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그린 산행스케치

추억의 백두대간 1

[ 추억의 백두대간 16 ] 화방재,태백산,구룡산,도래기재

에 버 그 린 2007. 10. 27. 14:14

 

[추백팀 14차 화방재-도래기재 백두대간 산행 스케치]

 

산행일자 : 2004 , 4 , 11 ()

산행인원 : 추백팀 18

산행구간 : 화방재-태백산-깃대배기봉-선봉-곰넘이재-고직령-구룡산-도래기재

날      : 초여름을 방불케함

 

추백팀이 대간을 시작하고 8개월이 지나며 어느덧 태백 구간을 지나 오늘은

강원도를 졸업하고 경상북도 봉화군 춘양면으로 내려서는 날이다.

사정이 있어 세석님,수객님,김성기님과 박미희님이 참석을 하지 못하고

오랫만에 영산님과 소의녀님,그리고 막내 한분(이름을 잊어서 죄송 합니다)

참석 하였는데 막내분은 앞으로도 계속 대간을 이어 가신다고 하였다.

새벽의 화방재는 춥진 않았으나 그래도 두터운 옷을 입고 가다 옷을 벗기로 한다.

 

5 10.

늘 그렇듯이 신선한 새벽공기를 마시며 폭신폭신한 산길로 오른다.

다른 구간과 달리 처음부터 내쳐 오르는 고도 없이 편안하게 걷다보니

채소밭 건너편 매표소에 불이 훤하게 켜져있다.

 

순간 입산 통제라도 하면 어쩌나 걱정 했지만 인원 파악을 하며 입장권을

팔고 있다. 다행히 입산 허락은 되었지만 너무 건조해 있어 산불조심에는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다.

 

20여분을 오르니 산신각이 나오고 그 옆 큰나무 앞에는 쇠로 만든 촛불 보관통에

초가 켜져 있으며 제단 위에도 무언가 놓여 있었다.

 

이곳에서 겉옷을 벗고 얇은 티셔츠 차림으로 가지만 이미 시작할 때부터

반팔 차림으로 나를 기죽이는 사람도 있었다.

딱따구리과의 새소리가 나무를 쪼는 소리를 몇차례 들으며 세딸님에게도

들어보라 한다.

 

새소리 나는곳에 눈을 돌리다 숲속에 잘 가꾸어진 묘를 본다.

하단에는 축대까지 잘 쌓아 올려 그위에 깨끗하게 관리가 잘 된 묘지인데

무관심하면 그냥 지나칠수 있을 위치에 숨어 있다.

 

06:00

유일사 갈림길 이정표를 지난다. 많은 태백산을 찾는이가 이 길로 올라오다

대간길과 만나서 장군봉으로 오르게 된다.

조금 오르면 우측에 작은 바위 전망대가 나타나며 건너편의 사태지역이 잘 보이고

뒤돌아 보면 함백산이 거대하게 높게 보이며 북진하는 이의 기를 죽이기에 충분하다.

 

전망대 윗쪽에 석탑이 철망펜스 안에 서있고 내려서면 암자에서 물건을 나를때 쓰는

도르래가 있고 암자가 밑으로 보인다. 예전엔 저암자 앞으로 돌아 올라온 기억도 있다.

많이 보던 두분이 그길로 올라오고 있어 사진을 찍었는데 사진사가 초보인 관계로

많이 흔들려 그 모습을 보여주질 못해 미안 합니다. ㅎㅎㅎ

 

 

어슬렁 거리며 이름모를 산새들의 소리에 맞춰 발걸음을 옮기니 멋진 태백산의 주목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멋진 모습들은 사람들이 많이 관심을 갖는데 길가에 아무 관심을 끌지 못하는 주목이 있어

나라도 한번 관심을 갖고 사진을 담아둔다.

살아 1,000년 죽어 1,000년 이라는데 과연 이모습의 주목이 그 긴세월을 버틸수 있을지 의문이다.

 

 

06:50

망경사 갈림길을 지나며 주목을 보호한다는 대나무로 만든 보호시설물을 보게된다.

그 시설물 뒤로 함백산이 멀리 보인다.

 

걸음을 재촉하여 장군봉의 제단에 이르니 마침 어느 산님이 마음속의 무엇을 간절히

기도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 산님은 의정부에서 왔으며 일행들이 몇분 계신데 아직 안오고 있다고 한다.

 

천제단은 제법 여러명의 산님들로 시끌시끌 하고 예전엔 보지 못하던 큼직한 정상석이

나 보란 듯이 서 있다.

요즘 새로 세워놓는 정상석의 크기는 점점 더 커지는게 그것도 유행이 있는 모양이다.

 

조망은 시원하게 펼쳐진다.

지나온 함백산과 가보고 싶은 두위봉과 백운산 능선, 문수봉과 가야할 신선봉과 구룡산이 저 멀리 보인다.

 

07:10

천제단 아래의 하단에 자리를 잡고 아침 식사를 하기로 한다.

50여분에 걸친 식사는 항상 미련(?)이 남는 좋은 시간이다.

아침은 대충 때우겠다고 하던 분도 산에서 보기 힘든 먹거리를 보고는 물러서질 않는다.

 

기분 좋은 아침 식사후 호젓한 길을 걷는다.

문수봉 갈림길을 지나 사면을 거쳐 우측으로 방향을 잡아 대간길은 이어진다.

좋은 공기와 걷기 좋은 숲길을 걸으니 발걸음도 자연히 빨라진다.

 

갑자기 푸드드득... 하는 소리와 함게 내 앞으로 거대한 한마리의 새가 날아

우측 숲속으로 사라진다. 너무 놀래 발걸음이 얼어 붙었으나 그 커다란 새의 모습을 볼수 있었으니 "부엉이" 혹은 "올빼미" 이런 종류의 맹금류였다.

 

야행성인 이런 맹금류가 휴식을 취하다가 내 발자국 소리에 놀래 날아 오른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백두대간이 아무리 고속도로라고

해도 아직까지 사람의 발길이 뜸하긴 한가보다 하며 걷고 있을때

또 한마리의 새가 후드득하고 날아 오르니

뒷모습만 보아 잘 모르겠지만 아마 꿩이 아닐까 생각된다.

 

 

08:50

놀랜 마음을 진정 시키고 도착한곳이 깃대배기봉이다. 북진 하는 산꾼들에겐 꾸준히

올라야 하는 꽤 힘든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후미를 기다려 같이 움직인다.

태백산 구간에 겨우살이가 드물다며 이야기 하는데 작은 봉을 하나 넘자

눈앞에 겨우살이 밭이 펼쳐진다.

군데군데 마치 새옷으로 갈아 입는듯 나무 껍질이 하얗게 벗겨지는 나무가

있는데 자작나무가 아닌가 생각된다.

 

 

11:00

특징없는 지겨운 길이 이어지고 신선봉에 오른다.

이 외지고 높은곳에 묘를 썼으니 여간 부지런 하거나 효심이 많지 않으면 어떻게

관리가 될까? 오전에 본 묘하고는 너무 다른 분위기다. 아마 자손이 거의 찾지 않는듯...

오가는 대간꾼들 만이 쓸슬하게 바라보고 가는 그런 묘가 되어 있다.

 

 

곰넘이재에서 점심 식사를 하기로 하고 신선봉을 내려선다.

마주오는 산님들도 몇팀 만나고 오늘은 제법 사람을 많이 만나게 되는 편이다.

날씨가 초여름을 방불케 해서 인지 유난히 오늘 힘들게 느껴진다.

앞에 올려다 보이는 구룡산에 기가 질린다.

 

 

11:50

곰넘이재에 내려 섰지만 선두가 보이질 않는다.

아마 장소가 안좋아 더 진행한것 같다.

힘들어 하시는 일행을 독려해 조금만 가면 선두가 있을것이라 얘기하며

결국은 구룡산 능선에 붙어 고직령을 향하게 된다.

 

앞서가던 몇분을 만나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한다.

조금만 가면 선두를 만날수 있을것 같지만 더 지치기 전에 이곳에서

식사를 하기로 한다.

날씨가 더우니 찬물에 남은 밥을 말아 김치와 훌훌 먹으니 그맛이 또한 훌륭하다.

 

 

13:00

식사를 마치고 50m 진행 했을까?

고직령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선두를 만난다. 후미가 오지 않아 걱정을 하고

기다리는 중이란다.

 

13:30

구룡산 정상에 오른다.

구룡산은 헬기장으로 되어 있으며 사방으로 조망이 훌륭한 곳이다.

태백산을 따라 지나온 길과 또 다음에 가야할 옥돌산과 좌측으로 이어지는

선달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산후 뒤풀이할 식당에 전화를 한다.

오늘은 황기와 엄나무가 들어간 백숙이 뒤풀이 음식이다.

구룡산을 내려서 바쁜 걸음을 걷다가 은백색의 털(?)을 보게 된다.

지금 생각하니 가져와 볼껄 하는 생각이 드는데 과연 이것이

무엇인지 아직도 궁금하다.

 

14:10

첫째 임도를 만나고 쉬엄쉬엄 내려온다.

길은 아주 걷기 편하며 마음 같아선 그냥 달려 내빼보고 싶은 길이다.

15:00

두번째 임도를 만나며 이제 도래기재에 다 왔다는 생각을 하니 남은 몇개의 작은 봉우리가

또 지겹게 느껴진다.

 

 

15:20

도래기재에 내려서니 오늘도 10시간 20분의 긴 산행이 마감된다.

예전의 도래기재는 비포장으로 교통이 매우 불편 하였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말끔하게 포장되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뒤풀이는 춘양면의 수진식당(054-672-0690,011-518-0690)의 백숙이

정말 맛 있었으며 민박도 같이 하고 있으며 전화하면 태워오고 태워다 주고 한단다.

홀로 대간 가시는 분들은 이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며 이집과 나는 아무 관계가 없고

그저 뒤풀이로 백숙 먹은 관계일 뿐이다.

 

더운 날씨에 힘들었던 대간길.

그래도 지나고 나면 다시 생각 나지요?

오늘 새로운 막내님께 박수를 드리고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길 바랍니다.

함께하신 모든 분들 즐거운 산행 이었습니다.

  

에버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