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그린 산행스케치

추억의 백두대간 1

[ 추억의 백두대간 12 ] 삽당령,석병산,자병산,백봉령

에 버 그 린 2007. 10. 27. 14:04

 

[추백팀 10차 백두대간 산행 스케치]

 

산행일시 : 2004 , 2 , 8 ()

산행인원 : 추백팀 22

산행구간 : 삽당령-두리봉-석병산-생계령-자병산-백봉령

산행시간 : 9시간

 

구정 연휴로 인하여 산행이 한 차례 연기되어 한달여 만에 대간길을 이어가게 되었다.

오랫만에 만나는 것이 무척이나 반가운 듯 모두들 인사 하기에 바쁘다.

소슬님이 친구분 한명을 대동 하시고 또 수객님이 오랫만에 합류 하셨다.

최근 산행기란에는 수객님 산행기를 가끔 대할 수 있었으며 끊임없이 산행 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반가운 마음 이었는데 오늘 대간길에 참석 하셨다.

 

오늘 구간이 비교적 짧아 넉넉하게 운행 하기로 한다.

언제나 그렇듯 산행 초반에 올려치는 것이 부담이 된다. 아마 몸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고개위의 봉우리로 바로 오르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오늘도 두리봉 까지만 오르면 큰 고도차 없이 백봉령에 내려서게 된다.

 

06;10

아직도 어둑 어둑한 시간이다.

랜턴불을 앞세워 두리봉을 향하여 발걸음을 옮기는데 경사도가 장난이 아니다.

80도는 되어 보이는데 눈이 덮혀 있어 미끄럽지만 속도가 엄청나 혹시 선두가 고개마루님

아니면 한고문님이 아닐까 생각하며 나중에 확인해 보니 역시 두분이 선두에 계셨다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날이 밝는다. 해가 오르는 것을 매번 보지만 오늘은 날이 흐려 뿌연

구름속에 빨갛게 솟아 오른다. 옆에선 열심히 셔터를 누른다.

무명봉에 이르니 묘가 한기 있는데 관리가 안되어 봉분에 나무들이 자라고 있어 묘인지

구분이 잘 않된다. 산에 오르며 가끔 이렇게 발걸음 하기도 어려운 높은 위치에

묘를 사용하는 것을 보게 되는데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겠지만 선뜻 이해는 잘 되지 않는다.

 

두리봉에 도착된다.

표언복 교수님이 만들어 놓은 두리봉이란 비닐 코팅된 표지판이 눈길을 끈다.

잠시 휴식후 출발한다.

기온이 그리 낮진 않지만 능선상에 불어 오는 바람은 아직까지는 매섭게 느껴지는데

가시거리님은 봄바람 이라고 하신다.

 

아침 식사는 석병산 오르기 전 안부에서 간단히 한다.

살살 불어대는 바람에 옷깃을 여미고 따뜻한 찌개들을 데워 아침을 마친다.

오늘은 점심 준비를 잘 해왔다고들 하니 자못 기대가 된다.

점심 준비거리를 남기고 가면 다음부턴 집에서 준비를 안해 주므로 모두 먹고

가야 한다고 걱정 하는 분들도 몇분 계시는데 그 필명은 공개를 안하기로 한다.

 

지금까지 걷던 육산의 능선길과는 달리 제법 바위로 이루어진 봉우리가 가까와 진다.

석병산은 일월봉과 같이 바위로 이루어진 봉우리로 되어 있다.

절벽으로 이루어진 모습이 멋지게 보이는데 장소가 협소하고 칼바람 때문에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바로 내려온다.

석병산 정상 5-6m 밑에는 자연적으로 생성된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굴이 터널식으로

뚤려 있어 그곳을 통과하여 봉우리에 오르게 되어 있었는데 굴을 통과한 후 바로 낭떠러지로

이어지게 되어 있어 위험해서 인지 누군가 막아 놓았다.

 

눈이 그렇게 많이 쌓여 있지는 않지만 미끄러워 몇몇 분이 미끄러지고 눈발은 계속

조금씩 날린다. 아마 산이 아닌 곳은 눈이 오지 않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산행 후 처음 조망은 흐리지만 그런대로 조금은 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뿌연 시야 속에

눈송이들만 보이며 이렇게 계속 눈이 내린다면 산행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겠다 생각된다.

 

잠시 휴식 중 세딸님의 사탕 한 개를 받아 입에 넣으니 홍삼의 향기가 입안에 은은하게

퍼진다.

몇몇 분이 배가 고프다고 하시는데 조금 더 가면 생계령이니 그곳에서 점심 식사를

하기로 한다.

 

생계령에 내려서기 전 눈발은 점점 약해 지고 시야가 조금 트이는데 앞에 나타나는

자병산의 모습이 가관으로 혀를 두르게 한다. 수 년 전에 보았던 것 보다 더 훼손되어

이제는 아예 7-8부 능선쯤이 평평하게 되어 정상인 것처럼 보인다.

 

대간길을 걸으며 너무 잘 먹는다. 다른 분들 산행기 보면 잘 먹지도 않고 또 먹어도

시원치 않게 먹는다고들 하는데 우린 다르다.

먹는 것도 산행 중에 느끼는 또 하나의 재미란다. 덕분에 잘 얻어 먹는다. 너무 잘 먹다가

아오자이님의 자켓에 찌개를 그만 엎지르고 만다. 애고 미안스러라.

장갑을 끼고 밥그릇을 잡다가 그만 미끄러워서.....아오자이님. 다시 한번 미안!

 

생계령에서 조금 진행하면 임도가 나오고 임도따라 조금 진행하니 산님을 4분 만났는데

자병산만 산행하고 돌아 가는길 이라 한다.

임도를 버리고 좌측의 철탑 있는 능선으로 올라선다.

 

막바지라 생각해서 인지 힘이 더 드는것 같다.

둘째 철탑있는 갈림길에서 잠시 휴식하며 감시초소가 있는 전망대에 올라서

채석장이 되어 버린 자병산을 바라보고 돌아온다.

 

가시거리님의 모자 앞창에는 땀과 눈이 합쳐져 흘러 내리다 얼어붙어 고드름 두개가 달려

마치 뿔처럼 보이는데 본인의 말로는 유니콘의 뿔이라고 하신다.

시원하고 높게 솟은 전나무의 숲길을 따라 내려오니 백봉령의 휴게소가 보인다.

 

다른 일행은 좌측으로 내려가고 또 다른 일행은 우측으로 내려와 보지만 결국은

한지점에서 만나게 된다. 다만 러셀이 되어 있지 않은 곳으로 내려 오느라 발만 빠졌다.

스패츠도 하지 않고 잘 왔었는데....

 

15:10

백봉령이다. 예전에는 여름 피서철에 고속도로가 많이 막히면 정선을 거쳐 백봉령을 넘어

동해시까지 이동하는데 자주 이용하던 고개이며 고개 정상 음식점에서 감자 옹심이로 만든

수제비를 먹던 기억도 있는데 맛은 별로였던 것 같다.

 

정선을 거쳐 비행기재를 넘어 가리왕산과 청옥산 자락이 있는 미탄의 송어 양식장에서

송어회와 매운탕으로 뒤풀이를 갖는다.

맛은 그런대로 좋았으나 서비스는 약간 미흡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안개무침님은 휴대폰의 카메라로 동치미 그릇을 찰칵 한 커트 촬영 하신다.

그 사진 올리실 수 있으려나?

산행 뒷이야기가 그치질 않으나 서울로 이동해야 할 시간이 늦어지니

아쉬운 10차 산행이 마무리 되고 있었다.

 

오랜만에 뵙고 또 미끄러운 길 모두 무사히 마친 산행 감사 드립니다.

소슬님 친구분 어렵지 않게 산행 하시는 것 같은데 다음에도 합류 하시길 바랍니다.

다음 구간인 백봉령-댓재 구간에서 여러분 모두 뵙겠습니다.

 

에버그린