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그린 산행스케치

영남권 산행 스케치

[ 지리산 삼신봉 -길마재 산행 스케치 ]

에 버 그 린 2008. 2. 6. 00:55

 

[ 지리산 삼신봉 -길마재 산행 스케치 ]

 

산행일자 : 2008, 2, 3 ()

산행구간 : 청학동-삼신봉-외삼신봉-묵계치-고운동재-길마재

산행인원 : 추백팀

       : 맑음

 

 

어느덧 추백팀이 호남정맥을 마치고 낙남길에 들어서는 첫 날이다.

홍익인간님과  아름다운님 또 대간길을 같이 걸었던 내경이도 합세하여

낙남길을 함께하게 되었다.

 

작년 12 25일 국사모 송년산행으로 삼신봉을 올라 쇠통바위와 독바위를 경유하여

상불재에서 쌍계사로 내려간 일이 있으니 40여일 만에 다시 청학동과 삼신봉을 오르게 된 셈이다.
 

 구매표소 입구

 

06:20

이른 아침을 마친 후 어두운 길을 오르니 예전의 매표소에는 안전산행을 당부하는

네온사인만이 지키고 있다.

 

눈이 다져져 미끄러운 길을 얼마간 오르면 산죽과 잎갈나무가 어울어져 있고

이곳을 지나 조금 더 오르면 아직 얼지 않은 샘터의 조금 넓은 공간을 만나게 되며

샘터를 지나면 눈에 덮여 미끄러운 나무계단을 지나 안부인 사거리에 오르게 된다.

 

07:20

안부에서 좌측으로 올라 삼신봉에 오른다. 바람이 세진 않지만 기온은 차게 느껴진다.

초를 밝히고 향을 피운 후 가져온 음식과 과일을 제단에 차리고 2008년 한해 동안

무탈한 산행과 회원 모두의 안녕을 비는 산제를 올린다.

며칠 전 떠나가신 아버님과 먼저 가신 어머님을 마음속으로 생각하며 눈시울이 붉어진다.

 

 영신봉에서 천왕봉에 이르는 능선

 황금능선 뒤로 웅석봉과 달뜨기능선이 보인다. 웅석봉 뒤쪽에 희미한 모습의 가야산도 보인다.

 외삼신봉

 왕시루봉에서 반야봉에 이르는 능선
 

 삼신봉에서의 산제

 흰눈이 보이는 삼성궁과 형제봉 너머 보이는 백운산 능선

 

언제 보아도 정감있게 보이는 지리의 모습이다.

,,,우 어디를 둘러 보아도 마음에 들지 않는 곳이 없다.

이 묘한 매력이 지리를 찾게 되는 이유가 아닌가 생각된다.

오를 때 지난 안부를 다시 거쳐 외삼신봉에 오르는 길은

오늘 하루 지독한 싸움이 시작되는 산죽지대의 시작에 불과했다.

 

08:40

외삼신봉에서 바라보는 지리의 모습은 또 다른 느낌을 들게 하며

외삼신봉을 내려서는 바위길은 가는 줄이 매여져 있지만 위험하게 보여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니다.

 

삼성궁 뒤쪽으로 보이는 형제봉 너머 광양 백운산 능선이 길게 이어지고 주능에서 보면

길게만 보이던 황금능선이 이곳에선 짧게만 보인다.

억센 산죽줄기에 눈이 쌓여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해 등로를 가로막고 늘어져 있어

등로를 우회하며 또 한편으로는 산죽을 걷어내며 진행하려니 이중 삼중으로 힘이 더 든다.

 

묵계치에 내려서니 먼저 도착한 분들이 산제에 올렸던 먹음직한 떡을 펼쳐놓고 있어

두 조각을 입에 넣으니 시루떡을 좋아하는 내 입에서 녹아 들어간다.

까마득하게 올려 보이는 991봉을 오르면 정상 조금 못 미친 곳에서

우측사면으로 우회하게 되며 산죽과의 씨름은 계속된다.
 

 외삼신봉에서 본 천왕봉

 형제봉 너머 보이는 백운산

 바위 위의 작은 돌탑와 천왕봉
 

 산죽 터널
 

11:30

고운동재에 내려서니 후배 내경이 기다리고 있다.

마침 승용차 한대가 올라오고 젊은 애들 몇 명이 내리더니 깔깔거리며 눈싸움을 한다.

내경에게 나는 천천히 갈 테니 먼저 가라 이르고 또 다시 혼자만의 산행이 시작된다.

 

좌측에 양수발전댐을 내려다 보며 힘겹게 902봉을 지나며

멀리 제법 높게 보이는 주산을 바라보고 저 봉우리 밑 어딘가가

오늘 점심을 먹게 될 길마재라 생각하니 그 자리에 그냥 주저앉고 싶어진다 

 

13:30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산죽이 밑으로 내려 앉아 작은 터널을 만들어 놓았다.

군생활을 마친 후 높은 포복을 이곳에서 다시 한번 하며 입에서는 뭔가를 중얼거리게 된다.

875, 798봉을 차례로 넘으며 점점 멀리 보이는 지리의 모습에 아쉬운 마음이 든다.
 

 

 고운동재

 양수발전댐

 점점 멀리 보이는 지리산

 외삼신봉에서 부터 내려온 길

 790.4봉 삼각점

 주산 삼거리

 

14:00

드디어 790.4봉 삼각점봉에 오른다.

다시 한번 지리를 눈에 담아 두고 봉우리를 내려서면 주산 삼거리에 이르게 된다.

능선의 모습은 좌측의 주산방향이 정맥길 처럼 보이지만 우측의 급경사로 떨어지는 길이

길마재로 내려서는 길이다.

 

무릎에 무리가 오는 것 같아 아이젠을 벗어 들고 급경사를 이리저리 돌아 내려오니

저 밑에 버스 지붕이 보인다.

 

14:30

선두는 이미 점심식사를 마치고 산행준비를 하고 있다.

내 몫이라고 불고기를 데워주는 bp님 덕분에 보온병의 물을 말아 몇 수저 떠 먹는다.

아침을 오전 6에 먹고 오후 2 30에 점심을 먹으니 8시간 30분만에 점심을

먹게된 셈이다. 허기가 너무 져서인지 도무지 밥이 넘어가질 않는다.

 

오늘 컨디션 난조를 보인 몇 분과 옵저버로 참석한 나를 제외하고

모두 다시 산으로 올라 돌고지재를 향한다.

길마재에서 산행을 종료한 일행은 옥종면의 유황 목욕탕에서 흘린 땀을 씻어내고

돌고지재에서 산행을 마친 (17:15) 일행들과 함께 생초의 어탕국수 집에서 뒤풀이를 마친 후

양재역에 도착하여 오늘의 산행을 마감한다.

  

에버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