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그린 산행스케치

추억의 백두대간 1

[ 추억의 백두대간 14 ] 댓재,황장산,덕항산,피재

에 버 그 린 2007. 10. 27. 14:10

 

[추백팀의 12차 대간길 댓재-피재]

  

언      제 : 2004, 3, 14 ()

산행인원 : 추백팀 20

산행구간 : 댓재-황장산-큰재-덕항산-건의령-피재(삼수령)

날      씨 : 흐림

 

 

12차 대간길은 달력이 이상하게 배치가 되어 3주만에 오르게 되는 대간길이 되었다.

우리나라 헌정 사상 처음 있었던 탄핵정국에 따른 촛불시위 덕분에 시청 앞에서 버스를

승차하던 대원들은 양재역까지 발품을 팔아야 했다.

 

오랫만에 서로 인사들을 나누고 인원 점검을 하니 20.

이제 이 인원이 추백팀의 정예대원으로 확정 된것 같다.

가시거리님의 여러가지 재밌는 얘기를 듣고 깔깔 거리다 어느새 잠이 든다.

 

버스가 멈추어 서있는 창밖을 내다보니 동해 휴게소이다.

이른 새벽이지만 국밥 한그릇을 먹어 둔다.

내게 있어 밥힘(?)은 걷는힘 아닌가?

 

지난 회차의 백봉령-댓재의 긴 구간을 마쳐서 인지 대원들의 얼굴은 모두 활기에 차있다.

댓재에 도착하니 북진하는 한팀의 산님들이 준비에 바쁘다.

이중에는 아는 얼굴도 있었다고 했는데 만나지 못했다.

 

동굴이 많은 지역임을 알리는 댓재의 이정표가 특이한 모습으로 서있다.

산행준비를 마치고 5 정각 황장산으로 오른다.

언덕 곳곳에 눈이 녹지 않고 얼음 형태로 남아있어 미끄러운 곳도 자주 나타난다.

 

그러나 자연은 힘은 오묘하다.

그렇게 얼음이 남아 있지만 땅을 밟는 감촉은 약간 푹신한 느낌을 받는다.

이렇게 이른 아침인데도 이정도라면 한 낮이면 뻘 수준의 진흙밭이 되어 지난 구간에 이어

오늘도 역시 모내기를 해야할것 같다.

 

15분 정도를 오르니 황장산이다. 주위는 아직 어두워 식별이 안되지만 나뭇가지 사이로

반달이 갈길을 비춰주니 랜턴 불빛이 흐리게 느껴진다.

날씨는 포근해 자켓을 벗고 짚티 한장만 입고 진행하기로 한다.

 

몇개의 봉우리를 넘어 1062봉을 내려서니 갑자기 시야가 트이며 큰재 너머 배추밭의 능선이 보인다.

배추밭이 아직은 보이지 않고 능선만 보이니 그런대로 시원한 조망이 펼쳐진다.

큰재에 내려서니 임도가 밑으로 보이고 걷기 좋은 길이 이어진다.

 

황량한 봉우리가 나타난다.

다른때와 달리 선두가 빨리 가지 않고 천천히 가고있다.

출발전에 버스 안에서 배추밭이 나오면 알바 하지말고 길을 잘 찾으라 해서인지 모르지만

모두들 조심하는 눈치이다.

 

좌측의 물탱크있는 봉우리에 올라 내려서며 1 방향의 숲이 보이는 봉우리로 향하면 된다.

그러면 11 방향의 봉우리를 생략하게 되는데 북진시에는 그 봉우리를 거쳐 오른 것으로

생각된다.

 

우측으로 내려다 보이는 이주단지를 거쳐 지작산에 이르게 되고 정상 윗쪽의 전망대에

서면 지나온 길과 배추밭을 잘 볼 수 있으며 밑의 계곡쪽으로는 환선굴의 계곡을 잘 볼

수 있는데 지작산에서 내려다 보는 모습 보다는 환선굴을 오르며 올려다 보는 지작산의

모습이 더욱 멋지다.

 

이제 어느 정도 탄력이 붙었는지 이정표에 쉼터라고 써 있는데도 쉬지 않고 통과한다.

처음 백두대간 남진을 시작 할 때만 해도 배낭까지 벗어놓고 단체로 쉬곤 했지만 이제

쉬는 모습을 점점 보기 어렵다.

덩달아 나도 그냥 가려다 사진 한방 찍고 간다.

 

동촌님의 표지기를 본다. 재치가 넘치는 모습에 혼자 웃으며 표지기를 만지니 뒷면에"동촌이 밥 묵던곳"이라 써있다.ㅎㅎㅎ

혼자 밥먹는 모습을 상상하며 또 한번 웃고 간다.

덕항산이다. 삼각점의 반은 눈속에 뭍혀있고 산불 감시초소가 서있는데 과연 누가 이곳에 올라와 저 감시초소에 들어가 있을까 의문 스럽다.

 

구부시령 내림길에 산오름님의 표지기가 반겨준다.

산오름님 특유의 대화법이 생각나 혼자 또 웃는다.

그외에 오케이에 홀로 백두대간의 붐을 일으킨 장본인인 구름 나그네님의 표지기가 이번 구간에 가끔 보이고 대구 산사와 부산 산사의 표지기가 반가운 느낌을 준다.

 

이렇다할 조망없이 지루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다른 구간 보다 겨우살이의 모습이 많이 보이고 박달나무와 자작나무, 물푸레나무등에

대해 성기님에게 강의 듣는다. 김성기님은 나무에 대해 많이 알고 있었다.

 

이제 저 봉우리만 넘어서면 건의령 이지만 배가 고파 떡 몇 조각으로 허기를 달래고

가기로 한다. 떡이나 빵등 간식을 먹은 후에는 물을 꼭 마셔 주는것이 좋다.

추운 날씨엔 따뜻한 물이 좋다.

그래야 체하지 않기 때문이다. 귀찮더라도 꼭 물 마시는 것을 기억해 두어야 한다.

 

봉우리를 넘어서자 건의령에 내려선다.

돌 무더기가 쌓여있고 물이 오른 버들강아지 모습이 새삼스럽게 보인다.

이 높은 곳에도 그렇게 봄은 어김 없이 찾아오고 있었다.

 

건의령을 지나 넓은 곳에서 점심을 간단히 먹고 이제 피재 까지는 같이 행동하기로 한다.

500m 정도를 지나자 어느분이 가짜 건의령 이라고 써놓은 팻말이 보인다.

세석님과 옛날에 지금의 잘 닦여진 건의령이 없던 시절엔 여기가 진짜 건의령 이었는지도 모른다고 하며 숲속으로 이어진 길을 살펴본다.

 

산봉우리까지 벌목을 해놓은 곳이 가끔 나타난다. 김성기님의 얘기론 이젠 쓸모가 없어진 낙엽송보다는 수익성이 있는 전나무나 잣나무를 심기 위한 것이라 한다.

한무리의 마주 오는 산님들을 만난다.

이 구간을 비때문에 끝내지 못해 피재에서 건의령까지 보충수업을 하는 중이라 하며 이제 조금만 가면 된다는 얘기를 해준다. 이제 자동차 소리도 자주 들린다.

 

콘크리트길에 내려선다. 표지기들이 콘크리트 포장길을 따라 붙어있다.

도면상에는 길을 건너 앞의 능선에 올라서게 되어 있어 한울타리님과 능선으로 올라 선다.

그러나 희미한 길의 흔적이 잠깐 이어지고 방향이 좌측으로 틀어진다.

다시 내려와 콘크리트 길을 잠시 이어가니 좌측으로 다시 능선으로 이어지는 산길로 들어선다.

 

작은 봉우리 4개를 넘어서니 팔각정이 보이며 삼수령의 유래를 알리는 표지판이 보이고

그아래에 버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싸리재를 넘으며 다음에 우리가 가야할 매봉산의 모습을 본다.

능선의 큰 고도차 없이 오늘 보다는 조망이 좋은 구간이다.

화방재까지 이어지면 어느새 태백권의 중앙에 들어서게 된다.

 

영월의 장릉 주차장앞의 두부전골집 할머니의 후덕한 인심을 느끼며 배부른 저녁을 먹는다.

다음 회차에는 추백팀의 산신제도 겸한다니 먹을 것도 많겠지? ㅎㅎㅎ

 

 

에버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