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백팀 육십령-중재 산행 스케치 ]
산행일자 : 2005, 7, 24 (일)
산행구간 : 육십령-깃대봉-영취산-백운산-중재
날 씨 : 오전 구름속, 이후 햇볕아래 찜통.
최근 며칠동안의 기온은 마치 한여름을 확인시켜 주기라도 하는듯 전국의
수은주가 35도를 넘나들고 있다.
이 날씨에 산에 간다고 하니 주위에선 아예 입을 다물어 버린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반가운 모습들이 나타나고 버스는 곧 출발한다.
언제 잠들었는지 눈을 떠보니 인삼랜드휴게소 이다.
인삼맛 나는 캬라멜을 한봉지 구입 했는데 더운 날씨 때문에 녹아서
끈적거려 껍질 까는데 영 불편하다.
갑자기 왜 이게 사고 싶어졌는지, 왜 이걸 사서 껍질 까는라 고생하는지
모르겠다.
더우니 산행시간을 한시간 앞당기자 하여
이른 아침의 육십령은 휴게소의 가로등도 모두 꺼져있고 우리가 타고 온
버스 라이트 불빛과 엔진소리 또 휴식을 취하는 화물트럭의 엔진소리가
더욱 요란하게 들린다.
뒷사람의 랜턴 불빛에 의지하며 휴게소를 떠나자마자 선두에 선 고만고만의
여전사들의 발걸음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중간중간에 왜 이리 빠르냐고 한마디씩 터져 나오지만 내빼는 선두에서는
이런 소리가 안들리는지 계속빠른 진행이다.
랜턴을 끄고 진행해도 좋을 무렵 하나의 봉우리를 사면으로 통과하게 된다.
잠시 뒤에 또 봉우리가 나오는데 우측 사면으로 잘 닦여진 등로가 이어지고
봉우리쪽 으로도 길이 이어진다.
당연히 봉우리를 넘어 우회길과 만난다고 생각하고 일부는 그냥 봉우리로 오른다.
대간길처럼 빤빤하진 않지만 등로는 그런대로 봉우리로 이어지고 간간이 믿을만한
표지기까지 등장하니 아무 의심없이 내쳐 오르는데 오르는 길 우측을 줄로 막아놓은
경계줄이 보인다.
곧이어 가시철망과 전기 철조망까지 갖춘 철조망이 등장하며 등로가 희미해 지는데
철망따라 표지기도 붙어있고 나침반의 방향을 물어보니 나침반의 방향도 일치한다고 한다.
주위는 온통 구름에 잠겨 안개속이라 주변의 지형지물을 전혀 볼 수 없어
알바를 하겠구나 하는 약간의 불안함을 느끼며 그래도 얼마 오지 않았으니 연결되는 곳을 찾아 보기로 한다.
능선은 계속 이어지며 이동통신 송수신탑이 서있는 봉우리가 나타난다.
봉우리만 지나면 만날 것 같던 능선길은 이미 주능선을 비껴가고 있었으며
산행후 검토해 보니 이봉우리는 도면상의 896봉 이었다.
우측 멀리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데 능선은 방향이 다른 곳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역시 10시간을 채워야 한다고 키득거리며 빽한다.
바로 전 봉우리는 사면을 통과 하였으나 이번 봉우리는 다른 봉우리로 연결이
되었던 것이며 이길에 있던 표지기들은 일반 산행 표지기인 것 같다.
원점으로 돌아와 조금 걸으니 깃대봉 아래의 샘물이 쏟아진다.
이때가 6시 25분경이니 약 1시간가량 다리품을 팔다 돌아온 것이다.
시원하게 샘물 한바가지씩 마시고 깃대봉의 전위봉을 오른다.
키만큼 올라오는 풀섶에 맺힌 물방울들을 쓸고 가야 하니 바지와 티셔츠가
축축하게 젖어 든다.
가을에 걸으면 멋진 억새숲이 펼쳐질 그런 광경이다.
전위봉 8부 능선 쯤에서 등로는 좌측으로 돌아 깃대봉으로 향한다.
조금전 알바했던 이동통신탑이 있는 봉우리가 구름에 잠기고 있다.
깃대봉에 올라서니 앞서갔던 일행들이 웃어 죽겠다며 깔깔거리며 맞이한다.
구름에 걸린 할미봉이 조그맣게 보이고 그 뒤로 흐릿하게 그림자처럼
장수덕유와 남덕유가 보이지만 곧 구름 속으로 잠기고 만다.
무지하게 더운 날씨를 예상했으나 구름속을 거닐게 되고 바람까지 살살 불어주니
산행하기가 그만이다.
억새숲이 있는 곳엔 어김없이 말나리와 붓꽃을 닮은 꽃창포가 물기를 머금고
자태를 뽐내며 늘어서 있다.
840봉과 민령을 지나 전망대 봉우리인 977봉에 오른다.
멀리 전방
갈라지는 금남호남정맥의 장안산이 흐릿하게 보인다.
뒤돌아 보면 깃대봉 역시 흐릿하게 보이며 이곳 977봉이 깃대봉과 영취산의
중간쯤이 되는것 같다.
우측 밑으로는
펼쳐져 보인다.
942봉을 지나고 초원을 또 한차례 지나는데 원추리가 무리를 이루고 있고
보라색의 도라지도 심심찮게 보인다.
초원지대를 올라서면 바위봉에 올라서게 되는데 바위봉 좌측으로 덕운봉이
비껴서있고 멀게 보이던 영취산이 눈앞에 다가와 있다.
영취산 우측능선 방향으로 팔각정도 보이며 그 뒤로 장안산이 우뚝 솟아
호남정맥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30여분 뒤에 등로 우측 낮은 곳에 작게 만들어 놓은 4거리 이정표를 지나는데
이정표의 모습이 앙증맞다.
영취산에 올라선다.
장수군에서 세운 우리 산줄기의 본래 이름이란 간판이 있고 돌탑과 영취산을
알리는
선바위 고개라는 표지목과 넓은 공터가 나온다.
나무그늘 아래 누가 쉬어간 듯 골판지가 길게 있어 잠깐 누워 눈을 감아 본다.
머리 위 높은곳에 나뭇잎들이 지붕을 만들고 골바람이 살살 불어주니
천국이 따로 없다. 비몽사몽간에 얼마의 시간이 흘렀나 모르겠다.
다시 길을 걷다 보니 수객님이 커피를 준비하고 계신다.
뒤이어 나타난 부리부리님과 나누어 마신 커피맛이 일품이다.
멀지 않은 곳에 일행들이 쉬고 있다.
다시 참외 한쪽씩의 간식을 나누어 먹고 출발한다.
백운산을 약1시간 못미친 지점에 전망대가 나타난다.
좌측에 서래봉이 보이고 백운산이 지척에 보인다.
30여분 지난 지점에 또 한곳의 전망대에서 이제 뒤로 웅장한 모습의 장안산과
영취산을 카메라에 담아 본다.
백운산의 정상 나무그늘 밑은 먼저온 등산객들에 인해 점령(?) 당했다.
그들은 길을 막고 식사중 이었으며 오히려 우리보고 저만큼 피해가라 하였다.
간신히 정상 사진을 찍고 헬기장을 지나 그늘을 찾으니 우리 선두그룹이
식사를 거의 마친 시점이다.
우리가 식사를 마칠때 까지 후미가 오질 않는다.
눈치를 보내며 우리끼리의 식사를 마치고 후식의 커피도 한잔 한다.
식사를 마친후 수객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걷다보니 중고개재를
지나고 30여분 더 걸으니 중재에 도착된다.
중재엔 큰 나무가 서있고 우린 좌측의 중기마을 방향으로 내려선다.
콘크리트 길이 이어지고 저 밑에 버스가 보이며 다리 밑으론 계곡물이
흐르고 있어 더운 날씨에 땀으로 절은 몸을 씻어내니 시원하기
이를데 없다.
뒤풀이는 한우 갈비로 이름있는 안의를 찾아 시원한 갈비탕으로 해결하며
지리산을 제외한 한 구간만을 남기고 추백의 산행이 마감된다.
에버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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