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그린 산행스케치

추억의 백두대간 1

[ 추억의 백두대간 11 ] 대관령,고루포기산,화란봉,삽당령

에 버 그 린 2007. 10. 27. 14:02

 

[눈대신 먼지 날리는 9차 대간길]

 

산행일시 : 2004 , 1, 11 ()

산행인원 : 추백팀 18

산행구간 : 대관령-삽당령(도상거리 : 25.5km . 소요시간 :11시간)

 

 

오늘 구간의 거리가 만만치 않아 55 l 배낭에서 40 l 배낭으로 바꾼다.

주섬주섬 물건들을 챙기며 간식거리도 적당히 넣어둔다.

 

양재역에 도착했으나 회원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버스는 이미 도착되어 있다.

버스에 올라 잠깐 기다리니 한 무리의 회원들이 추워서 지하철역 입구에 있다가

포장마차에서 한잔씩들 하고 오는 중 이란다.

사정이 생겨 참석치 못한다는 연락을 해온 회원을 제외하곤 모두 도착되어

18명이 출발한다.

 

지난 구간의 선자령이나 이번 구간의 고루포기산은 많은 산악회에서도

겨울철에 눈산행으로 많이 찾는 곳이지만 올해는 어찌된 일인지

눈은 커녕 먼지만 날리는 산행길이 되고 만다.

 

더우기 이번 구간은 홀대모의 허허자 형님이 북진 하신다니 화란봉쯤에서

조우를 기대하게 된다.

대관령에 도착되어 산행 시작 시간인 5시 30까지 잠을 자 둔다.

한시간 가량 일찍 한 무리의 산님들이 출발했다는 기사님의 얘기를 듣고

출발한다.

 

대관령에 올라서자 강릉시의 불빛이 현란하게 보이고 우측의 발왕산 아래로

용평 스키장의 불빛이 환하게 비치고 있다.

오늘 산행은 큰 봉우리 3개만 지나면 그 다음은 무리 없다고 생각하며 첫번째

봉우리인 능경봉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40분 만에 능경봉에 올라 새벽 조망을 즐긴다.

갈길이 멀으니 컨디션 조절 삼아 천천히 진행한다.

고루포기산을 향해 가는 길에 여명이 시작되고 곧 이어 멀리 동해의 구름위로

해가 솟아 오른다. 이렇게 오늘도 아침 해는 어김없이 떠 오르고 불현듯

내일 아침에 있을 회의가 머리를 스친다. 이런 저런것 잊으려고 산을 다니는데...

 

일기예보에 춥다는 소릴 듣고 잔뜩 겁 먹었었는데 의외로 바람도 없고

그렇게 춥지도 않다. 하지만 기온 자체는 낮아 얼굴은 춥게 느껴진다.

월류님이 싼 가격에 공급해온 빨간모자를 10명이 나누어 가졌다.

멀리서 보니 빨간 모자의 행렬이 보기 좋고 쉽게 구분이 되었다.

 

8 05 .

고루포기 정상이다. 좁은 공터에 우리 보다 한 시간 일찍 출발 했다는 산님들이

아침상을 펼치고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하며 지나가려 해도 먹는것에 바쁜지

길을 열어 주지 않는다. 산행 대장쯤 되어 보이는 분이 비켜주라고 하자 그때서야

엉덩이를 조금씩 자리 이동한다. 더우기 주위에는 라면 봉지와 휴지 스프 봉지들이 너절하다.

결국 참지 못하고 " 쓰레기는 모두 주워 가시는 거죠?" 했더니 그런다고 하신다.

 

조금 더 진행하여 우리 팀 선두도 아침상을 펼치고 있다.

오늘의 메뉴도 역시 다양해 세석님의 돼지고기를 넣은 김치찌개로 맛나게 먹었는데

다른 곳은 생태찌개도 있었다고 한다. 아쉽다 그걸 모르고 못 먹다니...

 

왕산 제1쉼터 부근에서 반가운 구름 나그네님의 표지기도 보고 대구 산사의 표지기도 본다.

그 외 많이 눈이 익은 필명들의 표지기도 보였고 상구구신이라는 표지기도 보였다.

산오름님의 표지기도 있고 동촌님의 표지기도 있는데 동촌님의 표지기는 진행방향이

남진 방향으로 달려있었다.

 

흙먼지를 일으키며 내려가며 목장길 옆을 걷게 되고 동글동글한 염소 배설물도 보게 된다.

목장 주변을 돌아 내려가며 산악회 산님들은 우측으로 내려가며 산행이 종료된다 한다.

내림길을 계속하여 닭목재에 도착하니 영감님 한 분이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지

적어 놓고 가라 하신다. 맨 후미에 계셨던 분들 적어 놓고 오셨는지 그건 모르겠다.

 

화란봉을 향한다. 후미를 한참 기다리다 다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이 봉우리 쯤이면 허허자형님을 만나지 않을까 생각하며 오르는데

어느 산님이 머리를 질끈 동여매고 내려 오시는데 폼이 수상하다

자세히 보니 허허자 형님이 아닌가?

 

반갑게 인사하고 얘기 나누는 사이 도깨비형님이 도착되고 닭목에서 땡땡이 치잔다.

허허자 형님이 차가 대관령에 있다고 않된다고 하시고 짧은 만남을 아쉬워하며

헤어진다. 몇 차례의 전국 모임이 이렇게 반가운 만남을 만들어 놓은 결과라 생각된다.

 

11 40 . 화란봉에 올라선다.

이제 오늘의 큰 봉우리는 다 오른 셈이다. 그만 그만한 봉들이 많이 남아 있지만

큰 어려움은 없다고 생각된다.

 

화란봉을 내려서고 다음 봉을 오르는 중간에서 점심 식사를 한다.

미역국에 카레를 섞어 먹어본 사람 있을까?

한마디로 맛은 죽여 줬다. 산에서 뭘 먹은들 맛이 없겠는가 만은.

추백팀에서 식사를 하다가 다른 산행의 식사를 하려면 맛이 있을지 걱정된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18명의 대원이 일렬로 늘어서 선두와 후미 간격없이 내 달리는데

호젓한 산길로 늘어선 그 모습이 멋지게 보인다.

 

2 15.

석두봉이다. 이상한 것은 가야 할 길에 더 높은 봉우리가 있는데 이곳에 석두봉이라는

표지목이 있고 이곳에서 빨간 모자와 검은 모자가 나뉘어 기념 사진도 한방 찍는다.

이제 빠르면 1시간 30분 늦으면 2시간 정도면 삽당령에 도착된다.

간식을 조금 먹고 출발한다.

 

석두봉 보다 더 높은 봉우리 2개를 지나고 방화선 길이 이어지는데

여기는 완전히 두릅 밭이다. 방화선을 이어 죽 이어진 두릅밭은 마치 인위적으로

심어 놓은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많다.

작은 봉우리에 올라 지나온 길을 살피니 멀리 발왕산의 용평 스키장이 보이고

그 너머로 소황병산이 아스라히 가물 거리며 보인다.

소슬님이 너무 많이 왔다고 그만 가자며 엄살 핀다. 태극종주도 한사람이 엄살은?

 

이어지는 발자국에 흙먼지가 펄펄 나른다. 마치 여름철의 먼지 날리는 것 같다.

드디어 임도에 내려 선다. 다온것 같지만 조그만 봉우리 2-3개를 더 넘어야 한다.

산죽밭이 이어지며 마지막까지 진을 뺀다.

 

4 30 드디어 삽당령이다.

선두는 30여분 더 일찍 내려와 있다. 노친네들이 힘도 좋아....ㅎㅎㅎ

오늘의 뒤풀이는 횡계의 황태회관에서 한다.

 

너무 큰 집이지만 손님은 발 디딜 틈이 없었고 당연히 종업원의 서비스는 부재중이다.

운산님은 태국 시켰는데 두부국이 나왔다고 우스개 소리를 한다.

소문 있는 집이니 그냥 한번 와 본것으로 족하단 생각이 드는 곳이다.

10회차는 구정 연휴로 다음 달에 이어 가기로 하고 오늘 산행을 마감한다.

 

에버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