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그린 산행스케치

수도권 산행 스케치

[ 청계산-귀목봉 산행 스케치 ]

에 버 그 린 2007. 10. 27. 10:18

 

[ 청계산-귀목봉 산행 스케치 ]

  

산행일자 : 2006, 9, 16 (토)

산행구간 : 상판리 거접이-시루봉-청계산-귀목봉-장재울계곡

산행인원 : 죽비,해미,동촌,에버그린

날      씨 : 맑음,구름

 

 

모처럼 토요일에 지리 한 자락을 돌기로 하고 준비하던 중 전화 벨소리가 울린다.

지금 현재 지리산에 비가 오고 있으며 태풍이 올라 올거라 한다.

대피소에 전화를 해보니 비가 많이 오고 있으며 내일은 입산 금지가 예상된다 한다.

 

전화를 끊자마자 또 다른 분의 전화가 온다.

결국은 산행지를 청계산과 귀목봉으로 정하고 시간이 되면 연인산까지 잇기로 하지만

산행 시작시간이 늦어질 것이므로 연인산까지 기대하진 않는다.

 

08:45

상판리 거접이 입구에 차를 세우고 조종천을 건너 길매재로 연결되는 계곡 옆의 능선을 향하는데

장뇌삼 지역임을 알리며 펜스를 설치하여 길매재로 향하는 계곡입구 전체를 막아 놓았다.

펜스를 따라 우측으로 약간 이동하여 펜스 끝나는 지점 옆으로 사면을 오르기로 한다.

 

     

   주차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들머리 맞은편 .들머리는 여기서 조종천을 건너야 한다.

 

 

조종천을 건넌후 밭을 지나며  바라본 명지산

 

 

가파른 사면을 잠시 오르자 무덤이 나오고 희미한 등로를 따르며 능선으로 오른다.

능선상에 오르자 점점 잡목이 심해지더니 급기야 길은 보이지 않고 마치 양팔로 수영을 하듯

잡목을 헤쳐 나갈 수 밖에 없다.

 

당연히 잡목에 가려 시야는 제로이며 숲을 헤칠 때 날리는 먼지 때문에 목이 칼칼해지며

재채기와 기침이 계속 나온다.

청계산으로 오르는 능선이 이렇게 인적이 없다는 것이 한편으론 신기하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런 곳으로 안내하는 일행들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능선상으로 진행하기가 힘들어 우측사면으로 내려서자 잡목도 없고 동물들이 다닌 흔적이

사면 따라 이어져 있어 그 흔적을 따르니 능선으로 이동하는 것 보다 훨씬 수월하다.

 

밑에서 능선위를 쳐다보면 능선에 길이 뻥 뚫려 있을 것 같아 혹시 하고 능선으로 오르면

역시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잡목에 갇히고 만다.

다시 사면으로 내려서고를 몇 번을 반복하다 경사가 급해지는 오름길을 오르다 보니

바로 눈앞에 암벽이 나타난다.

 

    시루봉을 오르며 만나는 암벽

 

   암벽 우측으로 기어 오르고 다시 사면으로 내려가 동물의 흔적을 따르니 비로소 시루봉에 오르게 된다.

   산을 오르다 보면 시루봉이란 이름을 자주 대하는데 대부분의 시루봉은 암봉형태로 이루어져

   경관이 좋은 것이 일반적이고 또 그래서 이 능선으로 금을 그었지만 이 시루봉은 잡목에 가려

   주위도 볼 수 없는 육산 봉우리에 불과할 뿐이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청계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숲을 헤치며 찾지만

   급하게 내리 꽂히는 사면만 나타날 뿐 청계산 방향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찾을 수 없다.

   나침반으로 방향을 맞추고 경사가 덜한 곳으로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기자 잡목사이로

   우측 방향 약 10m정도 거리에 능선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 보인다.

 

   사면으로 옮겨 그 능선에 붙어 역시 양팔로 잡목을 헤치며 진행하는데

   이제부터는 우측사면으로 내려 설수도 없다.

   능선 좌,우측이 경사도 심하고 암릉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특히 좌측은 절벽형태를 이루고 있어

   잡목에 가려 발 밑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실족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구간이다.

 

   먼지를 원 없이 마시며 진행하다 처음으로 시야가 확 트이는 조그만 바위지대가 나오는데

   발 밑은 끝이 내려다 보이지 않는 벼랑이다.

   길매봉과 그 너머로 운악산이 멋지게 보이고 축령,서리산을 이어 주금산,철마산,천마산도

   희미한 모습으로 시야에 들어온다.

  

    전망바위에서 본 운악산

 

 

    전망바위에서 본 명지산

 

 

    전망바위에서 본 귀목봉

 

 

   다시 숲을 헤치며 진행하던 동촌님이 멈추어 서며 뭐가 있다고 하는데 놀랍게도 청계산 정상석이다.

   한북정맥 능선상에 도착하려면 조금 더 가야 하며 저 앞으로 정맥의 능선이 보이는 이 곳에

   예상치 못한 정상석의 출현에 모두의 두 눈이 휘둥그래지며 가짜 청계산이라 명명한다.

 

 

    가짜 청계산 정상석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청계산을 향하여 또 양팔을 휘두르며 앞으로 진행하니

   갑자기 눈앞이 훤해지며 금줄이 눈앞에 나타난다.

   한북정맥의 청계산에서 길매재로 내려서기 바로 전의 돌탑이 있는 봉우리에 쳐있는 바로 그 금줄이다.

   동촌님이 웃으며 오늘도 결국 금줄구간을 가고야 말았다고 한다.

 

 

    길매봉과 운악산

 

 

    길매재와 연결된 출입금지 구역인 계곡

 

 

    명지산

 

    시루봉과 연인산

 

   멋진 조망을 즐기고 청계산으로 걸음을 옮기니 계단을 만드는 자재같이 보이는

   큼직한 자재뭉치를 헬기로 공수해 놓은 것인지 흉물스럽게 보인다.

   여태까지의 오름길과는 다르게 거추장스러움이 없는 등로를 따르니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지며

   수많은 표지기들이 정맥산행의 유행을 알려주듯 약한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멀리 보이는 국망봉

 

   귀목봉과 명지산

 

    연인산

 

 

    청계산 정상의 깃발

 

   적당한 바위에서 점심 식사를 마치고 커피와 사과 반쪽까지 먹고 긴 휴식의 호사까지 누린후

   발걸음을 떼니 얼마 지나지 않아 귀목삼거리에 도착한다.

   멀리 국망봉으로 연결되는 한북줄기를 아쉬운 듯 바라보곤 이내 귀목봉으로 향한다.

 

   30여분 땀 흘리며 귀목봉 코밑의 계단을 오르니 바로 귀목봉에 올라선다.

   건너편의 연인산을 바라보고 있자니 내려가고 싶은 생각이 없는데

   이상한 날벌레들이 떼거지로 달려들며 어서 내려 가라 한다.

 

    귀목 삼거리

 

 

     귀목봉

 

 

    귀목봉 오르기전의 계단

 

 

   화악산

 

 

    귀목봉의 죽비님과 동촌님

 

 

     장재울 계곡

 

 

    청계산에서 귀목봉에 이르는 능선

 

   귀목고개로 내려서기 보다 앞에 내려다 보이는 깊게 패인 계곡을 답사하자는 죽비님의 의견에 따라

   올라왔던 길을 다시 내려가 계곡의 시작점으로 보이는 곳으로 내려 선다.

   잘게 부숴진 잡석으로 미끄럽던 내림길은 돌의 크기가 점점 커지며 너덜형태로 바뀌어

   사정없이 내리 꽂힌다.

 

   한동안 너덜을 내려오다 보니 좌측에서 계곡이 하나 합쳐지며 물이 쫄쫄 흐른다.

   수통에 물을 받고 빵을 하나씩 먹으며 잠시 쉬어간다.

   계속해서 너덜은 이어지고 이끼까지 끼어있어 잘못 디디면 미끄러워 조심스럽기까지 하다.

 

   한동안 계곡을 따르다 희미한 등로가 보이고 이 등로는 계곡을 벗어나

   우측 사면을 몇 차례 돌아 나가다 우측에 계곡이 다시 하나 보이며

   등로는 좌,우에 계곡을 끼고 이어지다 계곡 합수점으로 내려서게 된다.

 

 

     장재울계곡으로 내려서는 잡석길

 

    합수지점의 작은 폭포

 

   계곡이 합쳐지며 수량이 많아지고 제법 계곡의 형태가 만들어지며

   바로 아래에 작은 폭포와 제법 넓은 소를 이루고 있는 곳에서 땀을 씻어내고 잠시 쉬어간다.

   이후 등로는 바로 임도와 이어지며 계곡의 형태는 더욱 커져 제법 규모를 갖춘 계곡으로 발전하여

   여름에는 피서객들이 북적댈 것으로 보인다.

 

  

   호젓한 임도

 

 

    장재울 계곡

 

    하산후 바라본 명지산

 

   지루하다고 느낄 만큼 임도를 걸어 내려오면 상판리 아스팔트길을 만나며

   오늘의 오지 아닌 오지산행을 마감한다.

 

   뒤풀이로 아구찜을 맛있게 먹지만 모두가 술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라

   소주는 한 병도 시키지 않는 진풍경을 연출하게 되며

   숙제를 하려다 오히려 숙제 하나를 더 만들어 놓게 되었다.

 

 

   에버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