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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 산행 스케치

[ 호미기맥 2구간 산행 스케치 ] 치술령,마석산

에 버 그 린 2011. 2. 27. 01:17

 

[ 호미기맥 2구간 산행 스케치 ] 치술령,마석산

 

산행일자 : 2011, 2, 20 (일)

산행구간 : 당산고개~치술령~686봉~사일고개~마석산~순지마을~원고개    

             도상거리 약22.5km.     1/50,000   도엽명 : 언양, 울산, 불국사

산행인원 : 호미기맥팀

날     씨 : 맑음.

 

 

호미기맥 2구간 지도

 

1구간 산행이후 3주만에 2구간을 걷게 되었는데 우리 고유의 명절인 '설'연휴를 보내고

무뎌진 걸음으로 2구간을 맞이하니 다소 걱정도 된다.

부산을 비롯한 남부지방에 폭설이 내려 매스컴에서 난리를 쳤으니 이번 산행에 동계장비는 

필수가 되겠다.

 

서초구청에서 일행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각자 취침모드로 들어간다.

휴게소에서 해장 라면으로 아침식사를 마치고 지난 구간의 종착지인 당산고개에 도착하여

미리 스패치 착용하고 들머리에 들어서니 어느새 날이 밝아 산행하기엔 무리가 없다.

 

당산고개

 

7시

눈 덮힌 산길로 들어서면 많은 눈은 아니지만 발아래 전해지는 눈의 감촉이 좋게 느껴진다.

하기야 올 겨울이 다가도록 눈다운 눈을 구경도 못하고 더우기 눈산행은 제대로 한번

해보지도 못한 터이다.

 

월령이씨 묘를 지나 철탑 너머로 치술령이 높게 보이고 밀양박씨묘와 몇분후 나타나는

부부묘로 보이는 쌍묘를 지나면 힘내라는 준희선배님의 표지판을 보게 된다.

 

 

앞서 가는 광인님 발걸음이 가볍다.

 

힘내라는 준희선배님의 표지판을 지나

 

준희선배님의 표지판을 지나 30여분 걸으면 치술령 2km 남았다는 표지판을 보게 되고

길은 계속 오름길의 연속이 된다. 눈이 제법 쌓여 있지만 다행이 선답자의 발자국이 있어

이를 따르니 좀 수월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찌됐던 눈산행에 소모되는 체력은 일반산행 보다

훨씬 더 많이 드는 것이니 오늘 산행 시간이 좀 길어질 듯 하다.

 

치술령 2km

 

치술령 1.5km

 

눈의 깊이가 점점 더 깊어지고

 

어느 순간 보이던 선답자의 발자국이 사라졌으니 아마 되돌아 내려간 모양이다.

광인님과 도깨비형님,큰산님이 번갈아 러셀을 하며 산길을 내며 앞으로 나아간다.

 

다시 치술령 1.5km남았다는 이정표를 지나면 쌓인 눈의 깊이가 좀 더 깊어지는 것을 느낄수 있다. 

오름길을 40여분 오르면 시야가 트이며 조망터가 나타나는데 이곳이 망부석 이다.

망부석에서의 조망은 뛰어나 영남알프스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니 여태 힘들었던 느낌을

씻어낼 수 있을 정도이다.

 

이곳은 일반 산행을 오는 사람들이 있어서 인지 발자국이 제법 나 있어 치술령 정상까진

러셀의 어려움을 피할수 있게 되었다.

 

망부석에서 본 영남 알프스 전경

 

울주군의 명품 걷기 안내지도

 

눈에 푹 파묻힌 벤치

 

망부석의 전설을 담은 안내판을 뒤로하고 잠시후에는 울주군에서 만든 명품 걷기코스를 알리는

안내 지도가 나오며 나무 벤치도 보이는데 벤치의 앉는 부분까지 눈에 묻혀있다.

벤치를 지나면 바로 치술령 정상에 올라 서게 된다.

 

'국태민안'을 외치며 삼배를 올리고...

 

8시 55분. 치술령

치술령은 다른 산과 다른 형태의 이름을 가졌는데 이는 치술령의 치는 소리개 새를 뜻하며

술은 수리로 소(蘇), 근(近), 술(戌), 취(鷲)와 마찬가지로 높은 산을 의미하는 말이 된다.

그러므로 치술령은 치를 [새]로 보아 [새수리재]가 되며 이는 소리개가 사는 높은 산이라는 뜻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치술령에는 기우단이 있어서 가뭄에는 이 산신에 비를 빌면 영험이 있었다고 한다.

 

또한 치술령 정상석 외에 '신모사지'라는 비석이 서 있는데

이 비석에 대한 이야기는 망부석에 적힌 내용과 같은 내용이며 그 내용을 살펴보면

 

신라시대 충신 박제상(朴提上)의 아내를 배향하던 사당 신모사(神母祠)가 있던 곳으로,

경주시 외동읍 녹동리 치술령(致述嶺) 정상에 있다.

신라 눌지왕 때 박제상이 일본으로 건너가 왜국에 인질로 잡혀간 왕의 동생 미사흔(未斯欣)을 신라로 탈출시키고

왜군에게 잡혀 순절한 뒤 그의 아내가 날마다 치술령에 올라가 왜국 땅을 바라보며 통곡하다가 세상을 떠나자,

신라 사람들이 그녀가 죽은 자리에 신모사(神母祠)를 짓고 해마다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따라서 치술령 정상에 '신모사지(神母祠址)'라고 적힌 비석이 세워져 있는곳에 사당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치술령 정상석과 '신모사지'비석

 

치술령의 삼각점

 

치술령 망부석

 

치술령의 조망. 삼태지맥의 무룡산

 

치술령의 조망. 영남 알프스

 

조망과 간식을 나누어 먹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일반 등로는 길이 잘 나있지만 우리가 갈 기맥길은 우리가 발자국을 내야 한다.

구덩이에 빠지면 허벅지 까지 들어가고 보통이 무릎까지 빠지며 가야 하니

발걸음이 더뎌질 수 밖에 없다.

 

약수터를 알리는 표지판을 지나

 

무릎까지 빠지며 

 

721봉을 알리는 준희 선배님 표지판을 지나 35분 정도 다시 눈길을 헤치면

 

준희선배님이 묵장산이라고 알려 준다.

 

치술령에서 2.5km 내려왔다고 알려주는 표지판을 지나

 

지도에는 695라고 나와 있는 지점인듯 한데

아뭏든 이곳에서 우측으로 꺾이며 무릎가지 빠지는 눈 비탈길을

마치 스키타듯 미끄러져 내려가게 된다.

 

내려오며 만나는 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다 보이는 삼태지맥. 한일자로 죽~ 그은듯이 참 멋지게 보인다.

밑에는 서라벌 골프장이 펼쳐지지만 라운딩하는 팀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전망대에서의 큰산님

 

전망대 케언

 

서라벌 골프장

 

11시 30분

골프장 절개지 사면을 조심스레 내려와서 뒤를 돌아보니 경사가 제법 심하다.

만약 지금 저곳을 역으로 진행한다면 아마 오르는데 입에 담지 못할 욕들이

수없이 튀어 나오겠다. 일행을 기다리다 추워지는것 같아 다시 반대편 산길로 들어선다.

 

지나온 길. 오랫만에 미끄럼을 신나게 탄 길이다.

 

잣나무 숲을 오르고 있는 큰산님과 광인님

 

이건 고라니 발자국, 요건 멧돼지 발자국,...

어라~~~! 이건 뭔 발자국인데 곰 발자국 같네???

큰산님, 광인님과 함께 머리를 굴려 보지만 이 발자국은 끝내 알지 못했다.

 

 

정체 불명의 발자국.

마치 곰발바닥 처럼 보이는데 끝부분은 날카로운 발톱자국까지 나있다.

힘내라는 준희선배님의 표지판을 보고 약 15분 정도 지나면 흥부휴게소가 있는 사일고개에 내려서게 된다.

 

12시 20분

흥부휴게소에 내려서니 경주의 권종훈님이 회와 먹거리를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다.

게다가 오늘도 역시 블랙님이 준비한 먹거리로 오늘 점심도 내 반찬은 꺼내지 않았다.

푸짐한 점심식사를 한시간정도 즐긴후 다시 길을 나선다.

 

잠시후 지나게 될 329봉을 넘으며 산꾼들은 나름대로 두가지 설명을 하고 있는데

도깨비형님의 얘기를 빌리면

1)사일고개에서 북으로  329봉 직전에서 좌틀하여 삼각점 270.8봉을 거쳐 마석산을 찍고

  삼각점 420.4봉을 거쳐 북토리 축사 옆으로 내려서는 산길과

2)329봉을 넘고143봉을 거쳐 토성소류지 우측으로 진행하여 북토리 제내마을로 내려서는 산길. 

 

두곳의 산길이 일제시대때 만들어 100년이 넘었다는 토성소류지의 인위적인 물길로 인하여 

이곳의 지형이 많이 훼손된 탓에 지금은 실질적인 마루금을 설정하는데 설왕설래 한다는 것이다.

 

신산경표의 저자 박성태님은 국립지리원의 근대 25,000 지도까지 확인을 하며 정리한 결과

마석산을 넘는 산길을 공식화해서 많은 산님들이 마석산을 지나는 산길을 굳혀 가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일부 산님들 중엔 이곳의 지형을 추론한 결과 토성소류지완 상관없이 토성소류지방향으로 내려서야 한다라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나같이 아무것도 모르는 산꾼에겐 100년이 넘은 물길이 생기기전 마루금을 찾는다는게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사일고개

 

사일고개를 서낭재라고 하나 보다.

 

지나온 길

 

사일고개에서 40여분 오르면 만나게 되는 329봉 갈림길.

 

이곳에서 마석산으로 가려면 좌측으로 다시 내려가야 하고

329봉을 지나 북토리로 향할수 있는 갈림길이다.

우리는 마석산을 지나 마석산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가지 능선을 찾아보기로 한다.

 

지나온 695봉 스키장(?)이 멋지게 보이고

 

작은 돌탑도 지나는데

 

여태까지와 다르게 이곳에는 바위가 자주 보인다.

일부러 둥그렇게 빙둘러 쌓은것처럼 보이는 곳도 있어 쉬어가기에 좋은 장소인데

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쉬어가기 좋은 장소.

 

바위 너머 보이는 마석산

 

지나온 기맥길

 

삼태지맥

 

송이채취 금지 지역을 지나면

 

20여분 뒤엔 마석산에 오르게 된다.

 

마석산 맷돌바위

 

3시 40분

마석산에는 권종훈님이 반대편에서 올라와 기다리고 있었으며 이곳에서 간식을 먹고

바로 밑에 있는 맷돌바위에 올라 시원한 조망을 즐긴다.맷돌 바위를 지나 잠시 내려오면

420.4봉의 표지판과 삼각점을 보게되고 다시 8~10분 정도후엔 단양우씨 묘를 지나게 되면

갈림길이 나오며 좌측은 박성태님이 설명한 길이며 우측은 권종훈님이 올라온 길이라 한다.

표지기 역시 양쪽 방향으로 붙어 있다. 일행은 5명씩 반으로 나뉘어 내려 간다.

 

내가 속한 일행은 권종훈님이 올랐다는 길로 조금 내려오다 바위 전망대에 올라서서

밑을 살펴보니 몇개의 지능선이 갈라지고 있는데 그중 논이나 밭으로 길게 늘어선 능선을 목표로 잡고

능선을 역으로 올라오며 적당한 지형지물을 찾아보니 가족묘로 보이는 묘지가 보인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지능선들.중간에 보이는 가족묘능선을 따라 제일 길게 늘어선 능선을 따랐.

 

우선 그 가족묘지를 목표로 가려면 서있는 바위 전망대 좌측으로 내려서야 하는데

좌측으로는 직접 내려설수 없어 우측으로 조금 내려가다 보면 다시 좌측으로 희미한 족적을 찾을 있다.

방향을 잡고 희미한 능선길을 내려가다 보니 준희선배님 표지기가 보인다.

맞는지 틀리는지 정확히는 알지 못하지만 방향은 잘 보고 내려온듯 하다.

좌측 능선에서도 일행들의 소리가 들린다.

 

이곳이 가족묘로 이어질까 생각하며 가다보니 드디어 가족묘로 내려섰다.

가족묘를 지나 밭을 지나면 대나무 숲길을 지나 도로에 내려서지만

도로 앞에는 개천이 흐르고 있다. 이 개천이 100년도 더 되었다는 인위적으로 만들었다는 그 개천이다.

좌측 능선으로 내려온 일행들 이야기도 대나무 숲길이 맞는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다.

 

 

가족묘에서 뒤돌아 본 능선 약간 S자 형태로 내려온다.

 

뒤돌아 본 마석산

 

소류지 전경

 

4시50분

도로에 내려선후 일행잉 도착할때까지 소류지를 돌아보고

권종훈님의 안내로 논 밭으로 바뀐 기맥길을 지나 공동묘지 앞까지 이동하였다.

 

공동묘지 입구. 기맥길은 저 위의 능선으로 이어진다.

 

삼태지맥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멀리 치술령이 보이기도 한다.

 

5시 30분

기맥길은 공동묘지를 지나 완만한 능선길로 이어져 걷기에 편하다.

삼태지맥의 조망을 잘 살필수 있으며 지나온 치술령의 조망을 잠깐 볼 수 있었다.

랜턴을 켜지 않으려 빠른 걸음으로 걸어 원고개에 내려선다.

 

걷기 좋은 능선길

 

원고개

 

6시 15분

원고개에 내려서 간단히 장비정리를 하고 전에 갔던 목욕탕에서 땀을 씻어낸후

권종훈님 안내로 구로쌈밥집에서 맛있는 식사로 뒤풀이를 대신하고 예정보다 길어진

오늘의 산행을 마치며 늦은 귀가길에 오른다.

 

몇 번이나 마중 나오고 별미의 먹거리 제공과 산행 안내까지 해주신 권종훈님께

다시 한번 고마움을 느끼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에버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