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그린 산행스케치

추억의 백두대간 1

[ 추억의 백두대간 21 ] 저수재,문복대,황장산,작은차갓재

에 버 그 린 2007. 10. 27. 14:37

 

[저수령-문복대-벌재-황장산-차갓재 산행스케치]

  

산행일자 : 2005 . 6 . 19 ()

산행구간 : 저수령-문복대-벌재-황장산-차갓재

산행인원 : 에버그린

      : 오전엔 흐리고 낮엔 비가 오락가락하며 하산 후 맑음.

 

 

이번 산행 역시 일행들과의 산행을 빠진 구간으로 보충산행이 된다.

소백산 관광목장을 한번 둘러보고 목장의 풍경과 멋진 방갈로를 사진에 담아본다.

저수령 휴게소의 전화번호를 확인한 후 산행이 끝날 즈음에 연락하여 차량회수의

문제를 해결한다.

 

06:15

비가 촉촉하게 땅을 �셔 놓았지만 지금은 그친 상태이다.

목장은 평화롭게 보이고 방갈로에서 머문 사람들로 보이는 몇몇 사람들은

신선한 아침 공기를 마시려는 듯 산책을 하며 산행 옷차림의 내가 신기해 보이는 듯

힐금힐끔 쳐다 보기도 한다.

 

저수령 한쪽에 주차를 마치고 길 건너편의 들머리로 진입한다.

풀잎들이 간밤의 비에 젖어 있어 신발과 바지가 살짝 젖어 들어온다.

조용한 숲길을 걸으며 봉우리를 하나 넘으니 임도가 나타난다.

북진하는 대간꾼들이 가끔 이곳이 저수령인줄 알고 이곳에서 내려 오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산행이 끝난 후 저수령으로 되돌아 오며 저수령 휴게소 주인의 차량으로 이 임도를

지나게 되었는데 그 휴게소 주인 운전솜씨가 기가 막히며 동로면에서 부터

농로와 임도를 거쳐 저수령으로 오는데 어떤 길로 어떻게 돌아 왔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임도를 지나 문복대까지 계속 오름길인데 등로 옆에 키가 큰 붓꽃인지 심심찮게

보이지만 철이 지났는지 이제 봄의 야생화가 그렇게 많이 보이지 않는다.

 

07:55

문복대 정상이다.

시야는 썩 좋지 않지만 1074m의 제법 고도감을 느끼는 봉우리이다.

아침상을 펼치니 어디서나 볼수 있는 왕파리들이 또 달려든다.

식사가 끝날 때까지 한 손으로 파리 쫓는 부채질을 해야 하니 파리의 천적을

키우던지 해야지 원~.

 

동로면 쪽으로는 마치 설악의 주걱봉을 연상케 하는 봉우리가 눈길을 끄는데

아마 천주봉인듯하며 그 우측으로 공덕산이 솟아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대간길에 표지기가 이렇게 까지 많이 있지도 않았지만

지금은 지도를 펼쳐볼 기회도 없이 요소 요소마다  이정표와 표지기가 있으니

맘 편하게 걸을 수 있다.

 

내리막 길을 걸으며 낙엽송 밑으로 펼쳐지는 애기나리 군락이 펼쳐지는데

규모가 상당하여 환상적이기 까지 하다.

 

10:10

뒤따라 오는 사람도 없고 앞에 가는 사람도 없다.

이렇게 천천히 걸으니 힘도 들지 않고 시간만 허락 된다면 마냥 갈수 있겠단

생각도 하는데 콘크리트로 된 고개에 내려 선다.

이곳에서 작은 언덕을 넘으면 벌재이다. 

 

벌재엔 나물산행을 온 듯 버스 2대가 있고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시원한 샘물에서 얼굴을 씻어내고 참외도 한 개 먹고 출발한다.

꾸준히 봉우리를 올라서니 멋진 소나무 한 그루가 반겨준다.

전망대에 올라서니 지나온 문복대가 높게 보이고 천주봉과 공덕산이 가깝게 보이며

황장산의 치마바위가 넓게 펼쳐져 보인다.

 

이제 황장산 특유의 바위와 소나무가 시작되려나 생각 했지만 또 하나의 봉우리를

넘어서야 바위와 소나무들의 조화가 멋지게 보이기 시작했다.

치마 바위의 위를 통과하며 멀리서 보았던 것처럼 밑을 자세히 살펴볼 수 없으니

치마 바위의 규모나 그 크기가 실감이 나진 않는다.

 

치마바위를 지나 적당한 곳에서 점심을 간단히 하고 빈 물통에 커피와 물을 넣고

마구 흔들어 커피도 한잔 마신다.

추백팀에선 여전사들이 항상 만들어 주었지만 오늘은 내가 해 보았으나 역시

여전사들의 커피맛 만큼은 안되는 것 같다.

 

어디서 올라왔는지 갑자기 뒤가 어수선해지더니 5~6명의 산꾼이 앞서 간다.

황장산만 안내산악회에서 온 모양이다.

경치가 좋은곳에서 이들이 식사를 하는데 고함을 지르고 시끄러우니 여태

조용한 숲으로만 가득 차 있던 내 머리가 갑자기 깨어져 버리는듯한 느낌에

서둘러 자리를 피하고 만다.

  

13:50

황장재를 지나 급경사를 기어 오른다.

겨울에 눈이 있으면 상당히 위험한 곳이다.

뿌연 시야속에 가지들이 앙상한 고목을 지나고 아기공룡(?)능선도 지나고 나니

드디어 황장산 정상석이 보인다.

 

철퍼덕 주저앉아 과일 한 개 해치우니 또 비가 후두둑.

하지만 이젠 아예 비옷을 꺼내지도 않았다. 그러다 말 것을 알기 때문에.

오늘 산행중에 비가 몇 번 후두둑거려 비옷을 몇 번 꺼냈다 넣었다 했지만

비가 많이 오지는 않았었다.

 

바위와 소나무가 어울려 보기 좋은데 운무까지 곁들이니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것 같다.

마지막 직벽 로프구간을 내려서서 터벅거리며 내려오니 작은 차갓재이다.

날씨도 그렇고 해서 그냥 내려오기로 한다.  

  

조금 내려오니 좌측으로 물 흐르는 소리가 나지만 안내 산악회 사람들이

자주 나타나므로 탕에 들어가지 못하고 다 내려와서 머리에 물 축이고

얼굴의 소금기만 닦아낸다.

 

양조장 입구가 사람들로 북적대는걸 보니 안생달 마을에서 등산객들로 인해

좋아하는 사람은 양조장 사장님뿐일 거란 생각이 든다.

 

저수령 휴게소의 무쏘차량이 나타난다.

어떻게 저수령으로 되돌아 갔는지는 눈을 뜨고 있었으나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에버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