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그린 산행스케치

추억의 백두대간 1

[ 추억의 백두대간 23 ] 하늘재,마폐봉,조령산,이화령

에 버 그 린 2007. 10. 27. 14:42

 

[추억의 백두대간 하늘재-이화령 산행 스케치]

 

산행일자 ; 2004,9,19()

산행구간 ; 하늘재-이화령

산행인원 ; 추백팀 14, 박달령님

    ; 정말 좋았슴

 

 

오랜만에 나서는 산행이다.

3개월을 쉬었으니 은근히 걱정도 되었지만 반가운 분들을 만난다는 기대가 더 크다.

양재역에서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피곤함에 눈을 감는다.

 

부산한 분위기에 눈을 뜨니 어느새 하늘재에 도착되어 있다.

5 40. 삼 개월 전에는 이 시간에 랜턴이 필요 없었으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져서 랜턴 없이는 진행이 어렵다.

 

오늘의 구간은 뛰어난 조망과 암릉길이 많아 조심해야 할 구간도 몇 군데 된다.

지난주에 비가 많이 내려 1주일을 연기하여 오늘 참석 못하신 분들이 계시지만

비 오는 날 이 구간은 사실 많은 위험이 뒤따른다.

 

처음 몇 발자국 옮기면 파이프에서 쏟아지는 샘터를 만난다. 무심코 이 샘터

곁을 지나다 물에 젖어있는 흙에 미끄러지며 어이쿠 소리를 낸다.

오랜만의 산행을 티 내고 있는 것 같아 뒤따르는 사람에게 겸연쩍게 웃어본다.

 

주위가 서서히 밝아지며 해가 솟아 오른다.

뒤쪽에 자리잡은 지난 구간의 포암산이 거대한 실루엣을 이루며 장관을 이룬다.

전망바위에 올라 우측으로 시원스레 모습을 보이는 주흘산의 모습이 멋지다.

 

한 시간 50여분이 지나 주흘산 입구에 도착된다.

선두의 세분이 주흘산 영봉을 왕복하는 사이 나머지 일행은 아침 식사를 즐긴후 메모를 남겨두고

부봉을 향해 출발한다.

부봉 역시 대간길에서 약간 비껴난 곳이므로 배낭을 아래에 두고 왕복한다.

간단한 암릉을 올라서면 봉우리 위에 묘지가 있고 이곳에서 바라보는 주흘산이 장관이다.

 

배낭 있는 곳까지 내려오니 3분이 뒤따라 오셨다.

이분들도 부봉에 올라 식사 후 다시 따라 오시겠다고 한다.

 

09:00

화강암으로 쌓아 올린 산성터를 만나며 동문이 있던 곳을 지나는데 능선을

따라 높이 약 60센티 정도의 산성이 이어진다.

모든 산성을 볼 때면 항상 드는 생각이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돌들을 몇 일 동안 옮겨

산성을 쌓았는지 궁금하다.

다시 북문을 지나고 한차례 땀을 흘리며 올라서니 마패봉 전위봉이다.

 

이곳에서 월악산의 멋진 모습에 매료되고 추백팀이 가진 지난 산행이 저기

멋지게 보이는 암봉들을 잇는 산행이었으니 참석하지 못한 게 무척이나 아쉽게 느껴진다.

바로 옆의 마패봉은 마역봉이라고도 하며 신선봉으로 능선이 이어지지만

대간길은 좌측으로 꺾여 조령3관문으로 내려서야 한다.

 

오늘 구간은 마치 영어의 U자 같이 이루어진 산행으로 마패봉을 깃점으로

유턴이 된다.

여태까지의 부드러운 육산 형태와는 달리 조령 3관문을 지나 조령산까지는

암릉길이 재밌게 이어지게 된다.

 

11:00

3관문에서 시원한 콜라를 한잔 해야 되겠다는 생각에 부지런히 내려오니

스스로를 "백면서생" 혹은 "진화된 최첨단 인류" 라고 자칭하시는 미소가 멋진 박달령 선배님이 기다리고 계시질 않은가??? 오메 반가운 것!!!

 

이곳에서 막걸리를 한잔 하지 않으면 대간이 취소 된다는 소린 처음 듣지만 ㅎㅎㅎ

반갑고 즐거운 마음에 한잔씩을 모두 받아 마시니 대간 취소 될일은 없어진것 같다.

 

샘터와 산신각을 옆에 두고 오름길을 오르니  깃대봉 갈림길이다.

이곳에서 조금 더 진행하여 발아래는 절벽인 낭떠러지이고 조망이 탁 터져 주흘산이

멋지게 보이는 넓은 바위 전망대에서 체력 보강의 시간인 점심 식사를 한다.

 

식사를 먼저 마친 박달령 선배님의 사연있는  피리 소리가 애잔하게 울려 퍼지니

그 소리를 2년 전에 마산구간에서 한번 듣고 다시 조령산 구간에서 듣게 되었다.

신인류답게 멋진 부채까지 흔드는 모습에 신선이 따로 없다고들 한마디씩 한다.

하긴 우리 조상들이 그린 신선의 모습을 보면 흡사한 부분이 바로 나타난다.

 

13:00

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암릉이 시작되고 반대편에서 진행하는 일반 산행객들과

마주치게 되니 시간이 자연 지체된다.

산행객을 피해 우회로의 암릉길을 조심스레 통과도 하고  선배님과 이런저런 얘기들을

하며 쉬엄쉬엄 진행하니 멀게만 보이던 조령산이 어느덧 가까이 다가온다.

 

조령산에 이르는 마지막 봉우리를 지나니 이제 다온 느낌이다.

먼저 온 일행들이 기다리다 간식거리를 제공한다.

정상주가  빠질수 없으니 이 또한 선배님이 제공 하신다.

웃음으로 딱 한잔씩.

 

하산길은 또다시 육산형태이다. 시원한 조령샘을 한모금씩 마시고 본격적인 하산이다.

구불구불 지리하게 느껴질 정도로 내려오면 만나는 경상북도 경계석.

진부령에서 시작했는데 어느덧 경상북도의 경계석을 보게 되었다.

물론 다시 충청권으로 들어가야 하지만....      16:20 (후미 기준)

 

3개월을 쉬다 11시간 20분의 산행을 마치니 피곤함을 느낀다.

그래도 개울에서 씻는 맛은 변함없이 시원하고 즐겁다.

말로만 듣던 누룽지 백숙으로 배고픔을 달래고 박달령 선배님과 아쉬운 악수를 나눈다.

 

피곤함에 어떻게 양재까지 왔는지 모르겠다.

오랫만에 왔다고 반겨 주신 모든 분들 고마웠습니다.

 

 에버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