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리산 산행 스케치 ]
산행일자 : 2009, 5, 18 (월)
산행구간 : 휴양림주차장-합수점-무쇠말재-가리산-935봉-등골산-854봉-평천2교
날 씨 : 맑음
산행인원 : 에버그린
오전에 잠깐 일을 마치고 홍천 가리산으로 향한다. 도면을 보고 계획을 세워 놓은 게 몇 년이 지났는지
모르겠는데 우연히 오늘이 기회가 되었다. 이렇게 기회는 우연히 오나 보다.
원래 계획은 평천2교 에서 좌측의 985.9봉으로 올라 가리산을 거쳐 등골산을 지나 다시 평천2교로 하산하는
계획이었으나 현지에 도착해 보니 마땅히 주차할 곳이 보이지 않아 할 수 없이 조금씩 올라가다 보니 휴양림
입구까지 가게 되어 그냥 마음 편하게 휴양림 주차장에 주차한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한 사람이 막 산행에 나서고 있다. 간단히 산행준비를 마치고 주변을 둘러보니 때아닌 빨간
단풍이 눈에 들어오고 휴양림 사무실 주변이 깨끗하게 정리가 잘 되어있다. 저 앞에 가리산의 모습은 바위봉우리만
우뚝 서있고 우측의 능선은 한문으로 한일자를 쓴것처럼 수평을 이루고 있다.
휴양림 사무실 우측 길은 935봉으로 오르는 길인 것 같고 나는 사무실 앞을 통과하여 계곡을 지나 무쇠말재로
오르기로 한다. 넓은 길이 주말이면 꽤나 복잡할 텐데 평일이니 인적이 없어 좋다.
좌,우로 산막을 몇 개 지나면 비로소 길은 등산로의 형태로 바뀐다.
주차장에서 급하지 않은 걸음으로 20여분 걸으면 첫째 다리가 나오고 곧이어 둘째, 셋째 다리를 지나게 되며
2~3분 뒤엔 갈림길에 도착한다.
휴양림 사무실 너머로 보이는 가리산
첫번째 다리가 나오고
갈림길
무쇠말재 이정표
갈림길 우측은 가삽고개 방향이고 좌측이 계곡을 건너 무쇠말재 방향으로 오르는 길이다.
계곡을 건너면 바로 능선으로 연결되어 무쇠말재까지 계속 오름길이다.
중간에 아까 주차장에서 먼저 출발한 사람을 만난다. 배낭 뒤에 삼각대가 달려 있는게 아마 사진 매니아 인가 보다.
무척 힘들어 하는 모습을 뒤로하고 먼저 올라간다.
갈림길에서 35분 정도 땀을 흘리고 오르면 무쇠말재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물 한 모금 마시고 우측의 가리산 방향으로 다시 출발한다.
능선길은 이제 오르내림이 거의 없어 편해지고 산철쭉이 피는 꽃과 지는 꽃이 교차하고 있다.
무쇠말재로 가며 건너는 계곡
무쇠말재
무쇠말재 이정표
무쇠말재에서 12~3분 걸으면 가리산 1봉 밑에 도착한다. 노약자는 오름을 삼가라는 문구가 밑에서도 보였는데
이곳에 또 있다. 약수터가 지척이지만 무시하고 그냥 오른다.
바위에 철판을 박아 계단도 만들어 놓고 쇠 난간도 잘 설치되어 있어 오르는데 무리는 없다.
중간에 산짐승의 배설물이 보이는데 이곳 주변이 모두 바위이므로 고라니의 것은 아니고 아마 산양의 배설물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곳에 오르니 비로소 시야가 확보되어 주변을 돌아 볼 수 있다.
1봉 아래의 이정표
1봉 오르며
1봉 오르는 길
산양의 것으로 추정되는 배설물
조망을 즐기며 천천히 1봉에 오르니 가리산
삼각점을 확인해 보니 내평 11 이라 써있다. 1등 삼각점 이다.
우리나라에 삼각점이 약 16,000여 개가 있다고 하는데 그 중 1등 삼각점은 189개 정도라 한다.
189개라면 산행 중 자주 보기는 어려운 개수인데 이곳에서 볼 수 있었다.
참고로 삼각점 번호가 11~19 이면 1등 삼각점, 21~29 이면 2등 삼각점,
301~399 이면 3등 삼각점, 401~499 이면 4등 삼각점 이라고 한다.
올라온 무쇠말재 방향. 높은곳이 985.9봉
가리산 휴양림 사무소가 보인다
중앙에 935봉과 우측의 등골산
가리산 정상석
가리산 정상의 삼각점
2봉과 3봉의 모습
2봉
멀리 보이는 선착장
연무가 있어 멀리 보이지 않지만 그런대로 조망을 즐길 만 하다.
한강기맥과 영춘기맥을 잇는 봉우리들이 희미하게 이어진다.
사진 몇 장을 찍고 식사할 곳을 찾아보니 바람을 피할 곳이 마땅치 않아 2봉으로 오른다.
2봉에 오르니 마침 바람도 피하고 평평한 곳이 있어 느긋하게 점심식사를 마친다.
2봉,3봉을 둘러보고 다시 철 난간에 의지하며 내려오면 바위봉을 우회하는 등로와 만난다.
이후 등로는 마치 동네 뒷산처럼 오르내림 없이 고속도로 수준이다.
산철쭉 터널을 지나기도 하고 길 옆에는 단풍취가 지천이며 우산나물,양지꽃,노랑제비꽃등이 눈울 즐겁게 한다.
2봉에서 본 1봉
꽃구경하며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홍천고개라는 팻말에 도착한다.
엉? 홍천고개는 차 다니는 도로인데? 하며 지나치고 길옆 야생화에 홀려 카메라를 한참 들이댄다.
나무에 노란 표지기가 흔들린다. 표지기 형태만 보아도 지인들의 표지기인지 알 수 있다.
동촌님 표지기다. 반갑게 눈웃음 한번 주고 조금 더 가니 이번엔 밤도깨비형님과 동촌님이 어깨동무하고 있다.
표지기를 가져왔으면 옆에다 나란히 걸어 놓는건데.
노랑 제비꽃
홍천고개
산철쭉
동촌님과 밤도깨비님의 표지기
휴양림 방향의 하산 마지막 이정표(이후론 이정표가 없었다)
도중에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었는데 아마 그곳이 가삽고개였나 보다.
모든 도면상엔 가삽고개가 표시되어 있는데 정작 등로상에는 표지판이 없었다.
이정표를 보니 가삽고개를 0.3km 지나왔고 등골산이 1.7km 남았다. 이 이정표 거리 때문에 산행중에,
또 산행이 끝나고 난 후까지 혼란에 빠졌었다.
이 이정표에서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빤빤한 길은 우측사면으로 이어지고 동촌님도 이곳으로 내려간 듯 표지기도
보였으나 반면에 등골산 방향으론 발자국 흔적이 급격히 줄어들어 이 이정표 거리 대로라면 등골산은 한참을 더
가야 했다.
희미한 등로를 발걸음을 빨리하여 4~5분여 만에 펑퍼짐한 봉우리에 올랐다.
이 펑퍼짐한 봉우리를 당연히 등골산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하고 935봉으로 생각했다.
조금 전 이정표에서 등골산은1.7km 가야 하고 나는 불과 4~5분 밖에 진행하지 않았으니까.
935봉에서 영춘기맥은 직진해야 하고 등골산은 우측으로 가야 하므로 나는 우측으로 방향을 튼다고 생각하고
우측으로 방향을 잡아 희미한 흔적을 따라 진행했다.
좌,우로는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가리산 봉우리가 보이질 않는다.
봉우리 사진이라도 찍어야 하는데 생각하며 우측을 기웃거리지만 잡목에 가려 가리산 봉우리는 보이질 않는다.
등로가 약간 내려가다가 다시 좁고 뾰족한 봉우리에 올라서게 되는데 이곳에서 간신히 잡목들 사이로 가리산
봉우리만 조금 볼 수 있었다.
854봉에서 본 가리산
이 작은 봉우리를 내려서자 고도가 계속 떨어진다. 순간적으로 뭐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에 나침반을 확인했다.
헉! 이게 어찌된 일 인가? 등골산은 동쪽방향인데 진행방향은 남쪽을 향하고 있다. 어디가 잘못된걸까 생각하며
뒤돌아 작은 봉우리까지 올라 고도계를 확인하니 850 정도 나온다.
그렇다면 이 작은 봉우리가 등골산 밑의 883.4 삼각점을 지난 854봉 이란 얘기가 된다.
더 빽하여 삼각점을 확인하러 올라가 보았지만 무성한 숲 때문인지 찾을 수 없었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걸까? 1.7km를 10분도 안 걸려서 왔다는 게 말도 안되고,
중간에 옆으로 빠지는 길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계속 생각해 보지만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산행 후 확인해 보니 영춘기맥으로 향하는 935봉은 사면으로 통과했고 내가 935봉으로
생각했던 펑퍼짐한 봉우리가 등골산 이었으며 결과적으로 그 이정표의 거리가 틀리게 적힌 것으로 생각된다.)
나침반을 믿고 남쪽방향으로 내려선다.
도면상으로도 854봉 이후로는 봉우리가 없이 계속 고도가 낮아지는 능선길이다.
길은 점점 더 희미해져 이제 흔적이 보이질 않고 기어이 빨치산 산행 비스무리하게 변해간다.
능선만 고집하며 가다가 낙엽에 가린 구덩이에 발이 빠지기도 하지만 다행히 다치진 않았다.
아까 휴양림으로 하산하는 길 이후부터 계속 멧돼지의 흔적이 요란했는데 발 밑에 보이는 발자국이 수상하다.
방금 지나간듯한 멧돼지 발자국이 여러 개가 보이는데 능선상으로 이어져 있다.
나뭇가지를 주워들어 주변 나무들과 잔가지를 탁탁 쳐 소리를 내며 진행한다.
그렇게 긴장하며 계속 고도를 낮추다 잡목을 헤치고 나오자 묘지가 나온다.
능선만 고집하며 내려간다
방금 지나간듯 보이는 멧돼지 발자국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일단 묘지가 보이면 마을이 가깝다는 얘기다. 묘지 비석을 보니 평해황씨 묘지이다.
이곳에서 6~7분 내려가면 능선이 좌,우로 갈리는데 어느 능선이든 흔적이 없긴 마찬가지지만 우측능선으로
내려와야 한다. 이곳의 고도는 대략 500 정도 이다.
평해황씨 묘지에서 10여분 내려오면 평창이씨 묘지가 나오고 1~2분 사이로 단양장씨 묘지가 나온다.
이제 거의 다 내려온 듯 하다. 잎갈나무 사이로 가리산 봉우리가 보이고 가시가 달린 작은 엄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전주김씨와 평창이씨의 묘지를 지나면 곧 이어 밑에 도로와 평천2교가 보인다.
평창이씨 묘
단양장씨 묘
잎갈 나무사이로 보이는 가리산
엄나무
전주김씨와 평창이씨 묘
백선
저 밑에 평천2교가 보인다
평천2교와 20m 정도 떨어진 도로에 내려서서 다리 아름을 확인하니 평천2교 이다.
이제 다시 휴양림까지 차도를 따라 걷는데 휴양림에 도착할 때까지 지나가는 차가 한대도 없다.
휴양림에 거의 다 온 지점 계곡에 ‘용소’ 라는 큰 못과 폭포가 있으며 이곳에서도 등산로가 연결된다.
평천2교 확인
전봇대 뒤 잎갈나무 능선으로 내려와서 다리 확인후 돌아서서 찍은 사진
용소
용소에서 본 가리산
용소 아래부분
용소 위를 건너는 다리. 이곳으로 가리산을 오를수 있다.
가리산 휴양림
휴양림 주차장
휴양림에 도착해 화장실에서 땀을 씻어내고 오늘 산행을 마감한다.
에버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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