡통 등등 부대에서 버렸음을 짐작케하는 쓰레기가 온산에 널려있다. 이건 어떻게 치울수도 없겠다. 요즘이야 그렇지 않겠지만 과거부터 쌓인 것이려니 생각한다.
한참을 헤메다가 결단을 내린다. “일단은 위로 붙어보자!”
계곡사이로 부대까지 이어진 수로파이프가 있다. 어디가 나오건 그 파이프를 따라 오른다.
숨을 헐떡이며 올라보니…………….아!…………… 럴수 럴수 이럴수가………….!!
부대 철조망 앞인데 군견훈련장인지 뭔지 타이어, 점프대와 드럼통등이 널려있다.
아까 지나가자고 사정한 정문이 눈앞에 바로 저~기, 한 1분 거리쯤 될까?
이 거리를 몇십분동안 계곡안에서 헤멨다.
아까 그냥 무대포로 지나갈걸 그랬다. 왜냐하면
지금 근무자들이 우릴 빤히 쳐다보고 있다. 여태까지 뭐하고 이제사 거기 있냐는듯………..
손 한번 흔들어 주고 빠르게 통과해버렸다.
지나면서 왜 그리 억울한지, 에고~ 무식하지도 용감하지도 못한 내 팔자야.
뭐라? 크-레모아……..
아직도 오음산은 보이지 않는다.
부대 뒤쪽으로 길을 따라가니 바닥에는 삐삐선이 깔려있다.
계속 따라 오르다 보니 우측으로는 철망담이 쳐져있고 좌로는 녹슨 원형철조망이 늘어져있다.
그 사이로 진입하려는데, 통나무를 연필처럼 뾰족하게 깍아서 접근을 막아 놓았다.
통나무 저지선을 넘어 들어가니 삼각 표지판에 ’지뢰’ 라고 써있다. 또 엎어져 있는 표지판도 있다. 그냥 무시하고 진행을 하는데 뒤에 오던분들이 빽을 해버렸는지 따라오질 않는다.
낡은모자님과 함께 아무리 기다려도 오질 않는다.
아마 다른 길을 찾고있는 모양이다.
얼마후 우릴 부르는 소리에 내려가보니 다른길은 없다고 한다.
그냥 철조망으로 가자고 하니, 안된단다.
‘크레모아’ ‘지뢰’ 표지판이 장난이 아닌 것 같다고 하신다.
뭐라? 크-레모아…….. 그럼 매복조가 우릴?
크레모아는 지금 대낯에 설치되어 있을턱이 없으니 신경끄지만
산꼭대기의 대공기지나 레이다 같은경우에는 부대 주변에 지뢰도 매설한다는데,
장마철에 가끔 떠내려온 지뢰사고도 있지 않은가?
혹시 아주 예~엣날에 묻어놓았던 발목지뢰라도 비에 쓸려다니다가 재수없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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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숲속에 갇혀있다는 것은 곧, 조난을 의하거나 부대로 찾아가 도움을 청할 방법밖에는 없다.
6명중 물이라고는 내가 가지고있는 300ml 정도와 에버님의 얼음 한조각뿐.
만일의 사태를 생각치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넓지도 않은곳에서 이렇게 헤메다니…….
그런데? 정말 이상하다. 지도에 보면 부대 바로뒨데.
최대한 원형철조망 가까이 붙어 우회하기로 하고 잡목속으로 들어간다.
억센 잡목들과 넝쿨들, 심한 경사는 좀처럼 앞으로 나아갈수가 없다.
더 중요한 것은 내 스스로 확신이 서질않았다.
선답자들도 지나간 길이고 산속에 이렇게 막힌 숲속으로 가야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질않았다.
허리도 펴질못하고 사방을 살핀다.
그때, 눈앞에 적색의 비닐 표지기가 보인다. ‘夫婦山行 春川’ 오늘 하루종일 같이한 표지기다. “아! 이리 가는것이 맞구나” 그제서야 확신이 선다.
확신이 서니, 머리로 밀고 양손으로 제쳐가며 우악스런 진행을한다.
그리고난 불과 몇분 후 암릉위로 올라가니 헬기장이 보이고 부대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몇걸음 옮기니 헬기장이다.(18:50)
반갑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다.
돌아보니 부대에서 여기까지 삼십여분이면 될걸 이게 도대체 몇 시간인가?
벌써 날은 어둑어둑 해진다.
6명 모두 원한(?)의 기념촬영을 하고 남아있는 물을 한모금씩 나누어 마신다.
우리가 갈 삼마치를 내려다보고
하늘을 쳐다보니 저녁노을에 구름이 짙게 드리우고있다.
(19:20) 하산길 ….. 최후의 알바
부지런히 내려가면 한시간이면 될걸로 보고 내려가다 또 랜턴을 착용한다.
하루에 밤을 두번씩이나 맞는다……… 남서방향으로 십몇분쯤 열심히 내려간다.
앞에는 나무로 막아놓아 등산로가 아니라는 표시를 해 놓았고, 그 옆으로 ‘등산로’라는 표시판이 있는데 정상으로 오르는 표시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급경사 길이 있는데 아무래도 계곡길인듯 보였다.
계곡길인듯 하니 능선을 택해 넘어가자는 의견이 나왔다. 어디든 빨리만 가자!!
여기서 또 무리수를 두고 말았다. 막아놓은 통나무를 넘어갔다.
얼마를 가다보니 금방 알바임을 깨닿는다.
“오늘 참 징그러운 날이다. 귀신에 홀렸나부다” “알고도 알바, 모르고도 알바”
모두들 자포자기 하는 모습이 안스럽다. 물도 없고 랜턴의 배터리는 얼마나 갈지?
차라리 아무데로나 내려갔으면 하는 표정들이다.
하지만 이내 다시 돌아서서 힘겹게 올라간다.
그래도 지금우리가 내려갈 가장 빠른 탈출로는 삼마치뿐이기에………..
나무로 막아놓은 곳에서 우측으로 길을 따라 내려가니 흰 밧줄이 묶여져 있고……….
앞만보고 내려왔다. 중간에 콘크리트바닥이 나오길래 다 내려온줄 알았다.
하지만 앞에 봉우리가 나오고 또 봉이 나타나고…….. 지금에와서 생각해보니 헬기장을 지나온 것 같다. (산중에 콘크리트라면 헬기장말고 뭐가 또있나??)
새벽이나 저녁이나 깜깜한 밤에 정말 뵈는게 없었다.
(21:00) 삼마치
정말 다와간다……… 도로가 보인다………… 배낭을 던지듯 내려놓는다.
오늘 하루가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이젠 담배가 피우고 싶고, 물한모금 마시고싶다.
삼마치에 내려오니 점심시간에 조우했던 그 분이 이곳까지 음료수를 몇병 사가지고 와서 그늦은 시간까지 기다리고 계신다. 처음에는 짜증이 났지만 나중엔 걱정이돼서 갈수가 없었단다.
한가치 담배를 얻어 피우며 고맙다는 내 말에
“산꾼들 정 이라는게 다 이런거죠” 하시는 그분의 대답.
개인적 약속도 취소해가며, 장승재 우리 차있는곳까지 태워다주고 도움을 주셨다.
지금 지면을 빌어 다시금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후기
지금에사 생각해보면 구간구간의 가야할길이 눈에 선하다.
사실 그까짓것 할 정도밖에는 안된다. 하지만 왜 그렇게밖에는 산행하지 못했나 하는 후회가 드는것도 사실이나, 다시 번복하고싶은 생각은 없다.
준비되지 않은자의 당연한 귀결로 받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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