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그린 산행스케치

제주 올레

[ 제주 올레 2 코스 ] 광치기해변 ~ 온평포구

에 버 그 린 2009. 11. 27. 19:23

[ 제주 올레 2 코스 ] 광치기해변 ~ 온평포구

 

일   시 : 2009, 11, 17

구   간 : 광치기해변-식산봉-대수산봉-혼인지-온평포구

거   리 : 약 17.2 km 

 

 

첫구간을 마친 광치기해변에서 바로 2구간이 시작된다.

올레길은 모두 포구나 해안에서 마치게 되고 또 이어서 시작된다.

 

2구간은 해변의 모래길을 따라가다 성산 하수처리장을 보고 도로 방향으로 나가도 되고

아예 광치기해변에서 도로를 건넌후 좌측방향으로 진행하여 성산 하수처리장 방향으로 내려 가다가

하수처리장 조금 못미친 지점에서 우측방향의 비포장 도로로 진입하는 것이 길찾기가 더 쉬울것 같다.

 

 3시 10분 ,     1코스 종점이자  2코스 시작점

 

 뒤돌아 보면 우측에 하수처리장이 보인다.

 

좌측에 호수를 끼고 비포장도로를  따르면 성산 갑문 방향으로 향하므로

다시 1구간 방향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느낌이다.

계속 호수를 끼고 걷다 보면 뚝길로 이어지며 뚝길 너머 작은 봉우리가 보이는데

그 봉우리가 식산봉 이다.

 

제주의 견공들은 사람 구경을 많이 못해서 인지 사람만 보면 꼬리치며 달려드는데

강아지 한마리가 한참을 꼬리치며 따라 오다 되돌아 간다.

 

 뚝길로 이어지고

 

 뚝길 너머로 식산봉이 보인다

 

 

 전망데크에 오르면 성산 일출봉이 손에 잡힐듯 다가오고

 

 제주 특유의 암반을 흐르는 계곡물을 징검다리로 건너

 

 식산봉으로 향한다

 

 

 

 양식장을 지나고 안내광장에서 좌측으로 조금 더 가면 식산봉에 이른다.

 식산봉은 오른 길로 다시 내려와야 하므로 배낭을 벗어두고 왕복하기로 한다.

 

 비록 작은 봉우리지만 마치 깊은 산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이 들 만큼

 숲이 우거지고 나무도 제법 큼직큼직 하다.

 황근 자생지로 이름이 있다고 하지만 시기적으로 맞지 않았는지 꽃을 확인할 수 없어

 황근을 직접 확인할 수는 없었다.

 

정상은 키 높은 소나무로 둘러싸여 있어 시야를 막고 있었지만

소나무 사이로 우도와 일츨봉 섭지코지 등을 살펴 볼 수는 있었다.

 

 키 큰 나무들이 이어지는 숲길로 올라서서

 

 4시 25분,   정상에서 나무 사이로 보이는 우도

 

 황근 자생지 안내문

 

오른 길로 다시 내려와 가던 길을 다시 걸으면

길 옆에 못 보던 채소밭이 있어 물어 보니 '브루컬리'라 한다. 아하~ 저게 바로 ...

 

 브루컬리

 

길은 다시 하수처리장 방향으로 이어지는데 결국은 호수를 한 바퀴 돈 형국이 된다.

하수처리장으로 이어지는 길은 제주 특유의 현무암으로 이루어져 나름대로 멋지기도 하지만

아기자기하게 이어져 있어 지루함을 덜어 준다.

 

 하수처리장으로 이어지는 아기자기한 호숫가 옆길

 

  5시 15분 ,  하수처리장 체육시설

 

  아스팔트 길을 따라 동네로 들어서며 쌀을 사야 하므로 행인에게 마트 위치를 물어

  마트에서 가스와 쌀을 구입하고 마트에서 숙박할 곳을 소개 받아 오늘은 그 곳에서 잠을 청하기로 한다.

  빨래와 샤워 문제 때문에 비박과 민박을 번갈아 하기로 했지만 결과적으로 민박을 하루 더 하게 되었었다.

 

  저녁을 마치고 어제와 오늘 입은 옷을 세탁하여 널어놓고 TV를 보며 휴식을 취하는 중 따뜻한 방바닥에

  피곤한 등판이 닿자 저절로 스르르 깊은 잠에 빠져 든다.

  아침도 역시 저녁에 먹다 남은 밥에 국을 끓여 마친후 다시 길을 나선다.

 

  7시 45분,  하루 묵은 민박집

 

  민박집을 떠나 아스팔트 길을 따르면 홍마트 사거리를 지나 잠시후 좌측 골목길로 접어들며

  감귤 한봉지에 커피를 합쳐 1,000원에 판매하는 무인 쉼터를 지나게 되는데 마침 아저씨가 나오시다

  우릴 보곤 감귤을 몇 개씩 쥐어 주신다.

 

 

 

  이번 올레길을 걸으며 내내 느낀점은 지나는 곳마다 마을 분들의 인심이 우리나라 60년대 말 수준으로 후하다라는 것이다.

  감귤을 파는 곳에도 어김없이 시식용이 따로 준비되어 있어 굳이 사지 않아도 감귤은 얼마든지 먹을수 있겠다.

  나중에 사진을 올리겠지만 어떤 구간에서는 아예 감귤 몇 박스를 내놓고 뒷사람을 생각해서 1인당 2개씩만 가져가라고

  써 놓은 곳도 있었다. 당연히 무료다.

 

  이런 분들의 마음에 답하는 길은 귤 껍질이라도 길에 버리지 말아야 되겠다.

  올레길 여기저기 길거리엔 어김없이 귤껍질이 버려져 있어 보기 흉했는데

  이 모두 이 길을 걸은 사람들이 버린것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옆 나무에 덩굴이 있으며 유자처럼 달려있어 자세히 살펴보니 유자는 아닌것이 모양이 이상하여

  확인해 보니 작은 호박이었는데 이곳 주민들은 이호박을 관리를 안하는지 올레길을 걸으며 많은 곳에서

  이 호박들이 그냥 방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우리가 보기엔 호박인데 정확히 뭔지는 잘 모르겠다.

 

  어느덧 대수산봉 입구에 도착한다.   고성리 일대에는 두개의 오름이 있어 물이 양쪽으로 흐르는데

  물을 기점으로 큰오름을 큰물뫼, 작은오름을 작은물뫼라고 부른다 한다.

  대수산봉은 큰물뫼를 한자어로 표기한 것이다. 대수산봉 정상에 오르면 1코스의 풍경이 눈 앞에 좍 펼쳐진다.

  실제로 몇 코스를 걸으면서도 시야는 성산 일출봉을 벗어나기가 힘들었었다.

 

 대수산봉 입구

 

 

 등로를 보니 오르는 곳과 내려가는 곳이 만나는 지점이 있어 낄낄거리며 배낭을 바닥에 팽개치고

 몸으로 오르니 거저 먹는 기분이다.

 

 비무장으로 거저 먹으며 올라가면

 

  8시 50분, 이런 삼각점이 중앙에 떡 하니 자리잡고 있고

 

  우도와 성산 일출봉이 동시에 잡히고

 

 좌측의 봉우리가 1코스의 말미오름과 알오름이다.

 

  섭지코지를 한번 땡겨보고

 

  오르 내림이 합쳐진 지점에서 다시 배낭을 들쳐메고 길을 걸으면

  감귤밭을 지나 억새에 둘러싸인 대수산봉을 바라볼 수 있다.

  표지 리본과 화살표를 따라 터벅거리면 어느새 혼인지 입구에 들어 선다.

 

 내려와서 본 대수산봉

 

 혼인지 입구

 

 혼인지란 제주의 엣신화 중 하나인 '삼성신화'에 나오는 얘기로

 고,양,부 삼신인이 벽랑국에서 온 세 공주와 혼인하였다는 곳인데

 삼신인이 세공주와 결혼후 잠시 살았었다는 바위 동굴이 아직도 남아있다.

 

 벽랑국 삼공주 추원비가 있고

 

 보기 좋은 혼인지

 

 

 

 동백꽃이 탐스럽고

 

  10시 30분, 삼신인이 살았다는 세갈래 신방굴

 

 굴은 좌측에 하나,중앙에 하나,우측에 하나 이렇게 셋이 있는데

 우측동굴이 들어가며 좌로 꺾여 꽤 큰 모양을 이루고 잇다.

 

 호기심 많은 도깨비 형님이 랜턴으로 굴 내부를 확인하고...

 

 혼인지의 화장실이 깨끗하니 자연스레 구름나그네님 이야기가 나온다.

 이정도면 오성 이상급이라고...

 

 

 혼인지를 나와 잠시 걸으면 혼인지 신화에 나오는 삼신인이 세공주와 혼인할때 사용했던

 정안수 샘터를 지나치게 되고 

 

 

 나무 두 그루가 백년이 넘게 살고 있다는 백년해로 나무를 지나며

 

 

   잠시뒤엔 등에 물허벅이라고 불리는 물항아리를 지고 다니는 물허벅 우물체험장을 지나며

 

 

  11시 10분

  마침내 온평포구에 도착하면 올레꾼들을 위한 쉼터가 멋지게 만들어져 있으며  2코스 올레를 마치게 된다.

 

  에버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