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태산 둘러보기 5 산행 스케치 ] 매화동 계곡, 서북능선
산행일자 : 2009, 5, 24 (일)
산행구간 : 용포-매화동계곡-북서능선-깃대봉-서북능선-물소리펜션 (도상거리 약 15km)
산행인원 : 비룡, 죽비, 돌양지, 봄비, 동촌, 에버그린 (6명)
날 씨 : 오전 흐림, 오후 맑음
방태산은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과 상남면에 걸쳐 있으며 우리나라 최대의 자연림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숲이 울창하여 웬만한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고 사계절 물이 흐르며 야생화와 산나물의 보고이기도 하다.
또한 정감록에서 언급된 삼둔 사가리를 품고 있을 정도로 오지의 산이라 할 만큼 지금도 교통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방태산의 주봉은 서로 달리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주걱을 닮았다고 해서 주걱봉이라 하는 봉우리와
(지금은 주억봉이라고도 한다) 주억봉 서쪽의 내린천과 가까운 곳의 깃대봉을 주봉이라 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지도조차도 깃대봉을 방태산이라 한 지도와 주억봉을 방태산으로 표기한 지도가 있으며 봉우리 이름도 주걱봉과
주억봉을, 깃대봉과 푯대봉을 사용하는 지도들이 있으니 우리같이 잘 모르는 사람들은 헷갈릴 수 밖에 없다.
삐리리리…
“동촌입니다. 토요일 방태산 들어갑시다.”
“갑시다. 매화동 가야지…”
이렇게 하여 대골 산행후 1년 반 만에 다시 방태산을 찾게 되었다.
토요일 오후에 모여 인제에서 간단히 장을 본 후 현리를 지나 용포교 건너기전 해장국집에서 내일 아침용 해장국을
준비하고 용포교 건너기전 좌측으로 난 길을따라 매화동으로 들어간다. 콘크리트 포장 길이 끝나고 바리게이트가
있으며 비포장 길을 조금 오르면 새로 지은 것으로 보이는 ‘물소리펜션’이 나타난다.
펜션 위로는 더 이상 차가 올라갈 수가 없어 이곳에서 준비하려 했으나 펜션에 있던 사람들이 바리게이트를 잠그면
내일 차량이 나갈 수 없으니 바리게이트 밑에다 주차하라 얘기해 준다.
바리게이트 밑 지점에 공터와 집이 있어 살펴보니 이곳이 송어 양식장이다.
지금은 양식장은 없어져 양식장 형태만 남아있고 양봉을 하고 있다.
살펴보니 마침 사람은 사는 것 같이 보이지 않아 이곳 공터에서 저녁을 지어 먹는다.
돌양지님이 작년 소대산 산행시 얻은 당귀로 담근 술을 꺼내어 놓고 불판에는 삼겹살이 노릇노릇해 지는데 아쉽게도
하늘엔 구름이 잔뜩 끼어 눈부신 별을 보진 못했다.
우측 노란병이 당귀주
어수선한 소리에 눈을 떠 보니 나물산행 온 사람들이 아침을 준비 중 이다.
우리도 일어나 엊저녁 준비해둔 해장국으로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산행에 나선다.
주변을 청소하는 사이에도 나물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가끔 지나간다.
송어양식장을 출발하여 몇 분 뒤엔 어제 저녁 본 물소리 펜션에 도착한다.
펜션 앞에 쌍폭의 형태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시원하게 보인다.
지금은 양봉을 하고 있는 송어 양식장
물소리 펜션
물소리 펜션앞의 폭포
대골의 모습이 거칠고 다듬어 지지 않은 모습이라면 적가리와 연가리의 모습은 조용하고 순하며 매화동의 모습은
골안골의 모습과 비슷한 전형적인 깊은 골짜기의 모습을 하고 있다.
나물꾼들이 많아서 인지 계곡을 거슬러 오르는 길은 생각보다 비교적 뚜렷하나 계곡을 수 차례 건너야 하므로 비가
많이 내린 후의 등산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물소리 펜션을 지나 처음 계곡을 건너는 곳
오르는 길 주변엔 온갖 야생화가 널려 있어 야생화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된다.
사면에 가끔 보이는 사람들은 갖가지 나물 채취에 여념이 없다.
산길은 계곡을 계속 좌,우로 건너갔다 건너오고를 반복하지만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길 찾는데 어려움은 없다.
카메라 밧데리 점검을 미처 하지 못해 많은 사진을 찍을 수 없어 아쉽다.
야생에서 만난 매발톱
감자난초
도깨비 부채
광대수염
연령초
수많은 폭포와 소를 이루고 있는 매화동 계곡을 거슬러 오르는 길이는 도상으로 대략 5.7km 정도이니 꽤 긴 편이다.
폭포와 소를 이루며 흐르는 물과 주변에 화원을 이루는 야생화에 넋 놓으며 오르다 보면 길은 어느새 합수점에 도달
하고 우측계곡 방향으로 이어진다.
09:00
우측계곡의 물길은 작게 보이고 좌측계곡이 주계곡인 듯 크게 보이므로 좌측계곡으로 오른다.
합수점에서 우측계곡 방향으로 오르기 시작하며 곧 우측계곡을 건너 좌측계곡 방향으로 향하는 길이 보이지만
길의 형태는 우측계곡 방향으로 계속 이어지는 길이 더 뚜렷하다.
계곡의 모습들
이후 등로는 계속 이어지다가 점점 희미해지더니 산짐승들의 길과 혼란스럽게 얽혀지고,멧돼지들의 흔적만 자주
보인다. 아직 풀잎에 물기가 많이 남아 있어 바지와 신발은 물에 젖어 먼지와 함께 떡이 되어 볼 만하다.
주위엔 온통 미나리 냉이와 박새들을 일부러 심어 놓은 듯 하며 좀처럼 보이지 않던 곰취가 눈에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멧돼지 흔적을 따르다 계곡방향에 이르자 비로서 희미한 길이 보인다.
따라서 등로가 희미해 지더라도 계속 계곡을 따라 오르면 족적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희미한 족적을 따라 바지 하단이 모두 물에 빠진 듯 축축한 모습으로 북서 능선에 올라선다.
이 북서 능선은
다음 봉우리까지 올랐다가 빗속의 깃대봉 조망이 없으니 골안골 북능선으로 변경하자 하여 급변경한 기억이 있다.
오늘 오른 지점이 당시 발걸음을 돌린 지점과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오늘은 비가 오진 않지만 구름에 덮혀있어 시야는 역시 제로다.
능선에 올랐으니 이제 곧 깃대봉 옆 봉우리에 오를 수 있다. 이 봉우리를 예전엔 푯대봉이라고 표기한 지도가 있어서
푯대봉과 깃대봉이 나란히 표기되어 있었는데 요즘은 푯대봉이란 봉우리 이름은 점차 없어지고 1435.6봉을 깃대봉이라
표기한 지도가 많이 쓰인다.
10:40
깃대봉 옆 봉우리에 올라서자 바람이 거세게 불어 오래 서 있을 수가 없다.
날씨만 좋다면 멀리는 설악의 모습과 가까이는 바로 코앞의 배달은석까지 주변경관에 감탄사를 남발하겠지만
한 발짝 내려와 바람을 피해 잠시 일행을 기다려 깃대봉으로 향한다.
10:50
몇 분 뒤 깃대봉에 올라선다. 송어 양식장을 출발한지 4시간30여분이 지난 시간이다.
물론 중간에 야생화와 나물구경으로 많은 시간이 지체되었다.
웬만한 작은 산에도 어울리지 않게 큰 정상석들이 ㅇㅇ산악회의 이름을 빌어 서 있거늘, 일등 삼각점이 설치된
이 멋진 봉우리에 색 바랜 초라한 판때기에 ‘깃대봉’ 이라 써있고 그나마 판때기 일부는 잘려져 나간 모습으로
삼각점에 기대어 서 있다.
깃대봉 옆 봉우리(푯대봉). 이곳에서 깃대봉은 우측으로 몇 분 가야 한다.
깃대봉 정상
깃대봉 삼각점
봄비님 배낭은 수퍼마켓이었다. 휴식할 때면 어김없이 다른 종류의 간식거리가 쏟아진다.
원래는 북서능선으로 하산계획을 했었으나 주위의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서북능선으로 변경한다.
덕분에 돌양지님은 불편한 자세로 30여분간 GPS 입력에 애쓰시고 다른 대원들은 신나는 휴식시간을 갖는다.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은 능선이 없다. 살짝 구름이 걷힐 때 얼른 능선 방향을 살피니 약간 우측으로 가서
내려서면 서북방향의 능선으로 내려설 수 있을 것 같다.
실제 등로도 지나 온 길을 조금 되돌아 가다 보면 좌측으로 갈라지는 등로를 볼 수 있으며 이 길을 따르면
서북능선으로 이어진다.
길의 흔적은 있으나 많이 다닌 길은 아니며 조용하고 원시적인 느낌이 강한 숲길이다.
능선상에 다행히 큰 잡목들이 없고 풀숲이니 등로가 없어도 진행하기가 수월하다.
마치 밀림에 들어와 있는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의 멋진 숲길 이다.
1251봉(50000지도;1256봉)에서 좌측능선으로, 1192봉을 지나 펑퍼짐한 열십자 능선에서 직진,
1164봉을 지나 점심 식사할 곳을 찾지만 장소가 여의치 않다. 주위가 모두 무릎까지 오는 풀숲이고
게다가 조금 괜찮아 보이는 곳은 멧돼지가 온통 파헤쳐 놓았다.
할 수 없이 적당히 자리를 마련해 반찬이 푸짐한 점심 식사를 즐긴다.
12:50 푸짐한 점심식사 (문어가 보이나요?)
15:00
일부 지도에 1118.8봉으로 표기된 봉우리에 삼각점은 없고 벌목만 조금 되어 있는데 이곳에 와서야
모처럼 시야가 터진 봉우리를 처음 올랐다. 날씨도 맑아 멀리 깃대봉이 펑퍼짐한 모습으로 보인다.
이곳에서 무심코 직진형태의 좌측방향으로 내려가면 953봉을 지나 상남면 구만동 방향으로 내려가게 되니
조심해야 한다.
1118.8봉에서의 조망 . 멀리 깃대봉이 보인다.
우리가 갈 방향은 1118.8봉에서 우측의 잡목을 뚫고 능선을 찾아 북서 방향으로 가야 한다.
971봉을 지나고 836봉을 지나 조금 내려오면 고도 800정도에서 우측으로 펑퍼짐하게 능선이 이어지는데
이 능선을 따라 내려오면 아침에 보았던 물소리 펜션이 보이며 이 펜션이 가까와지면 오래된 교통호가 앞에
나타나는데 좌측의 계곡으로 내려서면 펜션앞 계곡으로 내려서고 교통호를 따라 우측으로 돌아가면 아침에
올랐던 등로와 만나게 되며 이 등로를 따라 펜션으로 내려오면 된다.
17:00
펜션 주인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며 커피도 얻어 마시고 명함도 받아 온다.
주차된 곳에서 오늘 흘린 땀을 씻어내고 홍천 가리산 입구의 가리산 막국수집에서 오늘 수확한 더덕을 넣은
더덕주와 맛있는 막국수로 오늘의 환상적인 방태산 산행을 마감한다.
함께한 모든 분들 고마웠습니다.
일부 사진은 돌양지님 사진을 사용했습니다.
에버그린
*물소리 펜션
강원도 인제군 상남면 하남리 22번지
010-8836-5058, 010-2033-5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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