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그린 산행스케치

추억의 백두대간 1

[ 추억의 백두대간 38 ] 매요리,수정봉,고리봉,정령치

에 버 그 린 2007. 10. 28. 00:24

 

[매요리-고남산-여원재-수정봉-고기리-고리봉-정령치 산행 스케치]

  

산행일자 : 2005, 7, 10 ()

산행구간 : 매요리-고남산-여원재-수정봉-고기리-고리봉-정령치

      : 습도가 매우 높고 흐림. 가끔 비 오락가락

 

 

3년전 금북정맥의 심한 잡목 덕분에 풀독이 올라 심한 가려움증으로1주일 정도

고생한 기억이 있으며 지난 수도ㅡ가야구간 종주를 마치고 풀독으로 고생한 분도

계신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구간도 빗방울이 맺혀있는 잡목구간을 헤치고 다닌 탓인지 아니면 피부가

약해서 인지 풀독이 올라 얼굴과 팔이 붓고 가려움이 심해 얼굴은 마치 헐크로

변신중인 같다.

풀독을 방지 하는 방법은 없을까???

 

 

날씨가 좋으면 거망산ㅡ황석산의 능선 종주 산행이 계획이었으나 장마철의 비구름을

비껴가지 못하고 계획을 수정하여 마을길을 많이 걷는 매요리 정령치 구간을

산행 하기로 한다.

 

05:10

구름은 잔뜩 끼고 후덥지근한 날씨지만 다행스럽게 비는 오지 않는다.

이미 폐교가 매요마을 입구의 학교를 지나며 우측의 나무와 나무 밑의

매요마을 휴게소를 지나며 우측으로 접어든다.

 

예전 기억으론 마을회관 뒤쪽의 능선을 걸은 것으로 기억 되는데 마을회관 맞은편에

새로 개끗하게 마을회관이 하나 세워져 있다.

회관을 지나쳐 콘크리트 포장길을 따라 좌측으로 꺾여 조그만 언덕을 올라 우측의

산길로 접어든다.

 

비는 오지 않지만 풀과 나무 가지들은 어제 내린 비로 인해 모두 젖어있어 비옷을

입지 않은 사람들의 바지는 빨리 젖어 든다.

젖은 숲길을 얼마간 걸었는지 안부를 하나 지나게 되는데 이곳이 통안재 이다.

벌써 통안재를 지나나 생각하며 걷다 보니 고남산까지 이어지는 시멘트 포장길이

나온다.

 

시멘트 도로와 능선을 번갈아 가며 오르니 안테나가 눈앞을 가로 막으며 고남산

정상은 구름이 넘나들고 있다.

안테나 시설 시멘트 도로상에 적당히 바람 부는 곳을 찾아 도시락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식사 좌측으로 보이는 산길을 따라 오르면 헬기장이 나오고 위쪽에 텐트가 한동 보이고

어제 이곳에서 밤을 지낸 2명의 산꾼이 아침 준비로 분주하다.

간단히 인사후 고남산 정상에 올랐으나 뿌연 안개로 인해 조망은 시원찮다.

 

고남산 정상에서 여원재 내려오는 길은 아기자기한 암릉길이다.

밧줄도 매여져 있지만 빗길이나 겨울에 눈이라도 쌓여 있다면 조심해야 구간이

,두군데 있다. 암릉길을  지나면 부드러운 능선길을 계속 내려오는데 다소 지루한

느낌도 든다.

 

북진하는 대간꾼들은 문제가 없겠지만 남진하는 산꾼들에겐 주의할 지점이다.

좌측에 마을이 보이는 곳을 지나면 우마차가 다닐 정도로 제법 넓은길이 두곳으로

갈라지는데 대간길은 우측으로 들어서야 하며 좌측길은 마을로 들어서게 된다.

우측길로 가다보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직진하는 넓은 길의 방향은 넓은 밭이

보이며 대간길은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들어서야 한다.

 

이후 콘크리트 농로를 잠시 걷게 되고 등로는 다시 좌측의 산길로 들어서고 T자형

갈림길에선 좌측으로 가야 한다. 조금 걸으면 마을에서 내려오는 콘크리트 길을

만나게 되며 이길은 마을에서 여원재 아래까지 연결되는 도로다.

 

콘크리트 길을 가로질러 다시 야산의 능선을 밟고 가다 보면 우측의 아스팔트길로 내려서게 되는데

이곳이 여원재 이다.

여원재 버스 정거장 옆에는 순찰차가 한대 있어 혹시 가게가 어디냐고 물었더니

아주 멀리 있단다. 시원한 아이스케익을 생각하고 왔다가 아쉬워 진다.

 

후미를 기다려 이곳에서 모두 함께 출발한다.

도로를 건너 장승 옆의 숲길로 들어선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비옷 바지까지 입었는데

바람도 불지 않으니 후덥지근하다.

 

수정봉의 전위봉 개를 넘고 정상석 없는 수정봉을 넘어 조금 넓은 곳을 찾아

점심식사를 한다. 땀을 많이 흘려서인지 밥맛도 없어 평상시처럼 물말아 한공기

비워둔다.비도 오지 않을 같아 비옷을 벗어 버리니 시원한게 이렇게 좋을수 없다.

 

바지를 만져 보니 땀을 배출하지 못해 눅눅하지만 이제 걷다보면 금방 마를것으로

생각한다. 능선길을 내려오니 유명한 고기리의 소나무 몇그루가 반긴다.

소나무 밑에서 점심을 즐기던 안양산악회 회원이라고 자신들을 밝힌 3명의 산꾼이

추백팀 이냐고 물으며 반가워 한다.

이들과 마디 주고 받고 마을로 내려서서 관리가 고치샘물을 벌컥벌컥

들이키고 내친김에 머리에도 바가지 쏟아 붓는다.

 

샘물 옆의 가게에서 미리 도착한 일행이 놓은 아이스케익을 하나 입에 넣으니

시원하게 살살 녹는다.

이름도 모르는 것이지만 이순간 만큼은 제일 맛있게 느껴진다.

마을 콘크리트 길을 따라 아스팔트 포장도로까지 나오고 다시 아스팔트길을 따라

정령치 갈림길까지 지루하게 이동한다.

 

정령치 갈림길 계곡의 다리 앞에서 좌측의 고리봉 오르는 등로를 올라 선다.

산행 시간이 이미 8시간 30여분이 지났는데 앞으로 올려야 고도가 800

넘는다.

 

고리봉은 정령치에서 바래봉을 넘어 덕두봉까지 이어지는 지리산의 서북능선이니

이제 드디어 지리산의 끝자락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비록 육십령ㅡ중재 중재ㅡ매요리의 구간을 해야 하지만 이제 추백팀의

대간 산행이 진부령을 출발해 지리산에 끝자락에 도착했다는 것이 즐거움보다는

섭섭함이 밀려 드는 같다.

 

주위는 점점 컴컴해 지며 한바탕 쏟아 부을것 같고 땀은 비오듯 쏟아지는데

뱃속에는 무엇이 있는지 벌써 배고픔을 알리니 매가 고프면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는 나로서는 앞이 캄캄하다. 비상식으로 가지고 있던 것들을

계속 털어 먹어 보지만 역시 밥을 대신할 없었다.

 

하늘금이 바로 눈앞에 보이고 고리봉 정상에 있는 일행들의 말소리도 들리는데

허기짐에 지쳐 발이 떨어지지 않아 그냥 주저앉아 10여분 쉬노라니 잠이 살살 온다.

상태에서 잠이 들면 안되는건 산꾼이라면 누구나 아는 일이다.

벌떡 일어나 힘겹게 40m정도 오르니 눈에 익은 고리봉 정상이다.

 

한걸음님이 이것 저것 계속 먹인다. 나중엔 시원한 커피까지.

덕분에 같아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한번 둘러 본다.

 

세걸산,바래봉, 덕두봉을 거쳐 인월까지 연결되는 서북능 이지만 지금은 구름에

가려 멋진 모습을 없다.

주능선도 마찬가지로 없지만 유일하게 만복대만은 모습을 똑똑히

있었다.

 

비가 조금씩 내리는 정령치를 구불거리며 버스로 내려오니 걸리지도 않는데

생고생을 해가며 고리봉을 올랐으니 기가 막히다. 버스는 아까 정령치 갈림길의

계곡 다리에서 멈추어 서고 땀냄새로 범벅이 머리와 얼굴을 계곡물로 씻고 나서야

사람꼴이 돌아온것 같고 상쾌하다.

 

남원에는 광한루와 추어탕이 유명하지만 비가 오는 관계로 춘향이를 만나지 못하고

추어탕 맛만 보기로 한다.

새집 이라는 추어탕으로 소문난 집에서 튀김과 탕을 맛보는데 튀김의 맛이 좋다.

유케이님의 맛으로 유명한 집들의 설명을 들었지만 모르니 이곳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이 있다면 유케이님의 자문을 얻으면 좋은 여행이 될것이다.

 

비는 계속 오락가락하는 버스 차창을 바라보다 어느새 잠이 들고

오늘의 산행이 마감된다.

  

에버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