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억의 백두대간 2구간 산행스케치]
언 제 : 2003, 9, 7
누 구 : 고개마루,산오름,하얀이슬,밤도깨비,한울타리,오리엔트,녹색지대,미운오리,소의녀
아오자이,빗소리외2, 청아,안개무침,가시거리,산마루,정한일,눈높이,김지연,이동진,
푸른솔,월류,윤영화,부리부리,운산,오세일,에버그린 (28명)
구 간 : 진부령-미시령(도상거리 약 14.3km)
날 씨 : 하루종일 비옴.
추억의 백두대간 출발이 비로 인하여 한차례 연기되었었다.
그러나 올 여름은 주말에는 어김없이 비가와서 많은분이 기다리던 대간 출발일에도 역시 비가 내린다.
더 이상 연기할 수가 없어 강행 하기로 하고 양재역에 모이니 26명.
2명은 현지에서 합류키로 되어있다.
약 한달 보름만에 만나는 신규회원들은 필명과 얼굴이 매치가 안되어 혼란스럽다.
다음 2구간 때에는 버스에서 다시한번 인사를 나누어야지.
버스는 막힘없이 인제 민예단지 휴게소에 도착해 너도나도 해장국을 한그릇씩 비우고,
약간이라도 눈을 부치려 애써보지만 대간을 한다는 긴장과 기대감,또 약간의 걱정...?
때문인지 모두 쉽게 잠이 오지 않는모양이다.
진부령에서 기념사진을 설레임속에서 한방찍는다. 비는 계속 치적거리며 오는데
랜턴을 켜고 스틱을 높이 치켜들며 "백두대간 화이팅"을 힘차게 외치니 그 마을 사람들
새벽잠 깨어놓은것 아닌가 모르겠다.
이 광경을 홀대모의 돼지님이 지켜보고 있었나보다.
오케이 회원이라고 미리 밝히셨다면 좋은 만남이 되었을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사실 말이 추억의 백두대간이지, 역으로하는 대간길은 초행이니 모두 초행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출발한다.
스키장옆에 다달아 재정비하고 선두를 고개마루님이 오르신다.
그 뒤로 3주전에 졸업한 산오름님이 따르고 줄을 이뤄 따라 올라간다.
모두들 거침없는 발걸음이다.
그래, 어느정도 자신있으니까 대간에 동참하겠다고들 하셨겠지...
이거 내가 제일 꼴찌잖아?ㅜ.ㅜ 이 꼴찌가 미시령까지 영원한 꼴찌가 되었다.
삼거리다.
하산시에 좌측으로 이어지는 독도 주의지점이니 오름길은 우측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이게 뭔일이람? 몇명이 그자리에 서있고 선두는 좌측으로 갔단다.
잠시후에 껄껄거리며 선두가 다시 오고...마산으로 오름짓한다.
마산을 20여분 남기고 눈높이님이 무릎이 약간 좋지않다 하신다.
대간을 앞두고 하드트레닝을 하신듯하다. 오히려 더 안좋을텐데.
쉬엄쉬엄 같이 가기로 한다. 눈높이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마산 정상에서 종소리가 들린다. 선두가 때리는 종소리다.
마산은 대간길에서 벗어난 봉우리지만 대간꾼은
꼭 그자리에 올라 종을 치고 향로봉을 올려다보며
저 밑바닥에서 올라오는 북받치는 감격을 억누르지못해 울음을 터뜨리는 사람도 많다.
이번에 우리는 남진이니까 저 아래 지리산 자락 웅석봉아래 경호강을 내려다보며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분들이 계시겠지.
돼지머리는 없지만 정성스럽게 준비한 약간의 과일과 음식을 차려놓고
죽비님이 쓰신 축문을 읽고 대간이 끝나는 날까지 무사히 산행할수 있도록
서로가 기원하는 산제를 올렸다.
병풍바위는 위에서보면 왜 병풍바위인지 이유를 모른다.저 밑에서 올려다 보아야하는데
이미 우리는 새벽이고 비까지와서 그런 조망은 기대할수 없었다.
병풍바위에서 대간령에 이르는 숲길은 호젓하고 운치있는길로 기억되는데
비가 쏟아지는 이길은 완전히 바닷가의 뻘을 걷는듯 질퍽대고 미끌어지고 말이 아니다.
새로산 등산화 아이고 아까와. 내가 아는사람만도 나말고 3명이 더있던데.ㅎㅎㅎ
대간령에 이르자 산오름님이 이끄는 선두는 식사 생략하고 떠났단다.
하이고. 산오름님 그버릇 또나왔다. 10시간 이하는 밥을 안먹고 가야 한대나?뭐래나?
근데 산오름형님. 그건 우리끼리 있을때 야그지 .지금은 아녀~!
우리 모토가 뭐냔 말여. 쉬~엄 쉬~엄 . 잘 먹으며. 빨치산 안하기 아녀?
에라 . 난 안먹으면 못가!
여기서 빗물에 밥을 말아먹으니 요즘들어 항상 빗물과 함께 식사한다.
대원들 모두가 그래도 불평없이 맛있게 식사를 하시니 다행이다.
식사 못허신 분들은 다음부턴 산오름님 뒤 �아다니지 마시라구요.ㅋㅋㅋ
부풀어 오른 배를 툭툭치며 발걸음을 옮기니 어느덧 신선봉 갈림길에 오르고
이 날씨에 가봐야 보이는것도 없지만 그래도 처음 이신분들은 신선봉을 들렸다 오신다.
날씨만 좋다면 동해와 설악권이 훤히 보이는 아주 좋은 전망대이다.
이제 오늘의 하이라이트라고 할수있는 상봉구간이다.
미시령쪽에서 오는길은 내림길이지만 우리는 오름길이다.
기장이 짧은 사람은 쬐끔은 힘이 들고 빗물이 흐르는 바위 너덜길은 몹시 부담스럽다.
황철봉이나 귀때기청봉의 너덜은 한번에 끝낼수 있지만 상봉구간의 너덜은 지리하게
찔끔찔끔 이어진다. 앞으로 있을 황철봉 구간의 너덜 예행연습이라 생각한다.
비는 와도 상봉밑의 샘물은 맛보고 간다. 역시 달다.물맛은 변함없지만 언젠간
이 샘터도 물이 마르고 다름아닌 사람들에 의해 더럽혀질 것을 생각하니 씁쓸하다.
눈높이님에게 다왔다고 위로의 말을 한다.
내색은 안하지만 얼마나 힘들었을까? 중간에 탈출 시켜야 된건 아닐까?
내가 판단을 잘못하고 여기까지 온건 아닐까? 이런 저런 생각이 스친다.
미시령 도로가 구름사이로 언뜻언뜻 보인다.
근데 , 어라?
대간 표지기가 좌측으로 뚝떨어지는 숲길로 붙어있다.
잠시 생각을 한다. 미시령에서 오를때 항상 야간에 랜턴켜고 잔돌이 부숴져있는
칼등같은 좁은길에 바람이 불어 휘청거리면 옆으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바둥대었었다.
왜 표지기가 저리 붙어있지?
눈높이님과 정한일님에게 이리 오세요 하며 부숴진 돌길로 내려오니 휴게소옆 축대가 나온다.
동촌님이 마등령- 미시령을 끝내고 기다리다 반갑게 맞이하신다.
언제 보아도 반가운 우리 산꾼아니던가. 21일에는 졸업하신단다. 모두들 축하해야할 일이다.
이미 도착한 선두와 합류해 뒤풀이 장소로 이동한다.
미리 주문을 해놓아 기다리지 않고 쫄깃한 백숙으로 배를 채우고
이런저런 산행 뒷얘기들이 오고간다.
역시 산꾼은 산행을해야 할말이 생기는 모양이다.
이제 다음구간부턴 더욱 친근한 모습으로 서로에게 다가갈수 있을것 같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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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산행 같이 하신 모든분들
이제 첫발을 내딛었으니 모두들 의미가 더하겠지요.
많은분들이 동일한 대간길을 걷고 있지만
걷는 순간마다 그분들 나름대로의 생각은 모두 틀리답니다.
매번 횟수를 더할때마다
나름대로의 보람과 희열을 맛보며
대간이 끝나는 그 시점까지 건강하고 뜻깊은 대간길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에버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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