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그린 산행스케치

추억의 백두대간 1

[ 추억의 백두대간 1 ] 향로봉,둥글봉,칠절봉,진부령

에 버 그 린 2007. 10. 27. 13:32

 

 

[ 저기 보이는 산이 금강산인가? ]

 

언 제 : 2003 , 10 , 19

어 디 : 진부령-칠절봉-둥글봉- 향로봉(도상거리; 14km)

누 구 : 죽비, 밤도깨비, 산오름, 하얀이슬, 날뫼골물소리,봄비,쌍빠, 세석산장, 동촌,

          오리엔트, 발해, 발해2 , 아오자이, 송비, 에버그린(15)

날 씨 : 죽여줌

 

대부분의 대간꾼들이 진부령에서 졸업식을 마치고 분단된 조국의 아픔을 느끼며 대간길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음을 안타까와 한다. 향로봉이 남한 지역이긴 하지만 군부대가 있어서

마산 정상에서 종을 울리며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하는것이 현실이다.

일행중에 지인의 도움으로 이번 산행이 이루어지게 되어 진심으로 수고에 감사드린다.

 

새벽 01시 정각에 양평휴게소에 모인 15.

차량배정을 끝내고 들뜬 마음으로 진부령으로 향한다. 일행중에 쌍빠님과 송비님, 대간님이

백두대간 졸업을 하는 날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원통 시내로 들어가 해장국집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05 해장국으로 이른 아침식사를

한다. 오늘의 점심은 군부대에서 하기로 되어있다. 얼마만에 먹어보는 군대밥인가?

이상하게 잔뜩 기대도 된다.

 

아침 07 드디어 우리를 안내할 분이 도착되고 간단하게 인사를 마친뒤 바로 산행이

시작된다. 산행이라기보다 군 보급로(비포장길)를 따라 향로봉까지 이어지는 행군이다.

그래도 이것이 어디인가?

향로봉 너머 바라다 보일 금강산의 모습에 흥분되어 발걸음도 가볍게 오르고 있다.

 

고도가 차츰 높아짐에따라 진부령 스키장과 마산, 병풍바위등이 시야에 들어오고 조금더

오르자 북설악의 선봉 , 상봉이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서있다. 도로를 굽이굽이 돌아

1시간 30. 드디어 시야가 확보되는 칠절봉에 도착된다.

 

이처럼 한눈에 설악을 담을수 있었단 말인가?

눈앞에 펼쳐지는 설악의 모습은 거의 환장적이었다.

점봉에서 바라보는 설악의 위치가 완전히 180도 뒤바뀐 그런 모습이다.

마산에서 신선봉으로, 상봉, 너덜의 황철봉,황철봉 넘어 작게 보이는 공룡능선따라 이어지는

대청, 중청, 끝청, 귀때기청, 마등령, 안산의 봉우리들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한눈에

들어와 박힌다.

 

모두들 감탄하며 기념사진도 찍고 봄비님이 준비한 맛잇는 간식도 먹는다.

이제 도로 방향은 우측으로 90도 꺾여 우측 저멀리 향로봉을 향해 이어진다.

와글와글 무슨 할말이 그리도 많은지 얘기가 한순간도 쉴새없다.

 

향로봉과 칠절봉 사이의 둥글봉 .

이름답게 봉우리가 둥글게 되어있으며 향로봉과 칠절봉의 중간쯤이라는 이정표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을 지나며우측으로 내려다보이는 동해바다.간성이라고 한다.

검푸른 빛을 띠며 눈을 매료시킨다.

여기서 바라다 보이는 마산과 병풍바위는 마치 동네 뒷산과 같이 작고 보잘것없이 보인다.

 

한걸음에 달려갈것처럼 보이던 향로봉이 지리하게 굽이친 도로를 따라 좀처럼 다가오지

않는다. 모두들 생각보다 멀다며 한마디씩 한다.

11 40 드디어 향로봉 전망대에 도착된다.

 

안내자의 설명도 듣기전에 한눈에 들어오는 기다란 능선!

저기야!

저게 금강산일꺼야! 라며 혼자 속으로 감탄하며 눈을 고정시킨다.

이렇게 가까이 뚜렷하게 금강산을 대할수 있다니......

 

안내자에게 주위의 지형지물에 대해 설명을 듣는다.

여기서 대간길은 좌측 앞에 보이는 작은 능선길을 따라 이리 저리 돌며 아스라이 금강산

쪽으로 이어지고 있다.

과연 내가 저쪽으로 가볼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기념촬영으로 분주하다.

쌍빠님과 송비님의 졸업 축하 사진과 개인들의 기념사진을 많이 찍은뒤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는 교회 앞마당을 거쳐 식당에 이른다.

 

예전엔 프라스틱 식기였으나 지금은 스테인레스로 바뀌었고 식당에 수도가 있어 바로

식기 세척까지 이어진다.반찬도 수준급이다. 갈치조림 , 불고기, 깍두기에 순두부국.

이쯤되면 내가 먹는 점심 한끼보다 훌륭하다고 생각도 된다.

예전 생각하며 식기도 세척해보니 감회가 새롭다. 애띤 얼굴의 사병들을 보니 하얀이슬님은

현역으로 있는 아들 생각이 나는것 같았으며 세석산장님은 " 내일 아들을 입대 시키는데

내가 군대밥을 먹고 있으니 기분이 이상하네." 하신다.

 

화장실에는 세탁기도 있고 세면대도 깨끗하게 시설이 잘되어 있다.

예전과 많이 변했다는것을 느끼며 커피도 한잔 한다.

중대장님과 인사를 나누고 향로봉을 뒤로한다.

 

돌아오는 길은 더 지루하다. 중간에 지프한대로 계속 이동시켜 주는데 지프의 공간이 그렇게

넓은지 처음으로 알았다.ㅎㅎㅎ

지프의 도움으로 빨리 하산하여 진부령에서는 대간님의 졸업식을 갖고 목욕탕에서 샤워를

마치고 뒤풀이를 갖는다.

 

이번 산행을 도와주신 분과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누며 시간이 부족함을 아쉬워하고

서울로 출발한다. 차량정체로 귀가길은 늦었지만 오늘의 산행을 생각하면 피곤함도

사라진다.

 

한정된 인원만 할수 있었던 관계로 더 많은 인원이 참석 할수 없었던게 아쉽습니다.

이 산행이 이뤄질수 있게 해주신 모든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